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djuna.kr/xe/board/14318234


"보통 이렇게 잡소리가 많은 이슈는 한가지만 집중을 해서 볼 필요가 있는데, 바로 돈의 흐름이다. 찾아보니 민희진이 자기는 돈에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돈에 관심없다는 말은 돈에 환장을 한다는 소리와 같다. 진짜 돈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행보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제가 이 이슈를 접하면서 제일 안타까운 게 바로 이런 단편적인 이해입니다. 

그냥 자기가 돈으로만 세상을 본다는 고백을 하면서, 그게 세상 진리인 것처럼 주장합니다.

세상의 모든 투쟁이나 갈등이 자본주의적 탐욕만 깔려있다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비교군으로 극도의 청빈을 유지하는 사람들만을 내세웁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돈에 미쳐있고, 돈에 관심없다는 사람들이 돈에 더 미쳐있다는 양비론적 세계관만이 깔려있습니다.

자기가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게 자본주의적 탐욕이기 때문에 거기에 사람들을 끼워맞추는 것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세상사 수많은 갈등들을 이렇게 해석하는 게 유별난 실패는 아니니까 그러려니 합니다만, 도대체 무슨 자신감에서 저런 말을 하는지 깝깝하네요.


민희진이 자기가 돈 욕심이 별로 없다고 하는 건, 자기가 거지 움막에서 살아도 상관없다고 하는 그런 극단적 주장이 아닙니다.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관의 우선순위에서 돈이 최우선이 아니라고 말하는거죠.

이건 민희진이 대단한 성인군자나 인성천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기가 돈만 본다면 그 돈을 더 벌 수 있는 선택지가 있을 때, 다른 가치관을 추구하면서 그 돈벌 기회도 포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예 한 번 들어봅시다.

다 같이 모여서 뭐 먹을 때, 꼭 자기가 한턱 낸다고 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수입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날 때도 그렇고, 특별한 경사가 없어도 그렇게 합니다. 

이 사람은 자기가 한 턱 내고 얻는 만족이 더 크니까요. 그게 가오 세우는 게 됐든, 주변사람들에게 베푸는 게 됐든.

나는 다같이 밥먹는 자리에서는 내가 그 밥값을 다 낸다! 

이게 이 사람의 미학입니다. 그게 이 사람한테는 아름다움인 겁니다. 

돈을 안쓰고 돈을 더 많이 모으고 이런 게 이 사람한테 우선순위에서 후순위에 있는 겁니다.


이런 사람도 돈 많이 벌고 싶을 수 있고, 때로는 돈 버는 방법을 궁리도 하겠죠.

그런데 그걸 가지고 이 사람의 모든 행위를 다 돈 버는 걸로 환산할 수 있습니까?

저 사람 저렇게 한 턱 내는 건 결국 주변 사람들한테 뭘 영업할려고 하는거야~

저렇게 쓰는 만큼 경조사 돈 더 받아낼려고 하는거야~ 

이렇게만 볼 수 있습니까? 어떤 사람은 어떤 영역에서는 돈 욕심보다 다른 것에 더 욕심을 부립니다.




이게 얼마전 역-조공 뉴스입니다.

민희진이 팬 300명한테 십몇만원짜리 선물을 돌렸습니다. 

이렇게 뉴스를 올리면 또 악의적으로 곡해하시는 분들이 여론전때문에 이렇게 한다고 하실까봐 그 전에도 역조공이 있었다는 링크도 추가합니다.


https://pann.nate.com/talk/370513853


이게 23년도 역조공 인증글입니다.


다른 아이돌들도 다 이런 식으로 역조공을 하지 않습니다. 

뉴진스의 역조공이 유난히 심한(?) 수준입니다. 원래부터 럭셔리 역조공으로 유명했습니다.

오죽하면 다른 케이팝 팬들이 경계심을 가질 정도입니다.

괜히 자기들이 하는 덕질에 위화감 느껴진다고요.


https://biz.heraldcorp.com/view.php?ud=20240605050761


최근에 뉴진스는 대학 축제들을 열심히 돌았고, 축제 수익은 전액 기부를 했습니다.

뉴진스는 축제 섭외비가 대략 5000만원정도로 측정됩니다.

대학 축제를 일곱개 정도 돌았으니 맥시멈은 3억 5000, 미니멈은 2억 n천 정도 될 것입니다.



https://m.yonhapnewstv.co.kr/news/MYH20240603022000641


하필이면 이와 대비되게, 방탄의 진이 전역날 프리허그 이벤트를 한다고 했고 이에 응모하기 위해서 팬들이 앨범을 또 사야한다고 조건을 내걸었다가 하이브가 욕을 개처먹는 일이 있었습니다.

팬들을 돈벌이로 보냐고 엄청나게 욕을 먹고, 이벤트 조건을 바꿨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life/pop-culture/2024/05/07/20240507500136


하이브가 세븐틴 앨범을 17만원에 팔려다가 팬을 호구로 보냐고 쌍욕을 듣고 앨범 가격을 적정가로 맞춘 사건도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민희진이 여론전 때문에 저런다, 그냥 위선이다 이럴지도 모르지만 저것도 못하는 엔터사들은 많습니다. 


임영웅이 콘서트를 열 때마다 장년층 관객들을 배려한 시스템이 훌륭하다고 칭찬들이 자자하죠?

마케팅의 효과를 노리는, 상술의 일환도 분명히 있겠죠. 그런데 그것만을 전부로 볼 순 없죠.

이 비즈니스의 장에서도 마음으로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는 민희진이 아주 훌륭하고 위대한 인간이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밥 잘 쏘면 좋은 사람 되나요? 그런 건 아니죠.

그냥 민희진이, 미학적 인간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돈을 벌고 돈을 모으고 돈을 불리는 것보다 다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이라고 하는 겁니다.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런 분들 많습니다. 

강동원도 후배들한테 광고에 관해서 조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돈 많이 준다고 아무 광고나 하지 말라고. 이미지 망가진 게 크게 간다고요.

이런 충고를 보면서 강동원 저건 지가 광고 다 해먹을려고 저런다! 후배들 돈 못벌게 하려고 저런다! 이런 생각이 드나요?


누군가는 그렇게 말하겠죠. 벌만큼 벌었으니까 저런다고.

자기도 돈 있고 뉴진스 데리고 돈 벌면 저럴 수 있다고.

그것도 일정부분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 논쟁 자체가 어떤 부분에서 되게 비참한 거에요. 그걸 상상을 못하니까.


미학적 사람들은 미학을 삶에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김종국 같은 사람들, 헬스에 미쳐있죠. 그런데 헬스의 미학을 실생활에도 적용합니다.

헬스할 때 제일 중요한 게 안쓰는 근육을 죽이고 있는 거거든요. 원하는 근육 부위에만 힘이 가게 해야됩니다.

그러니까 김종국은 실생활에서도 쓸데없는 일에 자극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스포츠 신문 기자가 따라가다가 포기했다잖아요. 하도 운동 집 운동 집 운동 집만 해대니까.

쓸데없는 잡일에 자기 에너지가 흘러들어가지 않게 하는 거에요. 랫풀다운 할 때 엄지랑 검지로 바를 쥐지 않는 것처럼.

90년대 활동했던 연예인 중에 저렇게 잡음 없이 깨끗하게 활동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도박에 음주운전에 추잡한 짓 하면서 사는데요.


민희진도 저런 미학이 있어요. 그러니까 회사에서 작정하고 털었는데 카드 내역에 배민밖에 안나옵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이러면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에요.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도 맞고, 자기가 돈을 잘 벌면 좋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자기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이 일을 하고 싶은 거에요.

그게 민희진 이야기하는 돈에 큰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DNauSj.jpg


민희진이 돈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게 이런 인터뷰입니다.

아름다움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니가 가오로 해석하든 간지로 해석하든 폼난다로 해석하든 자유롭게 읽으면 됩니다. 

민희진은 삼성 갤럭시 쪽에서 아무리 돈을 많이 줬어도 광고 안찍었을 거에요. 아이폰이 더 쿨하니까.

칠성사이다에서 아무리 돈 많이 줘도 그걸로 뉴진스 광고 찍게 하지 않습니다. 코카콜라가 더 쿨하거든요.

뉴진스가 처음으로 나갔던 유튜브가 어디냐면, 침착맨 유튜브에요. 그게 제일 그림이 재미있거든요.

이 전에 뉴진스는 유퀴즈 하나밖에 안나갔습니다. 그리고 침착맨 유튜브에 나간거죠.

민희진은 뉴진스를 제일 쿨하면서 깔끔해보이는 유튜버랑 먼저 콜라보를 시킵니다. 그게 지상파 예능에 나가는 것보다 더 쿨하고 흥미로우니까.


세상에는 이렇게 미학적으로 작동하고 그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나 일들이 많습니다.

되게 옛날 이야기 하나 해볼까요. 

임요환이 오리온 기업에서의 후원이 끊기고 자기 팀을 만들려고 할 때 무조건 SK 텔레콤을 목표로 했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그게 제일 빠방하게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면서도, 그 판을 통신사끼리의 라이벌 대전으로 만들고 싶어했으니까요. 

그게 그림이 제일 멋지고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관계자들이 보기에 딱 직관적이니까.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다. 공식적으로 열린 프로리그 마지막 결승전은 sk 와 kt의 대결이었고 굉장한 명승부로 끝났습니다.


민희진이 기자회견장에서 일관되게 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도오오오온 이러는 게 뭐가 멋있냐고. 

케이팝 산업이 팬들한테 랜덤포카 상술로 팔면서 돈쓰게 해야하는 거 생각을 해봐야한다고. 

2차기차회견장에서도 말하죠. 자긴 진짜 너무 고마워서 자기 응원하는 사람들한테 백만원씩 뿌리고 싶다고.

아름다움을 만들고 나누는게 너무 좋다고.


미학이라는 게 꼭 도덕이랑 동치되지 않습니다. 카푸어들? 이런 사람도 미학적인 사람들입니다. 

자기 경제적 수준을 너무 초과하는 미학을 추구할 뿐이죠.

어떤 아름다움을 만들고 그걸 산업으로 전환시키는 일을 사람으로서, 민희진이 지금 그 우선순위를 이야기하는 겁니다.

박찬욱도 그러잖아요. [헤어질 결심] 찍는데 자긴 한국영화에 나오는 그 못생긴 형사 책상들이 너무너무 싫다고. 

민희진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어떤 부분에서는 수익을 좀 줄이더라도, 자기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가치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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