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3가, 을지면옥

2010.07.03 01:07

01410 조회 수:5011



'의정부 평양면옥' 계열 중 그 두 번째 - 을지로3가의 '을지면옥'.




- 위치정보... 하지만 정작 을지로3가 5번출구로 나와도 두리번거리기 일쑤입니다. 입구가 위 사진처럼 저 모양으로 생겼거든요.(....)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면 보입니다.




아니면 상방 45도로 시선을 올려보면 이런 게 보입니다.




저 입구로 들어가면 이런 복도가 보입니다. 요컨대 을지면옥은 길가가 아니라 이 건물 배후면의 다른 건물 안에 있는 것;;




복도에 걸려 있는 빛바랜 북한 지도. 행정구역이 이북식이군요.





평양면옥보단 천원 싸지만 가격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하지만 양 보면 그 말도 쑥 들어가죠.
(*매번 하는 얘기지만 겨우 손바닥만한 접시에 나오는 파스타보단 훨씬 싼 편입니다. 파스타도 잘 하는 데는 잘 하지만, 요즘은 별로 짜다라 좋은 거 같지도 않은데 가격은 대부분 다섯자리인 곳이 워낙에 많으니... 솔레미오가 사천원 하던 시절이 좋았지.)





왠지 냉면집은 수저통이 이런 식으로 개별포장해서 수저통에 꽂아놓 게 많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을밀대가 떠오르는군요.





마수걸이로 나오는 면수. 뜨겁기 때문에 이렇게 두꺼운 도기 컵에 나옵니다. 요즘은 뜨거운 육수 취급하는 집에서는 보온병(*) 원리로 된 단열컵을 많이 쓰는데, 아직까지 도기 컵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세세한 면에서 오랜 세월을 느낍니다. (*마호병[魔法甁]은 일본식 표기. 옛날 사람들은 뜨거움이 오래 가는 게 머차 마법같았나 보죠.)





역시나 필동면옥 계열은 이런 굉장한 비주얼부터가 압박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은 "이게 뭔 평양냉면?" 하고 되묻는 경우가 다반사. 저는 대학시절 후배에게 여러 곳을 추천해줬다가 "오빠 때문에 데이트 망쳤어요" 라는 소릴 들은 이후로는 꼭 그 사람의 냉면력-_-을 확인한 후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그 후배는 제가 오장동을 추천해준 걸, 그냥 헤메다가 필동으로 잘못 간 거지만.)





꾸미에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올리기 때문에 부원/필동.평양면옥 계열로 분류합니다.

저번에 올린 평양면옥 글에 대한 피드백 중에 얻은 정보에 의하면, 평양면옥 또한 의정부 평양면옥의 직계라고 하는군요. (저는 을지/필동만 그런 줄 알았죠.) 그런데 을지면옥 쪽은 필동면옥에 비해 꾸미 올린 게 조금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양은 필동보다 훨씬 많죠. 냉면기의 깊이가 상당합니다.





언제나처럼 투박하고 거칠지만 이빨로 짤 끊어지는 면. 고춧가루와 깨소금으로 간합니다. 그러나 다른 평양면옥 계열과 달리 청양고추가 들어가 있어 상당히 칼칼하고 산뜻하게 맛을 냅니다. (물론 국물이 맑고 구수하기 때문에, 씹기 전에는 모릅니다.)





- 이 사진을 보면 왜 평안도 사람들이 냉면을 그냥 '국수'라고 불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깨소금에 고춧가루, 맑은 육수, 그리고 청양고추.... 면발을 소면으로 바꾸고 고기육수를 멸치육수로 바꾸면 마치 저어기 남쪽에서 먹던 '촌국수'에 다름 아닙니다. 양도 잔뜩이고 그릇 모양까지 그 옛날 함안 장터에서 먹던 국수 그릇을 닮았습니다.




가게 안 모습을 찍으려고 했더니 찍지 마라고 해서 안 찍었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인근 골목의 풍경과 그닥 다르지 않은데... (이리로 가면 칼국수로 유명한 부일집이 나오죠) 아직까지는 60년대 서울 도심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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