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듀게의 대세는 조까인가요?

2019.10.05 13:03

룽게 조회 수:1580

조커 보고 왔습니다.

개봉 전 첫 예고편이 나왔을 때 부터의 기대가 베니스 영화제 수상소식으로 절정에 달하면서  혹시 깡통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는데

영화 시작 30분 부터 그 불안이 맞아 떨어지기 시작하더군요.

물론 많은 분들이 극찬하는 와킨 피닉스의 연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히스레저의 조커가 지워지지는 않겠지만  비교 당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자레드 레토의 조커는 그냥 DC역사에서 없는걸로 취급합시다. 우리 그럽시다.

근데 이 영화의 뛰어난 점도 피닉스 때문이고 문제도 피닉스 때문입니다. 워낙 압도적이다보니 감독이 피닉스에게 모든 것을 맡겨 놓고 태업을 벌인 결과에요.

마치 송강호가 화면을 쳐다보기만 해도 미장센이 저절로 생겨나는 괴이한 효과 때문에 감독이 제 할일을 안 하던 수많은 사례들이 떠오릅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타이틀이 조커인데도 다른 제목을 붙여놔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영화입니다.

한마디로 꼭 '조커'가 주인공일 필요가 없는 영화가 되었어요. 배경이 고담일 필요도 없고 토마스 웨인과 브루스웨인이 등장할 필요도 없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조커]는 그의 반쪽이자 달링, 그를 완벽하게 해주는 배트맨이 없으면 그냥 광대분장을 한 미치광이 살인자일 뿐이에요.

이거 꼭 조커일 필요가 있습니까? 페니 와이즈여도 상관 없잖아요? 

물론 배트맨이 등장하지 않는 조커 영화를 만들겠다던 야심은 응원할 만 했어요.

하지만 그 야심을 뒷받침 할 만한 실력이 없었다는게 문제였어요.

마치 제 페친의 타임라인에서 읽은 경험담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인테리어, 깔금하게 정돈된 주방과 식기, 친절한 사장님, 괜찮은 가격이 모두 갖춰진 음식점에 들어가 비빔밥을 시켰는데

맛없게 만들기도 힘든 비빔밥이 맛이 없는 상태로 나오는 경험과 같습니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폭력이 스크린 밖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서 벌어지는 걱정들이나  여러가지 할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냥 감상은 여기까지만 써야겠네요.

클라이막스의 '그 장면'에서 옆자리에 앉은 제 몸의 두배 정도 되는 청년이 팝콘통을 뒤집어 남은 팝콘을 후루루루룩촵촵쩝쩝콰삭삭삭아촵촵촵 입안에 털어넣으실때는 정말 조커에게 빙의 할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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