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종일 그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네요. 짝지를 고르는 일은 정말 어렵구나라는거요.

예쁘고 머리도 좋고 능력도 좋은 아가씨가 남자관계 때문에 세상을 떴으니까요.

전적으로 그 남자의 잘못이다  할 수는 없지만, 그 관계 때문에 목숨을 잃은건 맞다고 봅니다.  

 

여기저기서 하루가 멀다하고 목도하는 건 괜찮은 남자 혹은 여자가 좋지 못한 상대방 때문에 인생의 한 부분을 낭비하는 일이에요.

 

어떤 남자분은 예쁜 여성과 결혼했으나, 거짓말과 염치없음으로 인해 2억 5천을 손해보았데요.

어떤 여자분은 한달에 3~4번은 손찌검을 하는 남자와 결혼했는데 연애때는 몰랐다네요.

이상합니다. 어째서 신혼여행 다녀와서 일주일만에 아내를 때리는 남자를 몰라봤을까요.

 

대체 어떻게 하면 사지 멀쩡함과 동시에 정신세계도 아름다운 짝을 고를 수 있으려나요?

 

천년을 이어져 내려오는 미스테리 같습니다.

 

 

저 연애때가 생각납니다.

남편이 남자친구 였을 때 전 이 동네에서 학교 다니며 홀로 지내고 있었어요.

부모님은 지방에 일하러 가셨고, 오빠는 지방에 대학교를 다니느라 자취중이었지요.

 

지금도 생각나는데 사귄지 얼마 안되었을 때 남편이 집에 사들고 온 세 가지 물건이 있었어요.

하마가 그려진 쓰레기통, 제습재, 쌀 10키로짜리 한푸대.

쓰레기통은 없는거 같아서, 제습재는 습기가 많은거 같아서, 쌀은 밥 굶지 말라구요.

엄마가 집에 오셨는데, 못보던 쓰레기통이 뭐냐고 물었을 때 남자친구가 사주었노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고개만 끄덕이고 아무 말 안하셨지요.

그 후로 또 집에 오셨는데, 집에 자두가 가득든 까만 봉지를 보시곤 생전 과일 안사던 니가 왠일이냐고 물었습니다.

그것도 남자친구가 사온거라 말했더니 엄마는 가만히 봉지를 보시다가 그러셨어요.

걔는 마음이 따뜻한 애인가보다. 너 먹으라고 이런 것도 사오고.

 

3년이 지난 뒤에 남편이 결혼시켜달라고 하자 엄마는 역시나 아무말씀 안하시고 그래라 하셨습니다.

 

지금도 남편이 못나게 굴면 그 하마 쓰레기통하고 자두 봉다리를 떠올립니다. 그러면 원망섞인 마음이 살포시 가라앉아요.  

그래서 저는 제가 잘 골랐다고 믿습니다.

혼자 지내는데 너무 아플때, 기침이 나서 밤새도록 잠을 못이루는 제 옆을 지키다가 결국 못 참고 역 앞에 편의점에서 보리차를 사다 약을 먹이고

잠들 때까지 등을 쓸어주던 남자가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지 않을거라 생각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별 생각없이 쓰다보니 재수없는 글이 된거 같네요;

재수털린분들 죄송합니다. 근데 오늘 온통 이 생각 뿐이에요.

 

 

다들 좋은 짝 만나시길 오밤중에 바라봅니다.

어휴...오늘은 쉽게 잠들지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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