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30 20:25
호러팬들에게 적극 추천드립니다.
일단 장르는 귀신들린 집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이제 막 미국으로 밀입국한 멕시칸 아가씨이구요.
봉제공장 같은데 막 취직해서 노동력 착취는 기본으로 당하고, 장기투숙할 제대로 말끔한 숙소들은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해서, 결국 머물게 된 곳이 저 집.
신분증은 필요없고 한달치 월세 선불로 내면 된대서, 가진돈의 상당부분을 내고나니, 막상 집이 이상하고 무서워도 방도 못빼고... 이를 어쪄
1시간 27분짜리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드라마와 호러가 밀접하게 서로 얽혀 시간 낭비없이 끝까지 쭈욱 달려갑니다. (마이크 플래너건! 보고 있는가?)
드라마 빌드업한다고 중후반까지 자신이 호러쟝르 영화임을 잊는 만행을 저지르지도 않고 (마이크 플래너건! 보고 있는가?)
호러영화의 포인트는 주인공에 감정이입임을 잘 알고 있으며
호러 감각과 타이밍이 상당히 좋아서 계속 무섭습니다.
특히 마지막 끝판왕 괴물의 디자인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여기서 아름답다함은 예를 들어 '판의 미로'의 눈알이 손바닥에 있는 괴물이나 '에일리언'의 그 흉칙한 아름다움입니다.
2021.09.30 20:47
2021.09.30 21:06
저도 리추얼 숲속에서 있다 를 무지 좋아합니다. 영화 초반에 뉴스 듣는 장면에서 '스웨덴 삼림에서 실종된 영국남자 네명 ' 언급에 절로 웃음이.
근데 마지막에 남주는 살아남은 걸로 기억하는데, 4년이 지난 지금도 실종이면 흠...
여태 그랬듯 로이배티님의 리뷰 기다리겠습니다.
2021.09.30 22:00
오 이게 좋게 들리는데요.
플래나간 특유의 질척거림, 빌드업 길게 하는 것, 호러를 다 개연성있게 친절하게 설명하려는 듯 한 태도를 싫어하는 편이라 이번 신작도 한 보지만 이건 끌립니다. 플래나간은 사람 이름부터가 너무 상투적이고 포스가 없다고 생각해요.
2021.10.01 06:29
제가 글재주가 없는데도, 끌리신다니, 일단 영업성공한걸로 :) 감사합니다.
플래너건 감독은 스티븐 킹의 안좋은 면만 그대로 받아들인것 같습니다. 중단편들은 호러 소설의 정수들인데 (호러의 리듬과 인간의 감정을 선명하고 간결하게 들어내는 점에서) 장편만 넘어가면 사족이 늘어나고 이야기들이 축축 처져요. 예를 들면 소설 'It' 만 해도 성인들 파트가 늘어지고 불필요하게 길어요.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는 아이디어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계속 왔다리 갔다리 하는데 (플래너건 듣고 있는가? 주구장창 이런 테크닉만 써서 one trick pony 로만 보여! 이건 마치 쌍제이의 아무데나 주구장창 나오는 플레어 같습니다) 성인 파트 이야기들이 어린 시절 이야기에 비해 너무 쳐져서 밸런스가 안맞습니다
2021.10.01 13:04
2021.10.01 01:00
마침 방금 막 봤는데 글이 있네요 ㅎㅎ 두 소재를 효율적으로 잘 써먹은 것 같습니다. 빌런 포지션 배우가 너무 딱 그렇게 생겨가지고 무서웠어요. 몰입도 팍 되고 크리쳐 디자인 동감입니다.
2021.10.01 06:36
적극 동감합니다. 특히 그 빌런의 등치가 물론 엄청 크기도 하지만 카메라 앵글도 그 대비를 강조하게 잡아서, 육체적 물리적으로 희생 당하는 여자들의 도망칠 여지가 없는 무력감이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보면서 싸워서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어보여, 그게 더 호러 였어요.
괴물 참 아름답죠? 잘은 모르지만 마야나 아즈텍 문명의 디자인이 반영된거 같아요
2021.10.01 11:38
어제 봤어요. 말씀대로 재밌게 잘 봤습니다. 전작도 그랬듯이 알뜰하면서 알차게, 그리고 그 와중에 개성 확실하게 만든 소품이더라구요.
'리추얼'의 그 분도 그랬는데 이 영화의 크리쳐도 확실하면서도 강렬하게 개성있게, 그리고 멋지게(?) 뽑아내는 걸 보면 감독님 미적 감각이 남다르신 것 같아요.
2021.10.01 12:37
감독님은 다른 사람인걸로 알고 있어요. 제작사랑 원작자만 같은 걸로 알아요.
빨랑 리뷰 써주십쇼 :)
안 그래도 이거 오늘 보려고 어제 앞부분 살짝 재생해놓고 껐어요.
'리추얼: 숲속에 있다'를 좋게 봤는데 그게 나름 입소문이 난 영화였는지 그거 만든 사람이라고 넷플릭스가 친절하게 홍보해줘서. ㅋㅋ
마침 딱 이런 글도 접했으니 애들 재우고 고민 없이 바로 재생하면 되겠네요. 소감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