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집이지만 지원은 받지 않는다는 얘기

생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부터 일단 출발점이 다르죠

내가 무슨 삽질을 하던 되돌아갈 곳 비빌 언덕이 있다는 자체가 축복이죠.
실패의 두려움이 없기에 여러가지 시도해볼 수 있고 거기서 재능을 꽃피우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은게 없다고 해도.. (그것부터가 진짜 가능한건지 정말 의문이지만)
그런 부모가 있다는거 자체가 엄청난 보험이긴하죠.
여기서 좀만 더 미끄러지면 나락인 사람들하고는 천지차이..

부모의 부가 나랑 상관없다는 것도 일단 상관해야되는 빚이 아니라 상관안할수 있는 돈이 있다는 점에서 다르죠. 무슨 말인지 알아요

낸씨님 비빌 언덕 얘기가 맞는 것 같아요. 전 부유한 집 출신은 아니지만 대학 들어가고는 집에서 돈 타서 쓴 적이 없는데 그래도 필요했으면 부모님이 도와주셨겠죠.

비교를 한다면 그러니까 비슷한 환경에서 집에 전적으로 의존한 케이스 vs. 그렇지 않고 경제적으로 자립한 케이스 이렇게 비교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따지고 들어가면 완벽한 환경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두 상대적이죠

심리적인 베이스캠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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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서 걷는것과 보도블럭에서 걷는건 아무리 폭이 비슷해도 다르지 않나요?

출발점이 다르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아무래도 부모에게 도움없이 자기 능력으로 살아왔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절박한 생계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저희집이 결코 부유하지 않지만, 적어도 저는 직장생활하면서 유학비용모은다고 월급은 고스란히 제 주머니로 들어가고,
생활비(집세는 부모님 집에 얹혀서, 식비는 다같이 식사할때 수저하나 더 얹어서..) 들어갈 일이 없었으니. 남들보다 빨리 모을 수 있긴 했네요.

좀 다른 얘긴데, 그런 말들을 하게 되는 배경에는 사회성... 따당하기 싫어서 뭐 그런 이유도 있는 거 같아요. 세상에는 자기보다 잘 사는 거 같으면(+그런데 좀 순하고 만만해보여) 대책없이 미워하고 그걸 빌미로 시기하고 따돌리는 사람들이 꽤 있으니까요.당장 김연아 욕먹는 99프로의 이유는 (심지어 빚져가며 노력해 성공해 정당한 방법으로 얻고 나서 어마어마한 액수를 기부했음에도)돈이 많아서;

음.....샛길로 빠져보자면,

전 가난한 사람들의 성공신화;당신도 할 수 있다 류의 이야기도 딱히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언젠가 또 얘기할 기회가 있으면 하겠지만, 가난하건 부유하건 굳이 어거지로 불편함이나 편리함을 분리하거나, 그것을 극복의 대상으로 삼는것 자체가 그렇게 공감이 안되더라고요. '성공'이란 대단히 복잡하고 미묘한 여러 요소;개인의 철저한 노력이나 그걸 받쳐주는 주변 환경, 그리고 적절한 운들의 연속이자 종합의 결과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너무 쉽게 일반화 된다고 생각해서요.

당장 월세걱정 및 부모님 생활비 드려야하면, 꿈은 무슨 꿈이에요....;
어렸을때부터 돈없어서 겪는 비참함이 없는 삶을 살아온 사람들은 그걸 아는 사람과 근본이 다르죠.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저런 말할 수 있다는 익명님 말씀에 적극 찬성입니다.

뭔가 빡쳐서 뻘플달다가 부자에 대한 혐오나 열등감으로 비춰질까 자기검열 들어가게 되는게 더 싫으네요.
저런 사람들은 그런 그늘이 없는걸로도 큰 재산을 얻은거 같아요.

예전에 김구라가 탁재훈 보고 부자부인 있어서 좋겠다고 했더니 탁재훈이 근데 실질적으로 도움 받는거 없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김구라가 "앉아있는데 눈앞에 큰 산 하나 있는거랑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있는거랑 다르다"고 한 방송이 생각나네요.

저 역시 인간은 환경에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프로이트를 꺼내들지 않더라도 성장과정에서의 주변 환경과 그로인한 경험의 영향이 한 개체로서의 인격형성에 얼마나 많은 부분을 결정할지는 스스로의 경험적 기억을 통해서도(대개는 유쾌하지 못했던 상황에 대한 단편적 기억의 형태이긴 하겠지만요)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싸이의 힐링캠프 출연당시 레퍼토리는 결국 자가당착적인 모순에 빠져있죠. 부모의 도움을 받지않았으나, 어린 시절 미국유학을 떠났고, 파산지경에 이르렀으나 부모님께서 빌려주신 돈으로 극복하고 제대후 6개월만에 갚았다는(차용증에 대한 언급은 있으나 정확한 이율에 대한 언급은 없더군요) 등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야기를 듣다보면 누구나 싸이가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이야기 자체가 논리적으로 앞뒤가 전혀 맞지 않음을 알 수 있게 되죠. 싸이는 방송에 출연하며 다분히 의도적으로 논리정연한 서사구조에 맞춰 이야기를 하려는 시도를 일삼습니다만, 곰곰히 들여다보면 스스로의 모순과 지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편이어서 가끔은 일부러 저러는 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글을, 혹은 글에 딸려진 댓글들을 읽다보면 대부분 우리 주변에 있었던, 나 보다 더 잘 살았던 그 친구, 혹은 그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친구의 가정적 배경과 물질적 환경보다 더 부러웠던 건 그 친구가 갖고 있던 여유있는 미소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또 어른이 되며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어쩌면 그 친구는 다른 누군가를 보며 또 부러워하고 있진 않았을까, 혹은 예전의 그 친구가 지금의 나를 만난다면 혹시라도 나를 부러워하지는 않았을까(아니면 지금의 나를 부러워하고있지 않을까) 말이죠.

부모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해도, 부모의 인맥이나 영향력의 도움을 받는 사람들은 많이 봤습니다. 한 예로, 대학에 들어간 뒤 부모의 돈을 쓰지 않았다고 하던 친구는, 그 이유가 부자인 부모의 인맥으로 조건이 좋은 과외 자리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었다는 걸 깨닫지 못하더군요. 게다가 그 친구는 문화적 환경과 부모가 투자한 교육 자본의 환경의 면에서도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부자인것이 자랑거리이고 부자학 따위 책들이 판치는 세상이니 덜하지 한때 부자는 어느정도는 죄악이었으니까요. 부잣집도령 온실속의 화초 넌 대중에 대해 진짜 생활에 대해 뭣도 모르면서 아는척하냐 비아냥 듣기 싫어서 아닌척 똑같은 서민인척 하는것이 습관화되어서 그러는걸거예요.

예전에 알던 사람이 본인은 부유한 집에서 자랐지만 부모님께 손 벌려 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자세히 얘기를 들어보니.. '용돈'을 받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생활했다는데, 학비,책값은 받았고 옷 같은 것도 다 사주시고 오로지 점심값, 교통비, 본인 노는 데 쓴 돈.. 을 벌어서 썼다는 얘기더군요. 그 때부터 뭐랄까.. 사람이란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환경에 대해서는 함부로 단언하거나 내가 그런 환경이어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면 안되겠구나 라는 고정 관념 같은 게 생겼지요.

어른들 사이에서 굶어죽기 딱 좋다고 말하는 직업군 있잖아요. 그걸 과연 가난한 집 자식들이 하고 싶어도 쉽게 선택할 수 있겠느냐 그런게 있죠

딱히 부유한 편은 아니었지만 주변에 물질적 결핍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이 많았어요.
넌 아무 것도 모른다, 이 소리가 듣기 싫어 저 자신을 필사적으로 방어한 것 같아요. 돌이켜보니 지나친 방어적 행동, 말들이 참 찌질했던 것 같아요. 돼지의 왕 보면 주인공 누나가 카세트 플레이어를 훔치고는 나도 남들 누리는거 다 누리고 살거라고, 악에 받쳐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장면이 나와요. 그까이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결핍을 모르는 사람이었던 거예요.
누군가에겐 당연하게 주어질 수 있고 그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누군가에겐 아니예요. 나는 스마트폰 따위 관심없어 라고 얘기할 수 있고 거기에 결핍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건 특권이구나 싶었어요.

최규석 글 생각나요. 출처는 mokwa.net

제목 잘난 사람들의 인정

외모가 준수한데 자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재능이 뛰어난데 자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부자인 듯 한데 자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상대적인 개념이니 자기보다 예쁜 사람 자기보다 잘난 사람 자기보다 부유한 사람들보다 못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고 또 일반적으로 그렇게 슬쩍 빼 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난 이런 게 못마땅하다.
저런 사실들이 꼭 상대적인 것만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측정가능한 사실들이다.

가령 외모만 놓고 본다면
누구한테 외모때문에 무시당해 본 적이 몇회나 되는가.
처음 만난 사람에게 외모로 칭찬받는 일이 얼마나 자주 있는가 등등을 생각해 본다면
자기가 스스로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든 그것의 객관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 스스로는 내 외모에 불만이 많은데 여러 객관적 사실들이 내가 준수한 외모를 가진 인간이다라는 것을 분명히 증명하고 있는데, 외모에 대한 타인의 평가나 칭찬에 대해 "아유, 예쁘긴요. 전 정말 평범하게 생긴 걸요."라고 대답한다면 그건 그냥 겸손인 걸까?
물론 겸손일 수 있지만 그런 태도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잘난 외모로 인해 받은 이익들을 은폐시키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와 동시에 잘 나지 못해서 피해를 보며 산 사람들의 고통도 애초에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무조건 겸손하려고만 하지말고, 자신의 객관적 모습- 그것이 외모든 재능이든 부든 간에 자신이 가진 것-을 판단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것을 인정해야만 자신이 수혜자임을, 그에 반해 그런 것을 가지지 못해 피해보는 사람들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객관적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해보자.
-그닥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남보다 나은 결과를 얻은 경험이 얼마나 있는가
-주변에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
-전세나 월세를 살아 본 경험이 있는가
-돈 때문에 병을 치료하지 않는 가족이 있는가
-사교육을 받아 본 경험이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단과학원인가, 개인과외인가, 단체과외인가...
등등이 있겠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싸이가 그런소리 하면 안되죠.

병역비리 저지를때 다니던 곳이 친척네 회사로 알고 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