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8 15:35
두 캐릭터 꽤 닮지 않았나요? 김영지가 서영전의 영향을 받은 캐릭터다... 이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벌새를 보다가 쿨핫의 서영전이 새삼 떠올랐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자세히 뜯어보면 다른 점이 보이긴 해요. 그리고 서영전은 웬지 실체가 없는 허상같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반면, 김영지는 김새벽이라는 배우에 의해 든든한 존재감을 드러내지요.
그럼에도,
"좀 마른 듯 하지만 여성스런 몸매, 공주인형 타입은 아니지만 단정하고 아름다운 얼굴, 소탈한 것
같지만 우아하고 세련된 옷차림, 아무렇게나 하고 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흐트러지는 일은 없고,
단호하지만 목소리가 크지 않으며, 무심한 것 같아도 실은 깊은 마음씀씀이로 주위를 이해하는 사
람, 글과 말과 사고에서 천재끼마저 느껴지지만 자신은 그것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듯 관심없어하
는 사람, 수다스럽지 않지만 촌철살인의 유머가 돋보이고 조용하지만 자리의 구심점이 되며 시선과
미소가 따뜻한 사람, 조용한 가운데 이뤄지는 강력한 카리스마, 이보다 더 매력적인 여성이 있을
까? 누구라도 친구로 사귀고 싶을 만한 사람, 친구로 사귈 수 없다면 여신으로 숭배라도 하고 싶을
사람, 좀 뜬금없는 말인지 모르지만 내가 만일 레즈비언이라면 사랑에 빠지고픈 사람, 그것이 바로
영전이다."
출처의 출처
http://www.djuna.kr/xe/10060655
이런 서술을 보면 아래쪽 이름을 김영지로 바꾸어도 될 것 같단 말이죠.
이 게시판에도 쿨핫 팬들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언급이 안보여서 써봤습니다. 여담이지만 위 링크 글에 리플이 45개나 달렸었는데 제로보드 이전 과정에서 유실되어버렸네요.. 아쉽게도.
2019.10.28 17:06
2019.10.28 17:42
영전 선배와 영지 선생 모두 주인공을 훌쩍 떠나버리고 그에 따라 주인공들이 새로운 인간관계로 나아가게 된다는 면에서도 유사점이 있죠. 단순하게는 둘다 담배를 피우는 캐릭터라는 점도 있고... 위에 서술처럼 외적인 모습이나 성향도 비슷해서 약간 몽상같은 영전 선배의 현실적 실체화가 영지 선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2019.10.28 21:13
조용한 카리스마가 있는 멋진 선배... 만화 캐릭터로만 존재하다가 실사화가 될 만큼 이 사회의 여성 캐릭터가 다양하고 단단해졌다는 의미를 부여해도 될까요?
그런데 가디록은 무슨 뜻이죠. 만화에는 '사전 찾아볼 것이지..'라고 나오는데 사전 찾아봐도 안 나와요. 혹시 갈수록의 옛말인가요.
2019.10.28 23:31
캐릭터 자체는 유시진 작가와 김보라 감독의 감수성이 비슷하게 체화되어 나온 게 아닐까 합니다.(작품의 시대적 배경도 비슷하죠) 여성감독들의 표현기회가 보다 늘어날 수록 이런 다양한 캐릭터상을 배우가 연기하는 걸 볼 수 있게 되겠죠. 지금은 그 과정에 있는 것 같고요.
가디록은 말씀하신대로 갈수록의 옛말입니다.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비교인데 꽤 그럴듯하긴 하네요. 마음이 외로운 중학교/고등학교 여학생이 바라보면서 이상화하는 선생/선배라는 면에서요. 하지만 역시 말씀하신 것처럼 서영전은 실체가 없는 이미지로만 느껴지는데 비해 김영지는 실사배우인 김새벽이 있어서 훨씬 든든한 현실적 존재감을 보여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