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출구인 홍대 3번 출구에 약 2년 전에 새로 생긴 깨끗하고 커다란 북카페인 카페꼼마에 얼마전 다녀왔습니다.

 

북카페 답게 조용한 편이라 개인 업무 보기에 집중이 잘 되더군요.

 

배경 음악도 나름 엄선해서 튼 것 같아요. 귀에 거슬리지 않는 클래식이나 재즈 위주입니다.

 

대신 음료나 먹을 건 좀 비싸다는 건, 이런 장소를 제공해준 것으로 퉁칠 수 있습니다.

 

다 괜찮은데, 아주 실망스러웠던 게 하나 있었습니다.

 

남자 화장실요.

 

 

제가 웬만해선, 남자 화장실이 고층에 있고 여자 화장실이 저층에 있는 것 정도 가지고

 

남녀 차별이라느니 운운하지는 않습니다. 아니, 그런 우리 문화가 이미 익숙해져버린 걸 수도 있구요.

 

 

화장실에 가려고 하니, 북카페 내부에 있는 화장실에는 'WOMEN'이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북카페 인테리어에 맞게 아기자기 꾸며놓았더라구요.

 

음.. 남자 화장실이 왜 없지? 란 생각에 직원에게 어디냐고 물어보니, '밖에 나가셔서 왼쪽이요.' 라고 말하더군요.

 

수많은 남성 분들의 질문을 받았을테니 그 대답이 의도치 않게 기계적이고 무감정한데다,

 

문제는 남자 화장실은 여자 화장실과 어느 정도의 차별을 두어도 문제되지 않는다라는 듯한 떳떳함..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 날은 추웠거든요. 말한대로 밖에 나가서 왼쪽으로 돌아갔어요. 여전히 어딘지 모르겠더군요.

 

안내 표지 같은 것도 전혀 없었어요. 약간 헤매다가 동일 건물 1층 로비 쪽으로 들어가서 좀 찾아보니 있더라구요.

 

그렇게 가깝지도 않았습니다.

 

 

여자 화장실은 북카페의 주방 겸 카운터의 뒷쪽으로 겨우겨우 짬을 내서 만들어낸 티가 나더라구요.

 

주방이 좁아질 지언정, 여자 화장실이 내부에 있는 건 중요하구나란 생각이 들 수도 있었지만,

 

그건 이해합니다. 내부에 화장실 두면 편리하고 좋으니까요.

 

근데, 그럼 남자 화장실은요?

 

 

장사도 잘 되고 분점도 내고 돈도 잘 버셨을텐데, 남자 화장실은요?

 

외부 테라스 쪽에 공간을 충분히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옹졸할 생각도 옹졸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뭐랄까요. 차별 받는 기분이 이런 거구나, 라는 본능적인 감정이 들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업무하기 편해서 자주 가고 싶은데, 더 자주 가고 싶게 만들어줬으면 하네요.

 

이 내용이 전달되면 뭐 하나 만들어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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