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8 15:23
양쪽 창을 열어 놔서 베란다에 놔둔 감자를 박스에서 꺼내는데 바람이 많이 들어오네요. 바람 막 부는 중에 감자를 꺼내자니 생각나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람과 감자만으로 떠오르는 영화 있으실까요. 바람이 영화 내내 배경으로 중요하게 쓰입니다. 무슨 영화게요? 저는 극장에서 이 영화의 도입부를 보며 약간 충격 먹었습니다. 이런 영화도 있구나, 라는.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예수'를 샀습니다. 오늘 주문했으니 내일 받겠습니다. 예전에 사려고 보니 절판되었고 이후엔 잊고 있었는데 지난 달에 가톨릭출판사에서 다시 나와서 언제 봐도 보겠지 싶어서 샀습니다. 원래 제목은 종로서적에서 나왔던 '예수의 생애'가 맞는데 왜 바꾸었을까요. '예수'라니 더욱 막연한데 말입니다.
더해서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을 주문했습니다. 지금 읽으면 어떤 느낌이 올지가 궁금해서요. 더 잘 이해가 되고 놓쳤던 부분이 보일지 아니면 이제는 심드렁해진 채로 거리감이 느껴질지, 이런 것이 좀 궁금했습니다. 저에게는 심설당에서 나온 반성완 역의 이 책이 있습니다. 하지만 글자가 넘 작고 인쇄 상태가 흐려져서 읽기는 어려워요. 산 지가 수십 년 전이라. 지금 인터넷 서점에 있는 절판되었다는 판본보다 이전 것을 갖고 있습니다. 심설당은 초기에 문학이론서를 좀 내다가 접고 음악 쪽 책으로 전문화 된 것 같네요.
문예출판사 것도 2007년 책이라 읽기가 좋을지 모르겠어요. 요즘도 비평공부하시는 분들은 읽으실 거고 수요가 꾸준하면 쇄를 거듭하며 손질도 좀 해왔지 않을까 믿고 싶습니다. 아니다, 이제 원서로 읽지 않을까? 예전에는 루카치가 김윤식 교수의 소개 영향도 있었고 문학 비평서 자체의 인기가 있어서 우리말 번역서를 비평 전공이 아닌 저같은 대학생들도 읽고 그랬지만 요즘은 그렇지가 않지요. 대학원 전공자 등 읽어야 할 사람들은 원서로 많이 읽을 것 같기도 합니다.
가지고 있는 이 책을 보니 대학 때 낑낑대며 읽던 흔적이 남아 있네요. 인터넷 이전 시대, 시, 소설, 비평 등이 큰 힘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던 시기였어요. 이래저래 저에게는 추억의 책 비슷한 면이 있어서 새로 구입합니다.
사실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소설을 사놓고 읽지 않아서 '예수'를 주문한 김에 책장 한 켠에서 주무시던 분을 내려왔습니다.
'테레즈 데케루' 이제 읽어 보려고요.
체지방 체중계를 사서 아침마다 재고 있습니다. 이게 정확하지가 않은 거 같아요. 체중이 몇몇 그램 더 나가는 날은 체지방, 내장지방이 살짝 줄어 드는데, 이 부분은 납득이 됩니다. 몸무게 대비한 계산일 테니까요. 근데 어느 날 아침에 어제보다 체지방, 내장지방이 별 이유없이 많이 나와서 다시 재면서 힘을 줘서 배를 좀 들여 보냈더니 수치가 좋은 쪽으로 떨어졌습니다. 음... 그렇게 정확하지 않은 방법인 듯한데 아마도 제 몸의 실루엣 영향을 많이 받는 모양이네요? 작은 변화에 일희일비 말고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 정도로 참조해야겠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체중은 빠진 상태 유지인데 그다지 눈에 띄는 개선은 없어요. 그래서 아직 탄수화물 주의 중이고 빵을 거의 안 먹고(한 번 먹음) 있습니다. 6,7주 정도 된 거 같네요. 하지만 조만간 다가오는 저의 생일엔 그냥 좋아하는 베이커리에 가서 막 사담을 생각입니다. 왜냐, 생일이니까요!
2023.08.08 15:45
2023.08.08 16:14
흐흐 '보리밭에 - '는 땡입니다.
'밤의 종말'도 집에 있으니 이어 읽기는 이 책 보고나서 결정하겠습니다.
펭귄클래식 2011년에 나온 이 책은 조은경이란 분이 번역했어요. 서점에 나온 소개는 아래와 같은데 학부에서 영문학, 불문학 전공 대학원 한불과 전공자라고 책에 적혀 있어요. 근데 아래 소개가 좀 그렇습니다. 아이들 책도 아닌데 두 줄 소개에 왜 저 말을 넣었을꼬..
<연세대학교 유럽어문학부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이 책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전달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번역했습니다. 옮긴 책으로 <이것이 수학이다!> 등이 있습니다.>
2023.08.08 17:21
2023.08.08 17:50
ㅎㅎㅎ
2023.08.09 10:31
전 못 본 영화에요;;;;;;;
2023.08.09 10:45
네...극장에서 보신 분이라면 잊기가 힘든 영화라고 생각해요.
2023.08.08 22:24
루카치는 1980년대 중반부터 인기있었어요. 저도 문학잡지 등에서 많이 읽었고 책도 여러권 샀던 기억이 나네요. 아. 스터디도 했어요! 내용은 기억이 '전혀' 안나요. 영화 잡지에 제가 소속된 '영화 써클'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루카치의 "별이... 아름다운가." 이런 구절로 시작했던 기억이 있네요. 아. 창피해요. 빵에 관한 팁을 드릴게요. 베이커리 '아티제'는 꽤 괜찮은데요. PAYCO라는 앱을 만들고 카드를 등록하시면 거의 모든 빵과 아메리카노, 라떼가 30% 할인되요. 저녁 6시부터는 마감할인이라고 샌드위치와 페이코 할인에서 제외되는 일부품목도 30% 할인되요. 전 신경 안쓰니까 '잘 먹어도' 체중이 감소하던데요. 도움이 안된다고 하는데 걷는 것도 제게는 큰 운동이더라고요 :)
2023.08.09 10:34
그렇죠. 문예지 좀 보는 친구들이라면 다 아는 그 이름 루카치입니다. 옮기신 그 구절이 김윤식 교수가 자신의 책에 인용해서 널리 알려진 것도 있고요. 지금은 어떤지 제가 정보가 없지만 별로 안 읽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마르크스주의 문예이론가니까 유행이 지났달까...그것만으로 루카치를 정의할 수는 없지만요. 사실 고인이 되신 김윤식 교수의 책은 좀 읽었으나 루카치는 이 책만 읽었을 뿐 어렵기도 하고 저도 잘 모릅니다.ㅎ
아티제는 마켓컬리를 통해 먹어보긴 했는데 매장이 수도권에 많이 있잖아요. 제가 남쪽 지방 사람이라... 빵맛 아는 지방 사람의 박탈감이 큽니다.ㅠㅠ
2023.08.09 00:44
바람과 감자라니. 정말 완벽하게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ㅋㅋㅋ
가정용 체지방 체중계는 말씀대로 그냥 가볍게 참고하면서 건강 관리하는 기분(...) 내는 게 주목적인 아이템 같더라구요. 제대로 하려면 병원 가서 돈 내고 해야한다는 얘길 어디선가 바람결에 들었는데... 어차피 전 안 샀기 때문에 확실하진 않습니다. 하하;
나름 식습관을 아주 조금만 개선해서 체중은 몇 달간 많이 정상화를 향해 가고 있는데, 여전히 세상엔 먹고픈 게 너무 많아서 힘이 드네요.
원래 이때쯤이면 정상화 완료하는 걸 꿈꾸고 있었는데, 걍 올해 안에만 어떻게든... 으로 바꿨어요. 비겁하지만 그래도 가급적이면 좀 천천히 가더라도 인생은 즐겁게! 라는 비겁한 변명을 해 봅니다. ㅋㅋㅋ
2023.08.09 10:44
oldies 님이 답을 보여 주셨어요. 벨라 타르의 '토리노의 말'입니다. 이 영화가 아마 일반 극장 개봉을 안 했지 싶습니다. 저는 영화의 전당에서 무슨 프로그램할 때 봤는데 전주영화제에서 틀었다는 거 같습니다. 집에서 보면 큰 감흥이 안 나고요, 잠들기도 좋습니다. 반드시 극장에서 소리의 효과와 더불어 봐야하는 영화입니다. 기억해 두셨다가 기회가 되실 때 함 보시길 추천할게요.
체지방 체중계의 존재 자체, 매일 재 본다, 라는 거 자체가 압박감을 주기 땜에 헛돈 쓴 건 아닌데 말씀대로 수치는 가벼운 참고용인 거 같습니다.
오십 넘어가면 관리하기 힘들고 버거워지니까 미리미리 천천히 슬금슬금 하시길 빕니다.ㅎㅎ
2023.08.09 11:46
벨라 타르의 <토리노의 말>의 그 '바람'은 헬기를 띄워 만들었다고해요. 제가 읽은 글에는 아홉대였다는데 지금은 못찾겠네요.
벨라 타르의 다른 영화 두편 <런던에서 온 사나이>와 열시간 쯤 하는 영화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보았어요.
저는 '예술 영화' 보도록 '훈련'된 사람인데 난이도 극상이어요. 특히 후자는 감독이 화장실도 못가게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실재로는 세번 쉬었고 오후 한시에 시작했는데 열시 쯤 끝나더라고요. 눈은 쾡했고요. 이동진님의 해설도 제게는 도움이 안됐어요.
<토리노의 말> 리뷰여요. '씨네21'에 20자 평 쓰시는 분의 글이어요.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토리노의 말’ | 서울신문 (seoul.co.kr)
2023.08.09 12:01
개봉한 영화였군요. 헬기를 띄운 바람이라 ㅎㅎ 듣고 보니 그 바람이 이해가 되고 그럴 듯합니다. 저도 '런던에서 온 사나이'는 꼭 보고 싶어요. 조르주 심농도 좋아라 하거든요. '사탄 탱고'는 포기했고요.
옮겨 주신 기사도 잘 봤습니다.
2023.08.09 17:16
2023.08.09 15:06
2023.08.09 15:16
글은 본거 같은데 십년 전의 일이어서요. 제가 기억을 잘못하고 있는걸 수도 있어요.
분석과 영상 감사합니다.
2023.08.09 11:15
아!! 혹시 그 영화인가...? 했는데 제가 보지는 못해서 깅가밍가하고 있었어요. 괜히 아깝군요 ㅋㅋ
소설의 이론이라는 책이 꽤 궁금하군요. 소설 많이 읽으시는 thoma님에게는 더 재미있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저도 책 중에는 소설 책을 제일 많이 읽어서 언젠가는 읽어봐야할 것 같네요ㅋㅋ괜한 의무감에 혼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23.08.09 11:49
상영관이 보이면 꼭 보십시오!
책 두 권이 좀 전에 도착했어요. 둘 다 책 만듦새가 좋아요. '소설의 이론'은 밀리의 서재에 없으면 도서관에는 어디든 있을 것 같은데 빌려 보시다 좋으면 사 보시는 걸로.
바람과 감자 영화라... '보리밭에 부는 바람'이 제일 먼저 떠올랐지만 이 영화에 감자가 나오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저는 전채린이 번역한 '테레즈 데케루/밤의 종말'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테레즈 데케루'만으로는 이야기가 마무리되지 않은 느낌일 것 같아요. 번역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책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데 최근 소설 번역본은 표지에 역자 이름을 넣지 않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