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날씨에 뜨거운 컴퓨터 앞에서 일하다가 뜨거운 것이 좋아를 보면서 잠시 쉬었네요.
(이 저주받을 더위! 이 저주받을 맥북프로의 열기!!!)



우리의 입 큰 오스굿3세 아저씨가 그 유명한 마지막 대사, "Well, nobody's perfect."를 날릴 때.
어려서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그 황당함에 그냥 낄낄 웃기만 했거든요.

근데 좀 머리가 커서 다시 영화를 봤을 때는 "웃기긴 한데 너무 억지 결말 아니야?"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지금와서 이 영화 마지막 장면을 보고 있으려면,
아무리 생각해도 논리적으로 볼 때 "오스굿은 애초에 알고 있었다"라고 밖에 결론이 안나요.

저 대사 나오고 나서 크레딧 올라가기 직전 오스굿의 표정을 보세요.
가발을 벗은 "누가 봐도 남자" 버전의 잭 레몬을 보고서도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어요.

제리/대프니(=잭 레몬)의 얼굴은 더 가관이죠.
보통 생각할 때는 "이거 어떻게 하지?"나 "난 죽었다" 류의 당황스런 표정을 지어야 할텐데,
"뭐 나도 이젠 모르겠어"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보면 이 영화의 마지막은 아무리봐도 해피엔딩. 




솔직히 슈가(마릴린 먼로)와 조(토니 커티스)의 미래가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 있으신가요?
반면 오스굿3세와 대프니는 "논리적으로는 설명 못하겠는데 쟤들 왠지 해피엔딩같아"라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본래는 "더 재미있고 더 적당한" 마지막 대사를 찾으려다가 못찾아서
그냥 "Well, nobody's perfect."로 끝내버린 것이라던데,
아마도 이 "해피엔딩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는 묘하게 비현실적인 두 사람의 반응"은 그 때문이겠죠?
"이 장면은 나중에 새로 찍을 거니까 적당히 재미있게 마무리해주세요"라고 했던 걸지도.
아니면 "아무래도 다른 대사는 못쓸 거 같으니까 연기로 커버해주세요"라고 했으려나?

하여간 그 덕분에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나왔으니, 다행이라고 할 수 밖에요.




마지막으로, 오스굿 3세를 연기하신 조 E.브라운 아저씨의 사진 한 장.




합성 아닙니다. 이분은 젊을때부터 나이드셨을때까지 항상 저 몸매셨다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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