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함이 통하지 않는 세상.

2013.09.24 01:59

유상유념 조회 수:3764

요 며칠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너무 슬렁슬렁 살아온 것이 아닌가. 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적당히 이정도면 됬지라고 생각하고 마무리 짓고, 얼렁뚱땅 넘어가고, 그렇게 몇년을 살아오는 동안 그냥 그렇게 사는게 몸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것 같습니다. 그냥 적당하게 넘어가는 것이 몸에 베인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그 이상을 넘어가는 일들에 대해서는 궃이 뭣하러 그런 귀찮은 일을 하느냐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내 일이 아니고, 나한테 득이 될 것이 아닌데 뭣하러 그런 고생을 사서하느냐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타인의 삶에 무감각해지게 되고, 그냥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데, 다른 것은 없고 그냥 움직이는 것을 구경만하는 그런 신세가 된것 같았습니다. 세상은 돌아가는데 나는 그냥 혼자고, 나 없이도 세상은 마냥 잘 돌아가고 뭐 그런것이지요.

 

어렸을 때 뭔가 대단한 것이 되고픈 꿈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른이 라는 것이 점점 구체화되버리면서 그런 꿈과 희망이 없어져버린 것 같았습니다. 요즘에는 그런 시기가 더 빨리 온다지요? 여튼간에 그런 꿈이 없는 삶의 문제는 도무지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해야되는지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삶을 위한 삶이 되야되는건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냥 슬렁슬렁 살아온게 아닐까 싶어졌습니다. 대충 살아도 어쨋든 사는거니까요. 라면을 먹으나 고기를 먹으나 일단 배를 채우는게 중요한 것이지 뭐를 먹는게 중요한 것이겠습니까? 딱히 뭐 먹고 싶은 것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뭐 이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 햄버거를 먹고 싶다는 꿈이 생겼는데, 그 햄버거를 먹으려면 돈을 벌어야되고 알바를 해야됩니다. 그런데 알바를 하려면 면접같은 것을 봐야되는데 그 면접자리도 수많은 사람들이 달려드는 자리라서 일종의 스펙을 쌓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나 그 스펙을 쌓는 자리도 스펙없이는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가장 기초적인 스펙부터 쌓아나갑니다. 하지만 그 끝은 알 수 없습니다. 죽도록 고생을 해도 알바자리는 멀기만 합니다. 그러다가 생각합니다. 내 인생에서 햄버거는 무슨 그냥 집에서 빵하고 햄하고 먹으면 그게 햄버거겠지뭐. 그냥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 다움부터는 아무것도 없는 거죠. 그냥 허망하게 옛날에 내가 햄버거를 먹으려고 했었다는 희미해지는 꿈들만 되새기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분명 자기의 꿈이 있는 사람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며, 자기의 꿈을 이룬 사람들은 대단한 사람입니다. 보통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였나. 그렇게 욕을해 마지 않던 정치인들과 수많은 국회의원들, 그것도 노래냐고 욕을 하는 아이돌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그들의 삶을 위해 쏟은 에너지와 열정만큼 나도 내 삶의 어떤 한 부분을 위해 전력으로 달려 본적이 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걱정합니다. 앞으로 내 삶은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킬수 있을까하고 말입니다.

 

내 인상은 막장에 다다랐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어야 된다고 단정지어진다면 그것만큼 슬플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끝이 정해져 있는 삶이라니, 그것만큼 암울한 결말이 어디있겠습니까.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는 언제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그래도 9회말 만루 역전의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홈런을 치는 것은 선수 개인의 역량이라는 것이겠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면 공은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으로 시간을 보낸 사람만이 공이 오는 궤적을 읽을 수 있고 공을 저 담장 밖으로 밀어낼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적당함이 없이 전력으로 모든 것을 향해 달려야 하는 세상.

보기에는 쉽게 보이지만, 막상 나에게 닥친다면 절대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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