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스포일러?)

2019.10.03 23:20

타락씨 조회 수:1019

평이 안 좋은 듯 해서 짧게 써봅니다. (어째서..;;;;;)
베니스 수상 사실과 모방범죄 우려가 제기되었다는 뉴스를 흘려들은 것 외에 아무 배경 지식이나 기대 없이, 계획에도 없이 갑자기 끌려가 보게됐습니다. 트레일러도 관람 후에 봤어요.

나쁘지 않습니다. 관객의 감수성이나 섬세함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힐 수 있는 영화일지도.
아쉬운 점도 없지 않으나, 영화가 제 기대에 부합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조커라는 캐릭터의 탄생을 다루고 있지만, 그 모태가 된 고담시 그리고 클라운 갱의 발생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영화겠죠.
보다 정치적이고 선동적인 영화가 되기 쉬웠을텐데 영화는 절제된 드라마의 길을 택했고, 이에 투박한 번역의 문제가 더해진 탓에 관객의 이해와 몰입을 방해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같이 영화를 본 친구들은 클라운 갱의 발생을 부자연스러운 전개로 느끼더군요.)
아서 플렉으로 고담을, 클라운 갱으로 조커를 설명하는 우회로를 택한 점이나, 원오브뎀이라는 관점에서 조커를 조명했다는 점은 영리한 선택이라 평가하고 있습니다.

신경 쓸 필요가 있나 싶지만, 원작 캐릭터의 한계를 생각하면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한 재해석 아닐까 싶습니다. 온몸으로 밀어붙이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도 좋았고, 이를 과하지 않게 포착한 촬영도 좋더군요.
몇몇 장면은 특별히 아름답다 해야겠지만 시각적 쾌감이 큰 영화는 아니고, 혹시나 시각적 쾌를 기대하는 분들은 당연히 트레일러를 피하셔야 합니다.

(의미없는 스포일러)
영화에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모던타임즈가 상영되고있는 극장 안 시퀀스에서 영사되는 장면과 관객의 반응인데요, '음.. 저 장면을 보면서 저런 반응을 한다고?' 싶더군요. 이게 의도된 것이었는지, 스크립트 나오면 확인해보고 싶더군요.
극중 상영작인 모던타임즈는 물론 의도적으로 선택됐겠죠. 두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묘하게 닮은 부분이 있어서(...발가락이?) 어쩌면 슬랩스틱 없는 채플린 영화라 우겨볼 수도 있겠더군요.

+좋건 싫건 이런저런 평들을 접하게 되는데.. 기생충과의 비교가 많군요.
물론 기생충도 잘 만들어진 영화(빨간뿔테남이 명징과 직조 운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 할 정도로)입니다만, 조커는 그 이상의 야심을 갖고 만든, 교묘한 덫 같은 영화입니다.

++많이 심심하신 분들은 밀로스 포먼의 man on the moon 보시면 좋을 듯.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51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54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906
110207 전 부암동을 사랑합니다...! [7] 카페트리 2010.08.06 3777
110206 밑에 투게더 + 사이다를 보고 ..(특이할수있는 조합?!!) [24] 구름그림자 2010.07.24 3777
110205 투게더 아이스크림으로 냉커피를~ [2] 소상비자 2010.07.24 3777
110204 친목질에 대해서는 경계함이 옳습니다.. [16] 도야지 2013.01.31 3776
110203 안도의 한숨과 함께 늘어졌음 [14] Q 2012.11.07 3776
110202 조선일보가 SNS를 바라보는 방식 [16] 라곱순 2011.10.29 3776
110201 [영화바낭] 우리도 사랑일까 좋네요! 볼까말까 고민하던 분은 꼭 보세요! 생각안했던 분도 보세요! [16] 로즈마리 2012.10.01 3776
110200 제머리 직접 자르기 꼭 해보세요 [10] therefore 2011.05.17 3776
110199 [바낭] 취미생활, 일본식 가정식, 바낭에 곁들이는 짧은 식단 공개. [8] 벚꽃동산 2010.12.06 3776
110198 쇼퍼홀릭 결말 맘에 드시나요? [3] 림보 2010.09.20 3776
110197 [본격 나라망신 개그] MB정부,北에 쌀 대신 햇반 지원 검토 [32] 룽게 2010.09.14 3776
110196 구미호 첫 회. [89] mithrandir 2010.07.05 3776
110195 호날두와 마르셀로 즐거웠던 한 때 [1] 에이브릴 2012.09.03 3776
110194 [바낭] 반곱슬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16] 요싱 2015.02.27 3775
110193 저는 노홍철 찍을래요. [4] 달빛처럼 2014.05.03 3775
110192 [피가 거꾸로 솟음 주의] 아오 이런 싸이코가 다 있나 [3] 데메킨 2014.04.21 3775
110191 현빈이 금방 제대한다는데 [15] 가끔영화 2012.11.16 3775
110190 커피머신 청소 하는 거 보니 으으... [8] 나나당당 2014.02.26 3775
110189 요즘 그렸던 펜 드로잉들... [15] 낭랑 2012.08.15 3775
110188 핫토이 캣우먼 [4] DJUNA 2012.08.05 377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