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png

10월의 오후 6시 반은 이미 꽤 어둡습니다. 대중교통에서 한참을 서서 흔들거리다보면 정시 퇴근길이어도 지치고 배고프기만 합니다. 
며칠 전에는 집에 도착하기 두어 정거장 전에서야 겨우 앉았습니다. 
창 밖을 보며 저녁 메뉴 생각에 여념이 없어 기사님이 라디오를 틀어 놓았는지도 몰랐는데 
문득 울려퍼지는 아련한 멜로디가


저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바로 직장으로 돌아가 다음날로 미룬 일을 끝마칠 뻔했읍니다. 크흡.

이 노래를 전 세계 통합 국가로 지정합시다, 지구인이라면 진짜.


훨씬 오래 전에는 어느 쌀쌀한 밤에 사람 거의 없는 지상 전철역에서 하염없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경의중앙선 아님) 또 갑자기 나만을 위해 선곡한 듯이



차디 찬 공기와 무심한 어둠이  한참 전부터 버티고 있던 한겨울 전철역에서 

듬성 듬성 달린 전등은  아무런 위로도 응원도 되지 않았지만 

저 노래는 분명 그 순간에 사방이 훤히 뚫린 역을 저를 위해 가득 채워 줬습니다.

저 멀리서 로비 윌리엄스가 산신령처럼 안개를 타고 와서 "이번 열차는 급행이야"라고 속삭여 줄 듯 했지요.

음악의 신은 있는게 아닐까.


어제는 빨리 자야지 하면서 또 유투브를 헤맸는데 눌러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80.png


https://www.youtube.com/watch?v=IZcn6PyQuYY


음악의 신이시여...? 


dio.jpgdio.pn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30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85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005
124558 곽재식 단편선 표지 디자이너님은 못 찾았지만 텀블벅을 오픈했습니다 [3] 쑤우 2023.10.24 280
124557 아스달 연대기- 아라문의 검 시즌 2가 끝났습니다. [3] 애니하우 2023.10.24 355
124556 코엔자임 q10에 대해 catgotmy 2023.10.23 204
124555 추억의 야구선수 화보 daviddain 2023.10.23 181
124554 (펌) 외신 기자의 이태원 'CRUSH'를 본 소감 [6] 사막여우 2023.10.23 768
124553 [요가] 중에서 특별한 감탄 [5] thoma 2023.10.23 227
124552 프레임드 #591 [2] Lunagazer 2023.10.23 74
124551 사진이 작지만 많이 아는데 얼른 이름은 한사람만 가끔영화 2023.10.23 132
124550 잡담 -코 훌쩍이는 소리가 울리는 공유오피스에서(가을영화 이야기) [2] 상수 2023.10.23 164
124549 지난 일요일 팔레스타인 연대시위 다녀왔습니다 [11] Sonny 2023.10.23 469
124548 플라워 킬링 문/준플 2차전 [10] daviddain 2023.10.23 239
124547 [넷플릭스바낭]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비교적 짧은 잡담 [20] 로이배티 2023.10.23 510
124546 잡담, 애프터눈티와 자유 여은성 2023.10.22 218
124545 프레임드 #590 [2] Lunagazer 2023.10.22 78
124544 생각은 실제와 얼마나 부합하는가(이론에는 한계가 있지, 누구나 링 위에 오르기 전에는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가리를 한대 얻어맞기 전까지는) [2] 상수 2023.10.22 312
124543 이스트반 사보의 중유럽 삼부작 ‘메피스토’ ‘레들 대령’ ‘하누센’ [6] ally 2023.10.22 222
124542 ENTJ에 대해 catgotmy 2023.10.22 198
124541 장르소설 영어 [3] catgotmy 2023.10.22 194
124540 "인셀 테러" 라는 책의 소개기사 입니다. [1] 나보코프 2023.10.22 299
124539 준플 1차전 NC: Ssg [11] daviddain 2023.10.22 11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