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여러 성격의 덕후들이 각자 다른 이유로 함께 프로즌을 파고 있지만 (거기에 저도 추가...)

실제 일상생활에선 프로즌 덕후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직장 동료들은 뻔하다, 개연성이 없다..라며 까거나, 친한 친구마저 재미는 있지만 열광할만한 이유는 모르겠다고 하죠.

(아, 덕질은 참으로 외롭습니다.)

 

이미 이곡을 많이들 들어보셨겠지만, 수정 전 스토리에서는 안나 엘사가 갈등이 심했다고 합니다.

그 대표곡인 Life's too short입니다.

 

 

 

보통 많이 지적하는게, 개연성!!!

자매사이는 아니지만 저도 동생이 있는데, 이 곡이 훨씬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은 확실히 해요.

사실 이유도 말 안해주고 그냥 십년간 자기를 외면하는 언니를 쪼르르 따라다니며

문열어줘 같이놀자 끝없이 들이대는 언니 바보에 초긍정 안나가 쉽게 이해는 안 되죠.

아주 어릴때부터의 성장 과정에서 십여년간 쌓여 형성된 관계는 사실 거의 바뀌기 힘들잖아요.

그런데도 둘은 나중에 다시 만나서도,

안나는 다 잘될거라고 자기가 있어주겠다고 적극 나서며 설득하고,

실수지만 엘사는 그냥 안나 심장에 얼음을 박았고 보호하겠다며 또다시 밀어내고 끝나죠.

이 과정에서 별다른 확실한 이해의 기회가 마련되지 않는데도 또 다시 만났을 때 안나는 엘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죠.

 

아 이런 언니 바보가 또 어딨을까요! 물론 엘사도 끔찍한 동생 바보입니다만.

 

원래 스토리대로 됐어도 좋았겠다는 사람들의 반응도 많이 봤어요.

저 곡이 좋은데, 스토리는 바뀌었어도 갈등과 이해를 좀 더 그려줬으면 훨씬 현실적이지 않았겠냐.. 뭐 이런 반응도 많았고요.

만약 그랬다면 어땠을까요?ㅎㅎ 어떻게 생각하세요?

 

음.. 저는 어차피 디즈니니 결말은 무조건 해피엔딩이었을거 같고, 아마 지금이랑 같지 않았나 싶네요. 누군가의 희생.

컴플렉스를 가진 안나와 다크다크한 강멘탈 엘사가 저렇게 소리지르며 잡아먹을듯이(?) 대판 싸우는 건

주변 어디에서도, 그리고 집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그저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심심한' 자매 혹은 남매 지간이 되잖아요.

그래놓고 후반부에 들어선 서로를 이해하며 Life's too short reprise를 부르면서 화해하고 서로를 위해 희생을 한다!

역시 그 켜켜이 묵었다가 마침내 폭발한 갈등이 이해로 녹아가는 과정을 두시간 이내에 얼마나 설득력있게 그려줄지 일단 그것이 의문이며,

만약 그렇다고 해도, 스토리가 잘 짜여졌고 납득도 잘 되고 개연성도 있는데 왠지 진부한 또 하나의 디즈니 애니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마치 제가 라푼젤이 분명 재미는 있는데, 이상하게 별 매력을 못느끼겠다고 생각하듯이 말이죠.

 

결론은, 그냥 다소 판타지스럽다고는 해도... 저는 그냥 둘의 '원래부터 그냥 언니/동생 바보인' 설정이 좋습니다.

안나는 문법도 잘 모르는 무식한; 공주님인데다가 (beautifuller라니!!!) 첨본 남자를 트루 러브라며 데려오지만

초긍정에 귀염터지는 지독한 언니 바보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고

착해빠진 엘사는, 원전 5기 파워와 생명창조 능력은 물론 미모까지 가졌음에도 찌질한 쿠크멘탈에 엄청난 동생 바보로서,

눈물나는 자매로 그려진 지금이 캐릭터 매력으로 치면 가장 (팬심 자극에) 이상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프로즌은 해답지처럼 이 사람과 이들의 관계는 이러이러하고 이렇게 풀어간다고 촘촘히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전달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의외로 곱씹을수록 무겁고 완벽해요. 이 영화의 매력을 스스로 증명해보려고 생각할수록

마치 1+1이 왜 2인지 증명해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또 이걸 다양하게 얽어서 해석해내는 다른 팬들의 분석을 읽는 것도 큰 재미고요.

여러분들은 어떤 스토리가 좋으신가요.

 

-물론 팬심에 이미 눈이 먼 덕후 시각으로 쓴 개인 취향임을 밝혀드립니다. 깊이감 따윈 없지요ㅎㅎ

-후속편을 극구 반대했는데, 팬질을 하다보니 이들을 영상물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다는걸 깨닫고 점차 갈망하게 됐어요.

대신 그때도 엘사는 연애질따윈 안했음 좋겠군요. 그 후 이야기 정도로 꼭 다시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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