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안에서 본 영화 4편

2019.10.22 20:49

applegreent 조회 수:1011

한국에서 7주 정도 휴가를 즐기고 집에 돌아왔어요.

이번에는 갈 때는 아시아나, 올 때는 아메리칸 항공을 탔어요.

갈 때는 영화가 별로 없어서 내내 자면서 갔는데

올 때는 올! 클래식에서부터 최신 영화까지 좋은/재미있는 영화들이 너무 많아서 

연달아 4편을 보면서 왔어요.

그런데 그 영화들이 다 좋았어서 집에 오자마자 듀게에 후기 올려야지! 낄낄 이런 심정이었어요 ㅎㅎ


첫번째 본 영화는 [Yesterday]

주인공들이 호감이라서 보기 편했는데,

도대체 끝을 어떻게 할려고 그러나 좀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봤어요.

주인공이 그 상황을 계속 이용(?)하면 비윤리적이 되는 거라 주인공의 매력이 떨어질 것 같고,

그렇다고 이 모든 게 다 꿈이었어 이런 걸로 나가면 정말 김 빠지고...

그런데 나름 해결을 잘 해서 그렇지! 이런 방법도 있었지! 하면서 

즐겁게 끝까지 볼 수 있었어요.

물론 영화에 등장하는 비틀즈의 모든 노래가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 건 말할 필요도 없겠죠? 

워킹 타이틀 영화라 조금 비슷한 부분들이 눈에 띄어요.

주인공들 옆에서 항상 지지를 보내는 좋은 친구들, 

돈에 올인하는, 삭막한 정서의 미국인

귀엽고, 예쁜 영화였어요.


두번째 영화는 [Book Smart]

배우인 올리비아 와일드의 감독 데뷰작이라고 해서 관심이 있었는데 

극장에 나온지 얼마 안되서 벌써 비행기 안에 나와서 놀랐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날, 자신이 명문대 입학과 성적에 올인하는 사이, 

다른 루져(라고 여겼던) 학생들은 파티와 음주가무를 즐기면서도

나름 알찬 고교 생활을 보냈다는 것을 깨닫고, 

고등학교의 마지막 날 밤을 불살라보려고 계획하는

너드 여학생 2명의 이야기입니다.

졸업식 전날 밤 파티가 주제가 되다보니 아무래도 굉장히 미국적인데, 

주인공들을 비롯해서 연기 구멍이 정말 단 한명도 없고, 

게다가 못된 캐릭터도 한 명도 없어서 

아슬 아슬 하면서도 마음 편하게 끝까지 봤어요.

그리고 주인공 둘 다 굉장한 매력의 소유자들이고, 

그 둘 사이의 우정이 병맛이면서도 참 멋있어서 끝까지 주인공들을 응원하면서 재미있게 봤어요.

그리고 영화가 끝나자마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리스트에 올라왔습니다.


세번째 영화는 [빌리 엘리엇]

오래동안 보고 싶었지만 볼 기회가 없었던 영화였어요.

영화를 보고나서는 왜 사람들이 이 영화를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이런 영화를 쓰고,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이 무럭 무럭 솟아났습니다.

그리고 발레에 대한 동경도요.

매년 크리스마스 쯤에 다른 도시에 가서 그 도시의 발레단이 공연하는

호두까기 인형을 보는 것이 제 계획인데 

올해 볼 달라스의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은 어떨지 더 기대가 커졌습니다.


네번째 영화는 [신희극지왕]

주성치의 팬이 아니라서 그의 영화는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여기서 얼마 전에 신희극지왕에 대한 글을 본 기억이 나서

반갑게 이 영화를 선택했어요.

이런 것이 주성치라니! 그의 영화를 모르고 살아온 지난 수십년이 후회스럽습니다.

말도 안되는 유머가 빵빵 계속 이어지는데 다들 자는 비행기 안에서 

웃음 참느라고 고생했습니다.

[희극지왕]도 얼른 찾아봐야겠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44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46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727
110283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스포일러) [4] 메피스토 2019.11.03 642
110282 [KBS1다큐] 더 플래닛스(The Planets, 2019) [2] underground 2019.11.03 3258
110281 26살 틸다 스윈튼 [1] 가끔영화 2019.11.03 885
110280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 [10] 어디로갈까 2019.11.03 1188
110279 [넷플릭스] 데렌 브라운의 종말과 공포를 보고 있습니다 [6] 노리 2019.11.03 1225
110278 이런저런 일기...(여혐, 제보자) [3] 안유미 2019.11.03 700
110277 잡담 아래 옛게시판 포함 게시글 사진이 보이는데 [1] 가끔영화 2019.11.02 549
110276 인도네시아 영화 레이드 말고 본 살인자 말리나의 4막극(스포일러 있음) 가끔영화 2019.11.02 686
110275 오늘 밤 8시 5분 시사기획 창 - 오지않는 청년의 시간 예정수 2019.11.02 528
110274 공무원 내년 3만여명 채용한다..29년 만에 최대 [18] Joseph 2019.11.02 1469
110273 [게임판바낭] 팝콘 씹으며 구경하는 즐거운 '데스스트랜딩' 메타 리뷰 사태 [12] 로이배티 2019.11.02 779
110272 블리즈컨 2019 감상 [1] 날다람쥐 2019.11.02 424
110271 이런저런 일기...(비주얼, mama, 징징이들) [6] 안유미 2019.11.02 682
110270 [KBS1 한국영화100년더클래식] 바보들의 행진 [EBS1] 황태자 디벅 [15] underground 2019.11.01 561
110269 민주당 후원 최소단위로 하지만, 정치에 많이는 관심 없는 제가 보는 각 정당 이미지 [1] 얃옹이 2019.11.01 618
110268 이제 문재인 모가지 따는 거 하나만 딱 남았습니다 [22] 도야지 2019.11.01 1862
110267 쿠팡이라는 메기와 방울토마토 다이어트 [1] 예정수 2019.11.01 666
110266 [넷플릭스바낭] 스텔란 스카스가드의 '리버'를 다 봤습니다 [22] 로이배티 2019.11.01 915
110265 오늘의 보이 조지와 그 외 내용 약간 [5]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11.01 737
110264 검찰이 이렇게 무서운 곳이었군요 [8] 도야지 2019.11.01 102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