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을 정주행 하는 편은 아닌데, 하도 여러 곳에서 하니 부분적으로 보긴 합니다. 슈스케3도 대부분 본 것 같은데, 일단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해 편집술이 뛰어난 것 같긴 합니다. 훨씬 손이 많이 간 것이 눈에 보이고, 적당한 낚시질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솜씨를 좋아보여요. 그래서 이른바 '악마의 편집'이라고 부르는 것도 상당 부분은 칭찬이겠지요.

 

근데 좀 무리한다 싶은 부분도 많이 보여요. 이번에도 출연진 중 하나를 안좋게 몰아가서 논란이 된 모양인데(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6&gid=669223&cid=307151&iid=10198695&oid=312&aid=0000010494&ptype=011), 전 이런 것보다도 예고에서 심사 결과를 슬쩍 흘리는 부분의 낚시가 너무 심하다 싶더군요. 예를 들어 손예림이라는 아이가 포함된 조를 두고서는 이승철이 "손예림양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라고 말하는 멘트가 있었고, 끝내고 나오면서 손예림이 울면서 "연습 많이 했는데... 떨어져서..." 등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보면서 '낚시 냄새가 난다' 싶긴 했습니다. 손예림의 멘트가 왠지 자기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이야기 같았어요. 역시나 그 조는 단 한명을 빼고는 모두 합격했고, 손예림도 울면서 그 탈락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거였습니다. 이 정도는 그냥 '교묘한 편집'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손예림이 한 이야기이고 손예림은 "내가" 떨어졌다고 하진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이승철의 멘트는... 그냥 남의 멘트를 갖다 붙인 거였습니다. 손예림에게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손예림에게는 다른 이야기를 했는데 거기서 '손예림양'이라고 부르는 부분을 활용해서 다른 멘트에 붙여놨더군요. 이렇게 화제가 된 주인공인 손예림이 탈락하는 것처럼 예고를 만들고 내보내는 건 궁금증을 유발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기를 친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래서인지 프로그램 말미에는 항상 "참가자들은 오디션 방식에 동의하였고 오디션과 관계없는 부분은 편집하였습니다" 라며 면책의 여지를 깔아두더군요.

 

적절한 편집으로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건 능력인데... 링크 기사 제목처럼 어디까지가 편집이고 어디부터가 조작인지... 정확하게 정의내리긴 힘들지만 제 생각에 현재 슈스케3는 조작에 이미 발을 담군 것 같습니다.

 

p.s. 전 오디션 프로그램은 역설적으로 생존자가 적어질수록 재미가 없더군요. 사람이 많을 때는 스토리가 있는 참가자도 많고, 웃기려고 나온 사람도 많아서 보면 재미가 있는데, 톱10 수준까지 가면 이제 웃음기 싹 빠지고 실력으로만 대결하는 판이 깔려서요. 그런데 사실 아무리 재야의 실력자라고는 하나, 몇 년씩 경력을 쌓은 프로 가수들보다 잘하기는 어려운지라 진짜 실력파 가수의 노래를 들으려면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라 다른 전문 가요프로그램을 보는게 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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