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5 11:47
90년대에 서태지를 좋아했던 건 아닌데도,
파일 형태로 음악을 듣게 되고부터는 쭉 플레이리스트에 서태지의 노래들이 있었어요.
요즘도 종종 듣노라면,
서태지와아이들이 데뷔했던 토요일 오후의 그 tv 프로에서 나이지긋하신 평론가들이
“거 옷에 가격표는 일부러 안 뗀 건가요?”, “그 어렵다는 편지는 쓰지않아도 돼,
라니 요즘 젊은이들이 글쓰기를 싫어한다거니 참..”하고 엣헴엣헴했던거라든가,
그 주말을 지내고 학교에 갔더니 교실마다 아이들이
“나안알아요요요요!”를 외치며 팔을 휘두르고 있었던 거라든가,
2010년대에 들어 다시 또 화제를 제공해주었던 그들의 인생사라든가,
물론 그 노래들이 거리에 울리던 당시의 저의 어린 시절도 떠오르구요.
Q. 그리고 특히 “우리들만의 추억”이나 “너에게” 같은 곡을 들으면
‘이렇게 가려운 데를 딱 짚어 긁어주는 영리한 팬서비스라니!’하는 감탄을 하게 되는데요.
플레이리스트의 이 곡들 순서가 돌아올 때마다 감탄을 반복하다보니,
이런 팬서비스곡이 서태지의 독창성이 발휘된 것인지
당시에 이미 이런문화가 있었던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그 전 시기의 가수들은 앨범전체를 들어본 경우가 거의 없어서..
음악 많이 아시는 듀게인들께 여쭙니다-
2019.10.05 12:41
2019.10.05 13:01
2019.10.05 13:18
2019.10.05 13:48
많이는 아니구, 당시에 쪼금 음악 듣던 사람인데요.. 해당 앨범이 2집이죠? 앨범 형태로 전곡을 듣던 가수는 몇 안됐지만 저런 팬서비스는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2집은 1집 성공에 대한 확신이 느껴지는 앨범인데요, 말랑말랑한 한 두곡 끼워넣는 거랑은 좀 느낌이 다르긴 하죠. 당시 팬덤 성격이나 인기면에서 비견할만한 가수는 이승철이었던 듯 한데(물론 이승철 데뷔가 훨씬 빨랐죠. 조용필이나 전영록은 전 세대 가수라 제끼구요), 라이브 앨범은 내도 정규 앨범 구성에서 저런 팬서비스는 없었던 것 같아요. 대신 이승철은 당시 책(에세이였나 자서전이었나 그래요. 중2감성..)을 냈었죠. 박찬욱 데뷔작에 주인공으로도 나오고.
여담이지만, 모 사이트에서 종종 올라오는 떡밥 중 하나가 임창정 vs 이승철이 있더라구요. 올타임 스탯 따지면 임창정이다!! 류의 주장이 많던데 임창정 특유의 루저틱 아재 뽕삘 감성에 과몰입하는 사람들이 많구나라는 걸 느꼈... 이승철 음악이 부활 빨이야.. 보컬 뿐이야.. 표절이야.. 라고는 해도 박광현과 콤비를 이룬 솔로 시절의 앨범들도 꽤 괜찮거든요. 이사람 보컬 테크닉이야 입아프구요. 임창정도 나름 팬덤이 있겠지만 이승철만큼은 아니죠. 제가 좀더 세련된 팝 보컬을 좋아하기도 하지만요. 앗, 딴 얘기가 길었습니다 ㅎ
2019.10.05 14:28
2019.10.05 14:53
1. 서태지와 아이들이 TV데뷔한 토요일이 이제는 전설이 되었는데 저는 이틀 전 목요일에 나아안 알아요를 들었어요. MBC라디오 주병진 노사연의 4시 목요일 공개방송에서 관객들 불러놓고 신인가수 소개 코너로 서태지와 아이들이라고 나왔거든요. 난 알아요를 불렀는데 오디오만 들어서는 많이 듣던 곡이다 싶었지만 현장의 어린친구들 반응은 엄청난데 비해 주병진의 차분한 진행이 어딘가 언밸런스한 공개방송이었어요. 이틀 후 TV로 보게 되고 평론 하는 것을 보니 이틀 전의 공개방송속 환호와는 너무나 괴리감이 있다 싶어서 많이 기억이 남았어요. 그런데 바로 반응이 오고 세상은 바꼈어요
건전가요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팬을 위한 노래를 넣었다고 생각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