2019.12.20 01:39
스타워즈 클래식 3부작 재감상은 연례행사쯤 됩니다. 네, 올해도 어김없이 보았지요. 그리고 넷플에 로그원이 있길래 이번에 다시 보았지요. 처음 봤을 떼도 '어? 이거 생각보다 잘 나왔네!' 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봐도 좋았습니다. 그렇다면 시퀄은? 시퀄은 다시 볼 생각이 들지 않아요. 라스트제다이를 좋게 봤던 터지만 시퀄의 새로운 캐릭터들 중 애정가는 인물은 사실 한 명도 없어요.
클래식 3부작과 로그원을 다시 보면서 새삼 시퀄의 주요 캐릭터들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우선 레이. 참 무매력인 주인공이다 싶습니다. 루크 스카이워커를 원형삼아 이리저리 변형을 가한 캐릭터죠. 황량한 고향별, 출생의 비밀, 흰색 코스튬, 킹왕짱 어마무시 포스 잠재력, 홀홀단신 정도의 공통적인 설정말고 이 인물에게 어떤 개성이 부여되었는지 모르겠다 싶거든요. 여성이 주인공이 되면서 성별 역할 놀이를 조소하는 핀과의 작은 농담들이 1편에 있긴 합니다만 그걸 인물의 개성으로 삼기에는 좀 약했어요. 생활력도 무쟈게 강했긴 했군요. 쏘 왔? 나왔던 지적이지만 아, 너무 만능이네. 출생의 비밀 클리셰를 둘러싼 메타적인 농담과 조소를 옹호하는 쪽이긴 해도 스타워즈 서사에는 어울리지도 않고 잘 녹아들지 못했다고 보고요.
로그원의 진 어쏘도 그리 새로울 것 없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이쪽이 레이보다도 더 매력있더란 말입니다. 레이는 좀 텅 빈 인물같아요. 관계라는 게 없이 혼자 세상을 헤쳐 온 인물인데 '독고다이로 힘들게 살아왔음'의 스멜은 어쏘 쪽이 더 생생하죠. 핀과 포 다메론 역시 매력없는 인물들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클래식 3인방의 다운 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만큼요. 다메론보다는 로그원의 카시안이 나았죠. 카시안은 TV 단독 시리즈도 만들어지는 모양이더군요. 드로이드는 또 어떻습니까? BB-8의 귀여움은 인정. 하지만 클래식에서의 직설적이고 까칠한 R2의 개성은 로그원의 k-2so에서 제대로 구현되었죠.
클래식 이후 로그원 빼고는 프리퀄 포함 영화화는 다 망 테크를 타는 것 같네요. 시퀄 3편도 평가가 안좋다니 시리즈 팬으로서는 웁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만달로리안을 런칭했죠. 궁금함을 못이기고 조금 보았어요. 꽤 잘 나왔습니다. 새로 나온다는 카시안 시리즈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일반인 배드애쓰 레지스탕스의 고군분투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이것도 기대가 돼요. 한편 포스가 함께 하는 건 좋지만 좀 적당히,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레이와 카일로 렌의 결투씬에서였어요. 땅이 갈라지는 걸 보면서 무슨 마블 영화 보는 줄 알았습니다. 그 애매한 포스의 세계를 덜고 가야 스타워즈 시리즈는 더 성공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이니만큼 스타워즈의 세계는 광활하지만 이게 반지의 제왕급으로 정교한 세계는 또 아니잖습니까?
(추가. 한솔로 얘기가 빠졌는데 이 영화에는 관심이 1도 생기지 않아서 존재 자체를 까먹고 있었.. )
1편의 카일로 렌이 너무 막나갔어요. 무슨 생각으로 이리 했을까 싶었는데 역시 아무 생각없었다는 게 3편에서 확인되는 모양새인 듯 합니다.
왜 그랬어... 왜에에에에......ㅠㅠ
아, 그래도 극장 가야 하나...
* 스타워즈와 전혀 상관없는 여전사 지나 이야기.
리부트가 폐기된 건 알고 있지만 지나 카라노가 주인공 롤 맡아서 다시 불피워주면 안될지? 카라노가 딱이지 않나요??
2019.12.20 01:42
2019.12.20 01:51
배트맨 대 슈퍼맨이라고요? 저 이거 보다 지루해서 스톱했는데. 에휴....
2019.12.20 02:16
저는 로그원을 극장에서 9번 기내에서 두 번 케이블에서 해 줄 때 봅니다. 라제는 두 번밖에 안 보고 지워버렸어요. 아담 드라이버 혼자 우주막장극에서 햄릿 연기한다는 인상만 남고 레이 아무 느낌없었어요. 진 어쇼를 연기한 펠리시티 존스가 너무 해맑고 잘 교육받은 티 나는 발음을 구사한다는 생각이 들어 미스캐스팅이 아닌가 싶었네요. 살아온 이력 보면 지나 카라노같은 여전사가 어울리는데요. 만달로리안 4회를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감독했군요.
2019.12.20 02:20
2019.12.20 02:24
2019.12.20 02:36
2019.12.20 02:42
저는 영국식/미국식도 구분 못 하고 제 귀에만 들리면 장땡 이런 식입니다. 펠리시티 존스가 어떤 억양을 썼는지보다는 발음이 제 귀에도 또렷하게 들렸어요. 제 눈에도 발연기였던 헤이든 크리스텐슨이 미국인 눈에도 발연기였더군요. 캐리 피셔 이후로 무슨 전통으로 받아들여지는지 몰라도 스타워즈 관련 영화들 여주들은 체격이 작고 종 동글동글한 여배우로 캐스팅하는 듯 해서 지나 카라노나 밀라 요보비치같은 배우는 캐스팅될 일이 없겠죠.
2019.12.20 02:58
2019.12.20 03:15
2019.12.20 03:47
2019.12.20 04:36
2019.12.20 06:38
2019.12.21 00:36
2019.12.20 07:00
2019.12.20 20:39
그러게요. 스타더스트 나오고 나선 "울 아빤 그런 사람 아니란 말예욧!" 모드였어서.
2019.12.20 15:42
저는 스타워즈 쓰리 - 제다이가 국내개봉했을때부터 헤비한 팬이었는데도 이번 9편 내용 유출된 걸 보니 디즈니가 미쳤다고밖에 생각 못하겠습니다. 제정신이 아니에요.
심지어 저는 더 라스트 제다이를 아주 호평하는데도, 이번 9가 시퀄은 물론 전체 사가를 개판오분전 아침드라마로 만들었더라구요. JJ와 크리스 테리오는 농담아니고 귀갓길을 조심해야 할거같아요. 9는 시리즈에 대한 모독입니다.
2019.12.20 15:44
이제 해외에서 개봉했으니 위키피디아에 줄거리 작성이 다 되어 있더군요. 라스트 제다이는 한 번 보고 평가가 힘들어서 일부러 같은 날 저녁 한 번 더 봤는데 돈 많이 들어간 영화답게 잘 만들어졌다 싶으면서도 좋아하게 되지는 않아요.
데이지 리들리, 오스카 아이삭, 존 보예가는 앞으로 스타워즈 관련작품은 안 할 모양입니다. 인터뷰 보니 예의차려서 말은 하는데 요지는 그거라는. 아담 드라이버는 카일로 렌을 연기하기 전부터 연극했고 <Girls>로 떴고 스콜세지, 자무시와도 일하면서 쭉쭉 잘 나가고 있으니 스타워즈 출연이 타격이 될 일은 없겠어요.
2019.12.20 17:12
전 유출은 안 봤습니다만, 재미있게도 9편의 로튼 토마토 관객 점수는 또 그렇게 나쁘지가 않네요. 평론가 점수가 높고, 관객 점수가 낮은 라스트 제다이와 정확히 반대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어쩌면 클래식 5편과 6편이 개봉했을 때도 인터넷이 있었다면 지금의 8편과 9편 평가와 비슷한 소동이 있었지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 9편 유출 내용이 6편 스토리보다 훨씬 더 심각한가요?
2019.12.20 20:46
6편보다 심각할거라고 봅니다. 제다이의 귀환이 몇몇 부분은 좀 말이 안되긴 해도(이워크) 루크가 제다이로 각성해서 포스 쓰는 것도 근사했고, 캐릭터들간 드라마도 괜찮았어요.
2019.12.21 00:30
9에 비하면 ep1은 대부라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유출이 아니라 보고 온 사람들이 a부터 z까지 적은 스토리가 돌아다니고 있는데, 그냥 9편의 영화를 쓰레기통에 쳐넣은 수준이에요.
2019.12.21 00:35
2019.12.20 20:43
막장극, 아침드라마.. 이런 반응들로 미루어보건대 핀, 카일로 렌, 레이 삼각 관계 치정극이라도 되는건지. 그 모든 고난을 딛고 레이와 카일로가 극적으로 이어지려나 싶은 순간! 알고보니 배다른 남매.. 설마요, 제 막장 상상력은 여기까지인데 이거 보단 더하지 않겠죠?
2019.12.21 00:29
굉장히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계십니다. 네에 이 영화의 스토리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THE DEAD SPEAKS!"
2019.12.21 15:50
레이는 참 무난하고 괜찮은데... 동시에 매력 없다는 데도 동의합니다.
사실 뭐 루크 스카이워커도 추억 버프와 시대 보정을 빼고 걍 요즘 기준을 들이대면 별로 재미 없는 녀석이라고 보지만 굳이 그 추억 버프랑 시대 보정을 빼고 평가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ㅋㅋ
시퀄 3편 각본 쓴 사람이 배트맨 대 슈퍼맨 각본 쓴 사람이라던데, 시리즈물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은 확실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