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6 14:12
며칠 전 새벽기도를 나가다가 길을 쏜살같이 가로질러 가는 검은 형체를 발견했는데, 화단 밑에 숨어서는 제 모습을 살피더라구요.
알고보니 지난 태풍이 불었을 때 집을 잃고 헤매던 길냥이 새끼 두 마리가, 주변 이웃들이 화단 밑에 집을 만들어줘서 거기 살고 있던 거였어요.
참 신기한게, 고양이를 사람들이 보통 잘 안 좋아하잖아요.
근데도 이녀석들한테만큼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이들 학생들 할 것 없이 화단 옆으로 와서 고양이 지금 있나 하고 들여다 보고 가더군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는 소세지에, 고양이 사료까지 따로 먹는 이 녀석들은 배가 수시로 빵빵하고... ㅋ
아무리 귀여운 고양이 사진을 봐도 별 감흥은 없었는데, 이 두 녀석을 보고 곧장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다음 날로 고양이 장난감을 사갖고 이녀석들을 유혹하는 저를 발견....
아이폰이랑 캣닙을 양 손에 들고 묘기를 좀 부려 찍어봤습니다 ㅎㅎ;
이 녀석은 경계심이 많아서 가까이 잘 안 오는 녀석
까만 녀석이 성격이 훨씬 좋아요. 쪼그리고 앉아있으면 냉큼 무릎위로 올라와서 제 옷을 ㅡ.ㅡ 물어뜯으며 놉니다.
내려놓으려고 하면 싫다고 야옹거리고 ㅎ
캣닙 각축전 ?!
드디어!
와구
먹는 게 아니네?
전 얘가 더 좋은데 얘가 사진발이 잘 안 받아서.. ㅎㅎ;
보고 귀여워하는 건 좋지만 겨울이 다가오니 걱정이 많이 되더라구요.
줄무늬 있는 애가 피부병에 걸렸는지 털이 잘 빠지고, 까만 애도 좀 옮은 것 같구요.
좀 커져서 미워지게 되면 얘들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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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네에도 아깽이 오형제가 자라고 있는데 동네 사람들이 다들 사랑해줍니다.
하지만 역시 크고 나면 미움받겠지 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걱정이 들어요.
그 집 셋째랑 요기 까망이랑 비슷하게 생겼네요 (하얀신발 신은 것까지~)
p.s 전 오늘 아침 지각을 무릅쓰고 아깽이 3마리에게 소시지를 투척하고 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