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해외에 있는 회사이며 저는 일주일에 사흘 출근하고 있답니다.

영미권의 나라인데 어디인지는 말 안할래요. 나중에 알게 되실 수도 있지만.


하여간 한인직원이 저 혼자인 회사는 저로서는 처음 다니는 거랍니다.


지난번에는 직원 교육이 있어서 참석했어요. 끝나고 일본 레스토랑에 예약을 했다길래

교육 중간에 있는 모닝티 타임을 그냥 지나칠까 했어요.

사실은 모닝티 테이블이 화려했어요.스콘에, 초코 머드케익에 코코넛 비스킷, 타르트들이 한 쟁반 가득.

또 한 쟁반에는 멜론, 딸기, 사과 키위 등이 먹기 좋게 썰어져 가득 담겨 있었죠.


그러나 저는 일본 레스토랑에 가서 스시, 사시미를 먹으리라 생각하며

흥, 모닝티 따위. 하고 그저 홍차에 컵케익을 반만 먹었답니다.

과일 조금 하구요.


교육이 끝나고 일본 레스토랑에 가서 벤토 정식을 시키며 흡족했죠.

다들 10달러 정도로 시키는데 저 혼자 18달러 정도 특별 벤또를 주문하며

회랑 스시를 잘 못 먹나 보지 하고 속으로는 우쭐했지요. 얼마까지 먹을 수 있니 어쩌구 물어보면서 말이지요.

한인들이 하는 일본 레스토랑이 많은데 이건 보아하니 진짜 일본 사람들이 하는 식당이다 어쩌구 하며 아는 체도 했구요.


근데 식사가 끝나고, 식당 예약한 사람에게 법인카드라도 갖고 있나 물을 요량으로

네가 내니? 물어봤는데 딴 얘기를 하는 거예요.

자기는 50달라 짜리를 가지고 있대나 뭐래나.

그래서 놀라 둘러보니

다들 지갑에서 돈을 꺼내 자신이 먹은 음식 값을 서로 계산하며 동전을 주고받는 거 아니겠습니까?

얼마까지 먹을 수 있니 물었을 때 아무도 대답 안하더라니..

저는 급 창피해져서 제발 내가 한 소리를 아무도 이해 못했기를 바라며 지갑을 꺼낼 수밖에 없었어요.

돈이 있었으니 다행이지.. 점심에 18달라씩 주고 먹어 본 역사가 없는데..ㅠ.ㅠ


아니 이럴 줄 알았으면 모닝티 케익 많이 주워 먹고 식당에서는 그저 롤 한접시나 먹는 건데!

아무런 의심없이 교육 뒤에 점심이니 회사에서 내는 걸 거라고 생각한 게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이었는지요.

생각해보니 당연한게 그걸 다 회사에서 낸다면 식당에 비싼 메뉴가 얼마든지 있는데 카바가 될리가 없다 싶더군요.

회삿돈이 그런 식으로 지출되는 건 엄중하게 막고 있는 거죠.


하여간 종종 회식이 있던 한국계 회사만 다니던 저는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교육중에 제공되는 모닝티 간식으로 배를 채우자.

그 외에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내는 거다, 명심하자.


사실 내일 또 회의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탈리아식 레스토랑을 예약했대요.

하지만 저는 안 속습니다.

점심정식 메뉴를 물어봐서 가장 싼 거 샐러드 예약했어요.

저는 내일 모닝티를 아주 사랑해 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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