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1 13:05
어제 아내와 함께 우리 동네 아이맥스관에서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는 '인셉션'을 보고 왔습니다.
분명히 좋은 영화라 확신해서 아내도 만족하리라 믿었지만 제 오산이었죠.
저는 정신없이 복잡한 영화의 내용과 줄거리를 따라가느라, 옆의 아내한테 신경쓰느라 온전히
영화를 즐기지 못하고 극장을 나서야 했습니다.
영화는 분명 '물건'이었고 다시 봐야만 되겠다는(전 좀처럼 한번 본 영화는 아무리 영화가 훌륭해도
다시 보지 않게 되는 게으름이 있습니다) 생각이 들었지만 아내는 저도 잘 이해가 안 가고 대사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내용들을 수시로 물어봤고 저는 아는 대로 짐작하는 대로 힌트주기에 바빴습니다.
아내 왈, 어떻게 이런 영화에 날 끌고 와? 전 미안해하면서 이렇게 댓구했죠. 애들 안 데리고 온 것만해도 다행이지.
참고로 아내는 영화를 그리 즐겨보지도 않고 보더라도 좀 엽기적이고 잔인한 영화를 즐기는 그런 비범치 않는 취향을 갖고 있죠.
'인셉션'은 분명 아주 잘 '만든' 영화이지만 감성적인 감동을 준다든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든지
하는 류의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주 색다른 영화적인 체험과 사고의 극단을 달리게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영화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끝으로 저는 미국 중서부 시골 동네에서 점심 때 봤는데, 마지막 장면에서는 사람들이 허탈한 웃음과 함께
탄식을 뱉어내더군요. 박수는 아무도 안 쳤습니다. 두 시간 반 동안의 힘겨운 정신노동에 다들 지친 탓이겠죠.
p.s. 앞으로 제 아이디는 가장 최근에 본 인상깊은 영화의 제목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아무도 신경 안 쓰시겠지만 참고로 그동안의 제 아이디는 '아이다호->WayToGo->AVATAR->인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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