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조양, 낙조)

2019.09.17 07:03

안유미 조회 수:537


 1.'날이 밝아올 때까지'밖에서 어정거리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여름을 싫어하죠. 새벽 5시만 좀 넘어도 날이 밝아 오니까요. 그 시간에 강남에 밖에 있으면 출근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하죠.


 일종의 가림막이 되어주는 어둠이 걷히고 날이 밝아버리면 허무한 기분이 들어요. 같이 있던 호스티스들도 밝아오는 새벽볕을 받으면 어서 무대에서 퇴장해야 할 우울한 광대처럼 보이곤 하죠. 이 시간과 장소에 있지 말아야 할 광대 말이죠. 그렇게 화려해 보이던 옷도 화장도 액세서리도, 깔끔하게 입고 출근하는 사람들 틈에 섞여 있으면 화려함은 보이지 않고 우스꽝스럽고 슬픈 광대의 차림 같거든요. 그래서 조양이 늦게 찾아오는 겨울이 좋아요. 


 

 2.저녁도 그래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녁에는 피트니스에서 시간을 때우며 창문으로 밖을 흘끔거리곤 해요. 언제 해가 지나 기다리면서 말이죠.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나가서 식사를 하거나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을 만나러 가든 술을 마시러 가든 해가 진 뒤에 나서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낙조가 일찍 시작되는 겨울이 좋아요.



 3.그렇다고 해서 대낮을 싫어하거나 하는 건 아니예요. 어제 썼듯이 일하는 시간은 막상 괜찮지만 일하기 직전까지는 일하기가 죽도록 싫은 것과 비슷해요. 밝은 게 싫은 건 아니지만 어두움에서 밝음으로 전화되는 그 순간이 싫은거죠. 아예 대낮에는 잘 돌아다니는 편이예요.


 그래도 역시 밤이 좋지만요. 낙조가 시작되면 이제 곧 밤이 된다는 사실에 두근거리곤 해요. 뭐 대단한 스케줄이 없어도, 그냥 밤이 된다는 사실만으로도요.



 4.휴.



 5.휴우...짜장면이 먹고 싶네요. 그냥 짜장면이 아니라 엄청난 고수가 볶아낸, 야채 하나하나가 아삭아삭 씹히는 짜장면 말이죠. 하지만 오늘은 무리겠죠. 9시까지 깨어있어야 하고 일을 하면 잠 좀 자야 하니까요. 이따가 일어나서 적당한 짜장면을 먹으러 가야겠어요.



 6.누워서 자면 도저히 못일어날 것 같고, 아예 안 자면 이따가 꾸벅꾸벅 졸 것 같네요. 책상에 엎드려서 조금 자는 게 제일 나을 거 같아요.



 7.밤에는 모든 것이 마련된 것 같지만 없는 게 한가지 있어요. 맛집이죠. 그야 24시간 여는 고깃집이나 식당 중에 괜찮은 식당도 있지만 '24시간 영업하는 식당 치고는 괜찮은 식당'은 '낮에만 여는 식당들 중 좋은 식당'보다는 훨씬 뒤떨어지니까요.


 심심하네요...내일은 맛집에 가고싶네요. 호경전 아니면 닭갈비 아니면 맥도날드 뭐 그런곳이요. 점심에 번개나 올 분 있으면 쪽지주세요. 강남 강북 강서 중 어디든 갈수있어요. 중구랑 강동만 빼고요. 규자카야도 가고 싶고 부처스키친도 가고 싶고. 사람수에 따라 n분하죠.


 막 새로운 곳도 가보고 싶네요. 신세계 본점 지하푸드코드나 고메 494나 그런곳이요. 이렇게 쓰면 '고작 그런 프랜차이즈가 새로운 곳인 거야?'라고 누군가는 빈정거리겠지만...정말 아는 곳이 없어요. 낮에 하는 가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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