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8 21:55
1) 오늘 애플 (apple) 지원 (support)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상담 중 상담사가 자꾸 말이 바뀌어서 "아까는 이러이러하게 얘기하지 않았냐, 왜 자꾸 말이 바뀌냐"는 말을 하면서 "어차피 녹음되고 있는데.."라고 했습니다.
제가 "녹음되고 있다"고 얘기한 것은,
애플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을 때 "직원 교육과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 (이) 통화가 녹음이 된다"는 것을 (사실 요새는 애플 뿐 아니라 모든 서비스센터에 전화할 때 나오는 멘트이죠..) 들었기 때문이고 제가 상담 내용을 녹음하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은 갤럭시 노트를 쓰지만 바로 며칠 전까지 아이폰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통화 녹음이 안되는 데 적응해 있어서 녹음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죠..)
그런데 이 상담사 반응이 놀라운 게,
" 애플 지원 서비스는 상담 중 녹취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담이 녹음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상담을 중단하고 바로 전화를 끊도록 되어 있다"면서 제게 녹음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더군요. 저는, "우리나라는 상호 간의 통화에 대한 녹취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그게 왜 문제가 되냐"라고 항변했지만, 상담사는 규정이 그렇게 되어 있다면서 계속 녹음을 중단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오기가 생긴 나머지 (사실 녹음은 하지 않고 있었지만) 녹음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자, 상담사가 reference number만 불러주고 바로 전화를 끊더군요..
2) 하도 황당해서 다시 애플 지원 서비스에 전화했는데 다른 상담사가 받길래,
아까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어이가 없어서 항의하려고 전화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제게 "지금 녹음하고 계신가요"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물론 이번에도 녹음하지 않고 있었지만) "내가 왜 녹음을 하는지 여부를 밝혀야 하느냐"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녹음을 하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애플 규정 상 끊을 수 밖에 없다고 하더니 정말 이번에도 reference number만 불러주고 바로 전화를 끊더군요..
2)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1. 아니, 우리 나라는 법적으로 통화 중 녹음이 허용되는 나라인데 (이에 대해서는 물론 찬반이 있을 수 있겠죠..) 대체 무슨 근거로 녹음이 확인되면 상담을 중단할 수 있는 것인지,
2. 고객과의 상담 내용이 고객에 의해서 녹음 당하는 것은 싫어하면서, 왜 애플 측은 고객과의 모든 상담 내용을 (고객의 동의 없이) 녹음하고 있는 것인지,
3. 그리고, 왜 고객이 녹음 여부에 대해서 알려야 하고, 이에 대해 대답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지 않으며, 녹음 여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무슨 근거로 상담을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지..
어쨌든, 애플의 짜증나는 행태를 접하고 하니 갤럭시 노트 10으로 잘 바꿨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휴일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든, 어디든 신고를 하려고 합니다.
2019.10.08 22:37
2019.10.09 07:58
2019.10.09 07:59
2019.10.09 11:29
저도 당분간은 여러 이유로 가급적 애플 제품 사용을 줄이려고 합니다. 사실 이 event와 관계 없이 업무에서의 불편함 때문에 노트북부터 macbook pro 15" > dell 13"로 바꾸고, 이후 phone도 galaxy note로 바꾸긴 했지만요.. ㅎ
2019.10.09 09:50
1) (규정이 불공정하지 않다고 해도) 규정 준수는 "녹음이 확인된 경우"에 중단을 요청하는 것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요? 2번째 상담사는 녹음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것을 disclose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담을 자의적으로 중단을 했지요.
2) 이해는 어느 정도 갑니다만, (모든 고객과의 모든 상담 내용을 역시 고지만 하고) 자동적으로 녹음을 하는 애플 측에서 그럴 가능성을 우려해서 고객에 의한 녹음은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죠.. 일단 애플이 사전에 모든 상담 내용을 녹음한다고 고지하고 있는 마당에 자의적으로 편집해서 굳이 문제를 일으킬 고객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고,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애플 역시 녹음 내용을 가지고 있기에 충분히 어렵지 않게 대응할 수 있겠고요.. 또한, 같은 논리라면 거꾸로 고객 역시 녹음된 내용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 애플에 의한 자의적 편집에 대응할 방법도 없기 때문에 불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개인이 그런 미친 짓을 할 수는 있어도 애플이라는 대기업은 그런 미친 짓을 하지 않는다..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글쎄요.. 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2019.10.09 10:42
미국에서부터 쓰던 애플 내규를 기계적으로 한국에도 적용하는 것 아닐까요ㅎ
애플도 그렇고 마이크로소프트도 그렇고 미국 대기업의 고객대응이, 예전보다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지만, 바로 피드백이 오는 국내기업과 비교하면 상담 인력도 비전문적이고 결과도 굉장히 불만족스러운 게 사실입니다ㅎ
그런데 애플 광팬이 그렇게 많음에도 꾸준하게 한국이 아이폰 일차출시국에서 제외되는 걸 보면 한국 고객의 불만사항이 애플 내규에 적용이 될만한 여지는 별로 없을 것 같고요ㅎ
2019.10.09 11:22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국은 통화 녹음이 허용되지 않으니 미국 내규가 그대로 바뀌지 않은채로 들어온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애플 지원 서비스는 그동안 여러모로 좋게 생각했었는데 (늦은 시간까지도 전화 통화가 가능하고, 심지어 휴일이라도 미국 애플 서비스와 전화 또는 채팅으로 해결할 수도 있어서요..), 직급이 낮은 직원이랑 상담할수록 미국 기업 특유의 유연성 없고 꽉 막힌 대응이 좀 짜증날 때가 많습니다. ㅎ
현행법에서 당사자간 통화 녹음이 불법은 아닌건 맞지만, 그와 별개로 기업의 서비스 이용약관은 다를수 있겠죠.
그게 불공정약관이냐 아니냐에 대해선 판단이 필요할거구요.
고객이 녹음하고 있는지 여부를 먼저 애플이 물어볼일은 거의 없을것 같으나, 이 경우 이미 스스로 나 녹음중임. 이라고 밝히신거 아닌가요? 그러면 그 고객이 다시 연락해오는 경우에는 기업입장에선 물어볼수밖에 없겠죠. 규정을 준수하려면요.
아마 고객쪽에서 녹음본을 가지고 있는 경우, 해당 녹음본을 고객쪽에만 유리하게 편집하여 유포할 가능성을 우려해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있던 일입니다. 전화를 걸어서 먼저 욕을 하고는 듣다못한 상대가 맞대응을 했더니 본인이 먼저 욕한건 잘라내고 한쪽에서만 욕한걸로 조작해서 문제를 제기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