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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00:13
2019.09.20 00:36
봉준호 어리둥절.
도대체 왜 '여성이 줄줄이 피해자로 나올 수밖에 없는 실화'를 영화의 소재로 삼았느냐는, 원죄를 묻는게 아니라면
봉준호는 (무려 16년 전 영화인데도 이미) 본문에서 지적하신 많은 함정들을 솜씨 좋게 비껴갔다고 생각합니다.
스릴러라는 장르에 충실하면서도요.
'악마를 보았다' 정도라면 모를까...
2019.09.20 02:09
살인의 추억을 극장에서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말 얹기가 조심스러운 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이 영화에서 여성을 대상화 하거나 하진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문제는 역시나 백델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지요. 애초에 남성인 가해자를 쫓는 남성인 형사 사이에서 여성은 오독될 여지조차 없는, 그냥 피해자가 있었다 정도 음. 그러니 여성을 신체로써 전시하는 다른 범죄 영화보다 낫냐고 물어본다면 네, 그럴 수도 있겠지요. 윗분 말씀대로 16년 전 영화라는 구차하지만 유용한 변명도 써먹을 수 있을 거고요. 그렇다고 해서 시대가 달라졌는데 그것에 대해 비판하는 게 무의미한가요? 그건 또 다른 이야기 아닐까요? 이제 유력 용의자가 확인되었으니 피해자와 피해자 유가족을 위해서 더 이상 이 사건이 소비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많은 사람들한테 충격적인 사건인 만큼 말이 나오는 것 자체는 불가피한 일이라 한다면, 차라리 16년 전 영화일 망정 꺼내놓고 그때는 그랬다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는 계몽주의적 결론이라도 내리는 게 한결 건강한 거 아닐까 싶습니다.
2019.09.20 03:04
한국 남성 감독들 영화를 보면 리버럴 남성임을 보여주는 숏들이 있어요. 느끼긴 하지만 말로 풀어낼 재간은 없... ㅠ 대안 제시를 다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게시판에서 이 정도 얘기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밥은 먹고 다니냐?" 가 영화의 명대사로 회자되었었죠. 이 말이 참, 정말. 뭐랄까,딱 가부장의 대사인데.. 장르적 재미와 완성도는 차치하고라도 이 영화에서 사람들을 가게 한 감성포인트는 무엇이었나 이 대사를 떠올리며 더듬어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별로인 사람도 있는 거죠. 액션 환타지를 찍으며 마초 허세를 내뿜는 실베스터 스탤론 등등을 보며 오구오구 귀여워 할 수는 있어도 송강호에게는 그게 잘 안되더군요.
2019.09.20 06:14
2019.09.20 11:26
봉준호 감독이 B형이라고 한 이유는 경찰이 그걸 확신하고 그걸로 범인 대상을 좁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드러난 범인이 대전교도소에서 자신의 화성에서의 살인행각에 대해서 얘기했을 때도 혈액형이 O형이라 넘어갔다는 기사가 나왔어요. 어쩌면 공소시효 전에 사건을 해결할 수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경찰의 'B형남자' 집착이 화성살인 키웠다"
https://news.v.daum.net/v/20190920090304016
2019.09.20 10:22
AOA 논란과 다른 측면이지만 맥락이 같네요. 저도 듀나와 같은 생각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여자들을 당위와 메시지 없이는 좋아할 수 없는 거 같아요. 이건 정말 신기하고.'
2019.09.20 10:41
2019.09.20 11:08
글쎄요. 서사가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에 대한 글처럼 보이진 않았습니다.
살인의 추억의 PC하지 못함에 대한 완곡한 비난같았는데...
봉준호는 <기생충>에 대해서도 비슷한 비난을 받았죠.
그리고 서사는 현실의 부스터이기도 하지만 조각모음의 역할도 합니다. 모든 신화와 전설이 그런 식이죠. 음..여러가지 측면에서 현실의 네러티브화는 재밌게 토론할만한 꺼리이지만,
본문글이 그렇게 드라이한 글처럼은 보이지 않았네요. 오해한거라면 사과드릴께요.
2019.09.20 11:44
2019.09.20 13:58
2019.09.20 15:28
2019.09.20 16:13
2019.09.20 16:16
2019.09.21 08:57
2019.09.21 13:03
세월호가 왜 영화화되면 안된다는 것인지 부연설명 부탁드립니다.
제 입장은 어떤 현실이든 창작자는 반영할 수 있는 권리 또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에 관한 다큐는 많이 나왔습니다. Sonny님은 다큐멘터리에는 서사가 없다고 생각하시는건가요?
영화매체를 사회학적으로 보는지, 미학적으로 보는지, 아님 윤리적으로 보는지의 차이는 각자 있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까지 근엄한 기준은 저도 처음 듣네요.
2019.09.21 23:21
2019.09.21 23:27
2019.09.20 11:39
살인의 추억은 범인을 잡는 남자들의 추적을 그린 영화라기보다 당시의 부조리와 경찰의 무능함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이 희생당하는 걸 그린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걸 결국 '범인을 잡지 못한 남자들의 회한'같은 거라던가 DC를 위시한 남초 커뮤니티에서 말하기도 싫은 '향숙이' 드립으로 소비했던 걸 생각하면 완전히 결백하다고 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점에서 본문에 동의합니다. 사실 제목부터가 좀 그렇죠. '추억'이 뭔가요.
2019.09.20 12:57
제목이 '살인의 추억'인건, 붙을 수 없는 두 단어를 붙였을 때 발생하는 부조리를 위해서가 아닌가요; 설마 진짜로 봉준호가 살인을 추억할 수 있다고 믿고 제목을 저렇게 붙였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2019.09.20 13:29
안 어울리는 두 단어를 붙임으로서 나오는 '도발성' 외에 얻어지는 게 뭔가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고 실제 희생자들을 생각한다면 예의없는 제목이 아닌가요?
2019.09.20 13:54
2019.09.20 14:19
MELM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살인의 추억]이란 네이밍은 클린하지 않아요. 영화상에서 보더라도 살인자가 문제의 하수구를 들여다보며 자신의 옛 살인을 '추억'했다고 하는 시퀀스가 있습니다. '부조리를 말하기 위함이다'라고 주장하기엔 제목 안에 다층적 의미(살인자의 살인의 추억, 살인자를 추적했던 형사들의 추억 뭐 기타 등등등)가 섞여있어요. 그리고 누가 텍스트를 제시한대로만 받아들이나요. 제목의 의미 중 일부는 피해자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 좋은 네이밍입니다.
2019.09.20 14:47
피해자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그렇게 중요했다면, 애초에 영화가 만들어지면 안 되었죠. 피해자가 상처를 '입었다'면 몰라도 피해자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를 가지고 옳고 그름을 재단하기 시작하면 어떤 예술이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 '살인자의 추억' 시퀀스가 영화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를 봐야지, 그 시퀀스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는 문제삼는건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2019.09.20 18:36
문제를 호도하시는 데 그 시퀀스의 존재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계속 얘기하고 있는 '살인의 추억'이라는 타이틀의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 시퀀스를 얘기한 거예요. '살인의 추억'이라는 제목이 결국 영화 내에서 '살인자의 살인의 추억'으로 쓰이지 않았냐는 거죠. 그런 쪽으로 느끼다니 생각도 못해봤다고 하시니까 작품 내에서도 다층적 의미로 쓰였고 안 좋은 네이밍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이해 안되세요?
그리고 살인과 추억이 같이 놓인 부조리한 제목으로 얻는 게 뭐냐고 여쭤봤더니 그걸 또 부조리함이라고 하시는 건 뭔가요. 순환논리도 아니고.
2019.09.20 16:33
2019.09.20 11:45
모든 영화를 이렇게 여성과 남성의 대립적인 관점에서 보는거 좀 피곤하지 않으세요?
영화도 재밌게 못볼거 같은데
2019.09.20 12:29
2019.09.20 13:15
이 영화에서 국가폭력의 희생자로 나오는 것은 여성 뿐만이 아니에요. 백광호를 위시한 용의자들도 희생자며, 심지어 그 용의자들을 폭행하던 발을 파상풍으로 잃게되는 형사까지 국가폭력의 담지자인 동시에 피해자죠. 현실은 'A=희생자, B=가해자' 공식으로 단순 환원되지 않고, 봉준호가 탁월한 것은 그 공식을 적용하면서도, 동시에 그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삑사리를 그려냄으로써 현실의 복잡성을 복구해낸다는 것에 있고요.
2019.09.20 13:38
2019.09.20 14:24
충분히 읽어보고 단 리플입니다. 봉준호의 영화가 "저 여자들의 죽음은 국가에 의해 죽은 민중들이다"라는 공식 위에 성립되어있다고 하셨지만, 봉준호의 탁월함은 오히려 그런 공식을 유지하면서도, 그 공식과 불일치하는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삑사리를 그려낸다는 점에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사실 그 분노도 희생자에 대한 분노라기보다는, 거짓말쟁이 약자에 대한 분노에 더 가깝죠." 이 부분도 동의하기가 좀 어렵네요. 김상경의 캐릭터가 무너지는 원인은 희생자가 될 여중생과의 반창고 씬에 있으니까요. 봉준호가 이 씬을 괜히 넣은건 아니죠.
나아가 우리가 현실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의미는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것이니까요. 특정 이야기가 현실을 얼마나 왜곡했느냐는 물론 평가받아야 할 문제입니다만.
2019.09.20 16:12
2019.09.20 19:58
1. 아무리봐도 제가 정확하게 읽은 것 같은데요? 전 그 공식이 탁월하다고 보지 않아요. 봉준호의 영화의 장점은 그 공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그 공식이 어긋나는 지점들, 그 삑사리들이 봉준호 영화를 입체적이게 한다는거죠. 그게 바로 아이러니의 순간들이고요. 다시말해 Sonny님은 봉준호의 영호는 특정한 공식에 기반해 있다는 것이고, 전 그 봉준호의 영화의 탁월함은 그 공식이 적용되는 것 같다가도 어긋나는 순간들에 있다는 거고요. 그래서 굳이 처음에 국가폭력의 희생자=여성 이 아니라, 국가폭력의 희생자로 용의자들 심지어 가해자였던 경찰까지 등장하다고 적어논 것이죠.
2. 단지 거짓말쟁이 약자에 대한 분노였다면, 그 학생과의 씬이 왜 필요한지 설명이 불가능하죠. 김상경 캐릭터가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여중생의 죽음을 확인한 직후에요.
3. 영화를 숭고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목적/의도가 아니라 영화의 성취죠. 그리고 이 영화가 훼손/왜곡시켰다는 현실이란게 뭔지, 그리고 그 현실이란건 어떻게 알 수 있는 건지 궁금해지네요.
2019.09.21 01:59
2019.09.23 01:55
1. 허허. "저 여자들의 죽음은 국가에 의해 죽은 민중들이다"라는 공식은 Sonny님이 부여하신 공식이죠. 봉준호가 이 공식에 기반해서 영화를 구성해 나가고 있다고요. 즉 피해자=민중=여성 / 가해자=국가 라는 공식이 영화에서 작동하고 있다고 보시고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그 틀에서 계속 영화를 비판하셔놓고 이제와서 영화가 틀에 박혀있지 않다고 하시는 건 좀 어이가 없네요. 그렇지만 제 주장은 영화가 그런 단순 공식에 기반해 있지 않다는 거에요. 이 영화에서 피해자의 위치는 여성만이 차지하는게 아닙니다. 그 피해자의 위치에는 다른 용의자들과 형사들도 포함되요. 이건 무척 중요한 겁니다. 저들의 존재로 인해 이분법적 구도가 무너지니까요. 그리고 삑사리는 단순 리듬의 문제가 아니에요. 봉준호 영화에서 삑사리가 발생하는 지점들은 아이러니의 순간들입니다.
2. "희생자에 대한 분노라기보다는, 거짓말쟁이 약자에 대한 분노에 더 가깝죠. (용의자들을 두들겨 패던 송강호의 캐릭터가 김상경에게 서서히 전이되어가던걸 생각해보면요)" 이렇게 주장을 하셨고, 전 이게 틀리다고 생각해 영화에 존재하는 씬을 가져왔어요. 제 주장에 반박을 하시고 싶으시면, 영화에 존재하는 것을 가져오시면 됩니다. 그 감정의 본질과 발산방식이 영화의 어떤 숏에서 어떻게 들어났는지를요.
3. 도대체 어디에서 제가 "이 영화의 훌륭한 점을 국가폭력에 대한 사유"라고 주장했나요?" 전 이 영화의 훌륭한 점이 그런 메시지=이 영화는 국가폭력에 대한 사유다, 같은 것들이 무너지는 지점, 그 아이러니의 순간들에 있다는 거에요. 영화는 정치적 의견의 표출수단인 것만이 아니에요. 봉준호의 탁월함은 그런 단순 메시지들을 불가능하게 하는 아이러니에 있다는 거에요. 계속 Sonny님은 이 영화를 하나의 메시지, 공식으로 환원하고 있어요. Sonny님이 영화를 특정한 '주의'적 입장에서 보시는 것은 자유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그런 특정한 '주의'를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시면 안돼죠.
2019.09.20 14:35
1.
"여성살해는 또 다른 주제를 위한 은유의 재료로 쓰입니다...(중략)...이 흐름은, 과연 비유의 재료만큼 가벼운 것일까요 혹은 탈부착이 가능한 것일까요"
--> 여성살해가 폭력에 희생당한 민중에 대한 은유라는 것이 공식적인 감독의 의도인가요? 저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고 이런 해석은 처음 보는데..
그렇게 해석하셔놓고 그렇게 은유하는 게 온당한 것이냐... 하시면 제가 느끼기엔 좀 어리둥절하네요..
2.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여자들의 얼굴이, 우리에게 필요한 만큼의 경각심을 가져다줬는지..."
--> 영화가, 고발물도 아닌 실화에 바탕을 둔 픽션이 어떤 방향성을 가진 '경각심'을 주는 것이 당위적인 것인지 모르겠네요.
그런 부분에 주안점을 둔 영화도 있겠고,
이 영화는 느끼신 것처럼 좀 다른 쪽에 포커스가 있기는 하지만,
최소한 연쇄살인사건을 다루는 영화가 빠지기 쉬운 함정들(범죄장면을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묘사한다든지 희생자를 인격이 아닌 대상으로만 그려낸다든지) 면에서는 탓할만한 구석이 별로 없었.....던 것 아닌가요..
3.
영화를 떠나서, 끔찍한 여성혐오 살인이었다는 자체를 되새겨볼만 한 것은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여성혐오 살인들처럼, 이 뛰어난 영화가 아니었다면 사람들 기억 속에는 잊혀졌을지도 모르겠죠.
물론 하시고 싶은 말씀은 너무 해당 사건을 영화의 표현대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이시겠지만
전체적인 글을 보면 영화의 주제나 표현방식에 대한 비난으로 읽히는 것도 사실이긴 해서..
2019.09.20 14:37
권위주의와 발전의 그늘에서 소외된 연쇄살인이라는 서사가 없었다면 이 사건은 우리 기억에서 벌써 사라졌겠죠.
2019.09.20 21:46
이게 다 영화를 너무 잘 만든 봉준호 잘못입니다. 오히려 성별 구도에 함몰되어 시야가 좁아진 면이 있지 않나 해요. 용의자에게 복숭아 조각 몇 개를 집어넣었는지는 기억나냐고 물을 때 그리고 여중생 허리의 반창고가 떼어질 때 극으로 치달았던 형사의 분노가, 거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단지 남자 형사가 남자 범인 못잡아서 터져나온 것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2019.09.21 00:06
2019.09.21 01:03
'해일이 오는데 조개 줍는 소리나 한다'는 주장하시는 바의 정반대의 비유인 걸로 압니다만..
2019.09.21 06:13
2019.09.21 06:28
본인이 정한 자의적인 비유이니 설명을 달아야 하는 실패한 비유가 될 수밖에요. 조개라는 명사의 은유를 생각해보면 해일과 조개는 맘대로 바꿔 사용하긴 참 어려운데 말이죠. 궁극적으로는 그냥 안갖다 쓰는게 가장 좋았을 문장이고요.
그리고 '여성들이 정말 설명이 필요할만큼 중요한 일을 모를거라 생각하시나요?'의 주어는 '여성들이'가 아닌 '내가'로 고치셔야 할 듯요. 본인 개인 생각과 여성 집단을 동일시 하시는데, 본문과 이 댓글에 동의 안되는 여성 입장에서는 집단주의적인 강요 같아서 기분 나쁩니다. 남자는~ 남자가~ 같은 후진 화법과 정확하게 일치하고요. 왜 동의 안되는가는 위의 많은 댓글 속에 답이 있으므로 굳이 안적어도 될 듯합니다. 다른 의미에서 우리나라 페미니즘은 정말 갈 길이 먼 것 같군요.
2019.09.21 10:55
저야 전공자도 아니고 페미니즘 담론 안에서도 여러가지 분파로 나뉘어 각양각색의 노선이 있는 마당에, 가부장적 사회 시스템 아래 어떻게 여성이라는 집합 안에서 같은 목소리만 나올까요. 저 비유가 애초에 무슨 사건 때문에 나왔는지 알고 계실거라 생각 합니다. 우리(라고 적는것도 불쾌하시려나요. 하지만 전 분명 우리로 연대할 수 있는 여성그룹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는 해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조개줍기로 치부되어 왔던 수많은 지난 날이 있지 않았나요. 80년대 운동권의 거대담론에 밀려 여성이슈, 젠더이슈 모든게 부차적인 문제 취급 당했지만 이제는 알잖아요. 그리고 말할 수 있잖아요. 나에겐 이게 해일이라고.
영화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던, 감독의 의도가 그게 아니던, 여성만을 피해자로 삼은게 아니던, 그리고 그런 설명해주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어요!! 알고 있지만 나에게 불편한 지점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데 마치 조개줍는 취급을 하시니 날 선 댓글을 달 수 밖에요. 여태까지 정말이지 그 잘난 거대담론을 이해하지 못해서 여성주의 관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해왔던걸까요. 당신들이 조개줍기라고 그건 곁가지일 뿐이고 진정한 의미는 다른 곳에 있다고 가르치려 들려해도 이제 저는 나에게 해일은 어떤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는거죠.
갈 길은 멀겠죠. 생물학적 여성이라 하더라도 자본과 계층, 심지어 비기혼 여부에 따라서도 각자 가지고 있는 입장이 다르고 기혼 여성 안에서도 가부장적 시스템과 얼마나 투쟁해야 할지를 두고도 끝이 없는 이야기를 나눠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연대하는 어떤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집단주의 적인 강요라고 하시면 더 이상 할 말이 없구요.
2019.09.21 09:55
벚꽃동산님이 유시민의 발언인걸 모른다고 쳐도 문장자체만으로도 의미있고, 유시민의 발언을 되돌려준거라면 더 의미있는 인용일텐데
정반대 비유라는 지적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전 이 문장 보자마자 유시민 생각나고 정말 해일이 뭔지 조개가 뭔지 몰랐던 그 발언이 비웃겨서 재밌었습니다.
그러니 비유의 실패 운운에 대해서도 님이 유시민이 정한 '자의적' 비유로만 이해하는 탓은 아닐까요?
2019.09.21 11:03
본문에서나 댓글에서 하고자 하는 말들은 간결하고 직선적인데 어째서 조개 줍는 이야기만 계속해야 하는지요. 니가 이해를 못해서 그렇지 이 영화는 그런 의미가 아니고 블라블라~ 우리는 해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말이예요. 그리고 몰이해라 할지라도 설명이 필요한 비유는 실패했다는 점에서 인정합니다.
2019.09.21 11:12
이해의 기준을 낮추지 말았으면 합니다. 설명이 필요할만한 비유 아니었어요.
문장그대로 곧이곧대로 맥락속에서 이해해도 되는거였는데 굳이 유시민이 반대의미로 쓴거 알고있냐고 묻는건 이미 선해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보여요.
2019.09.21 08:09
공감합니다. 본인들 생각이 어떻던 살인의 추억이 여성주의 관점에선 바라보면 후진 건 아주 극명한 사실인데 말이죠. 답답해 하지마세요. 뭐, 그냥 버리고 가는 수밖에- 별로 안중요해요~
2019.09.21 07:53
2019.09.21 08:10
여기서 진상부리지말고 디씨로 가세요
2019.09.21 09:54
2019.09.21 11:52
님 때문에 도찐개찐 돼서요.
2019.09.21 11:03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질러도 사회적 맥락속에 있습니다.* 번개가 치더라도 번개의 가치판단에 따른 타겟이 있다는거죠. 비정신질환자는 말할 것도 없구요.
그런면에서 여성대상 자연재해는 사실상 인재라고 봅니다.
이춘재도 교도소에서는 모범수라잖아요. 드러난 범인은 결국 강약약강의 변태루저일뿐인데 이걸 하늘에서 내리는 자연재해로 다루는건 미화죠.
강간살인이라는 선정적인 사건을 소재로해서 형사와 용의자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 이게 여성대상 범죄를 줄이는데 어떤 역할을 했을까 의문입니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서천석 마음연구소장이 “정신병적 증상은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다”며...서 소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현병 환자들의 증상이 권위주의 독재시절엔 중앙정보부, 1980년대엔 미국 중앙정보국(CIA), 2000년대엔 삼성이 소재가 된 것을 언급하며 “정신병의 증상은 사회적 맥락속에 있다”고 적었다. 서 소장은 “그(피의자)가 ‘여성들이 나를 무시해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은 사회적 맥락을 갖고 있고, 그것은 ‘여성혐오’”라며 “이것이 그의 망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망상은 ‘여성혐오’라는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다. 만약 우리 사회가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고 여자가 남자를 무시하는 것이 남자가 남자를 무시하는 것에 비해서 특별히 남자들에게 더 기분 나쁜 상황이 아니라면 그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한겨레 2016.05.19)
2019.09.21 11:42
2019.09.21 11:48
2019.09.22 00:17
2019.09.22 00:36
2019.09.22 00:57
2019.09.22 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