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5 12:10
지난 한달만큼 청년이란 단어가 이렇게도 많이, 이렇게도 고귀하게 쓰였던 때가 또 있었나? 갑자기 모두가 청년을 자처하고 청년의 좌절감을 공감하라고 울부짖는다. 30대의 야당 정치인도 자신의 직위를 다 버리고 '청년'으로서 연단에 서고 메이저 언론의 기자도 간담회에서 자신을 '청년'이라 소개한다. 구의역에서,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20대 비정규직 직원이 사망했을때 이렇게 청년을 외쳤었나? 싶다. 도대체 그들은 왜 지금 청년이 되고 싶은것일까?
누구는 소위 진보 스피커들이 진영논리로 청년의 박탈감과 분노를 폄하하고 무딘 프레임으로 청년들을 재단한다고 한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근데 이거 예전에 많이 들어본 말 아닌가? 이거 이른바 '젠더 이슈' 때 '페미 빠는 문재앙 지지 철회한 여혐 한남'들이 툴툴댄 말이지 않나? 그들만큼 '공정'을 목놓아 외친 사람들이 있었나? 그럼 하필이면 여혐 쩔은 일베들은 그때 다 빠져나가고 이번엔 '진짜 청년'들의 믿을수 있는 '숭고한 분노' 만이 남아있기라도 한건가? 도대체 지금 '청년', '청년'을 외치는 건 누구인까? 진짜 청년이기나 한가? 왜 하필 지금의 청년이 중요하고 지금 청년의 분노에 막 공감하게 된건가?
예전에 조중동이 댄디보수 빨아대는거 보고 참 애쓴다 싶었는데 지금 SKY 학생들의 자괴감에 사람들이 이리도 공감하는 모습들을 보니 확실히 얘들은 사람들의 욕망을 귀신같이 아는구나 무릎을 치게 된다. 분노와 박탈감에도 학벌 인센티브가 존재하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