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좋아하는, 혹은 과거에 좋아한 사람과 했던 일 중 특별히 기억나는게 있으신가요? 대상을 한정하는건 아니지만 기왕이면 연애감정을 넣는 것이 읽는 사람도 설레고 특히 저같은 솔로는 심통나고 좋겠죠 ;ㅁ;

저는 한사람만 두 눈을 감은 다음, 눈뜬 쪽이 눈감은 사람 손잡고 산책하는걸 제일 좋아했어요. 혹시 눈감고 걸어 보셨나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은 상상보다 훨씬 무섭더라구요. 답답해서 눈뜨고픈 충동을 꾹 누르고 집중하며 어둠 속을 걷는 거죠. 눈뜬 사람은 감은 쪽에 속도를 맞추며 "이제 내리막길이다, 열 시 방향에서 사람이 걸어온다, 누렁이 지나간다." 등의 세심한 안내멘트를 계속 해줘야 해요.

설명은 장황하지만 막상 해보면 간단하고 유치해요. 우리도 조금 창피해서 인적 드문 저녁에만 그러고 놀았지요ㅋ <곰하고 약장수 놀이>라고 이름도 지어서 가는 길엔 내가 눈먼 곰, 반환점 찍고 오는 길엔 바꿔서 곰 데리고 5일장 가는 약장수 역할극도 하고...

추울땐 손을 잡고, 여름엔 더우니까 새끼손가락만 걸고서 서로의 꽁무늬를 딸랑딸랑 잘 따라다녔는데, 시간이 흘러 지금은 소식도 모르는 사이가 되었네요. 각자에게 아주 맞는 짝은 아니었지만, 요즘같은 저녁날씨에 산책길 따라서 익숙한 바람냄새가 나면 웃고 떠들던 그 때가 가끔 생각나요.

이제 듀게 분들의 추억 자랑해주세요! 저 지금 아메리카노 한 잔 타놓고 부러움 폭주용 침 흘릴 준비하고 있어영 ㅠㅠ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3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8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59
124565 [왓챠바낭] 허술한데 묘하게 잘 만든 그 시절 B급 무비, '엘리게이터' 잡담입니다 [12] 로이배티 2023.10.25 364
124564 추억의 축구 선수 나카타 [4] daviddain 2023.10.24 235
124563 무라카미 하루키와 아다치 미츠루는 이제 catgotmy 2023.10.24 371
124562 바낭ㅡ 메시 샤이닝 야구 daviddain 2023.10.24 90
124561 에피소드 #60 [2] Lunagazer 2023.10.24 72
124560 프레임드 #592 [2] Lunagazer 2023.10.24 78
124559 (정치바낭)공동정권,,,괴이합니다. [7] 왜냐하면 2023.10.24 622
124558 곽재식 단편선 표지 디자이너님은 못 찾았지만 텀블벅을 오픈했습니다 [3] 쑤우 2023.10.24 280
124557 아스달 연대기- 아라문의 검 시즌 2가 끝났습니다. [3] 애니하우 2023.10.24 355
124556 코엔자임 q10에 대해 catgotmy 2023.10.23 204
124555 추억의 야구선수 화보 daviddain 2023.10.23 181
124554 (펌) 외신 기자의 이태원 'CRUSH'를 본 소감 [6] 사막여우 2023.10.23 768
124553 [요가] 중에서 특별한 감탄 [5] thoma 2023.10.23 227
124552 프레임드 #591 [2] Lunagazer 2023.10.23 74
124551 사진이 작지만 많이 아는데 얼른 이름은 한사람만 가끔영화 2023.10.23 134
124550 잡담 -코 훌쩍이는 소리가 울리는 공유오피스에서(가을영화 이야기) [2] 상수 2023.10.23 164
124549 지난 일요일 팔레스타인 연대시위 다녀왔습니다 [11] Sonny 2023.10.23 469
124548 플라워 킬링 문/준플 2차전 [10] daviddain 2023.10.23 240
124547 [넷플릭스바낭]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비교적 짧은 잡담 [20] 로이배티 2023.10.23 510
124546 잡담, 애프터눈티와 자유 여은성 2023.10.22 21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