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07 18:09
집에 카드와 엽서, 편지 모으지 않는 분도 있고 버린 분들도
많겠죠. 그래도 있다면 한번 읽어보세요. 인생이 새롭게 느껴지더군요.
과거 굳이 돌아보기 너무 싫어서 치워버리기도 했는데
만약 사람들의 정이 그립다면(????) 마냥 연락 기다리지 말고
연락하고 카드도 보내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저의 주관적인 의견이에요. 잘 시간도, 먹을 시간도 없이
바쁜데 옛날 지인?????!!!!! 하실 분들이 더 많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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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카드와 엽서상자가 있다는거 자체를 잊고 살았어요.
굳이 과거의 기억들을 다시 꺼내볼 마음도 없었는데
우연히 상자 찾다가 발견했어요.
카드, 엽서, 편지 심지어 이메일도 안쓰죠.(업무용이 아니면)
카톡이 있으니까요. 카톡, 영상통화, 줌,,,, 이런게 있으니까
왠만하면 카톡으로 생일축하도 연락도 하고 그게 끝.
누가 카드를 써서 우체국에서 보내겠어요?
망할 편리한 카톡과 SNS덕에 10년 세월 엽서 한 장 안썼어요.
뭐, 마음도 냉담해서였지만요.
그리고 그 카드들을 몇 장 읽으면서 내 인생에 대해서
특별한 깨달음이 오더군요. 너무 울컥해서 한참 울기도 했고.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 여고 동창을 찾기 위해서 수십년만에
여고 졸업앨범도 뒤져봤네요.
초등학교 때 교회 친구들, 중고등학교 동창들의 “홀로서기”같은
엽서에 여중, 여고생 감성 가득한 글들
“영화음악을 들으려 라디오를 켰는데 네 생각이 났어.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고 이름을 불러보고 싶은지....”
(중2때까지 단짝이었는데 중3때 절교선언을 하고 그 이후로
고3때까지 한번도 얼굴을 보지 않았어요.)
그리고 미선이라는 친구, 애정과 정성이 가득한 카드를
수없이 보냈는데 난 그 얼굴도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닥 감사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던 담임선생님들이
저한테 정성스럽게 편지까지 보내주셨다는걸 몰랐었네요.
사립이라 찾아뵐 수도 있었는데 왜,,,,,, 단 한번도 찾아뵙지 않았는지
너무 후회가 되더군요. 50명이 넘는 아이들 중에 저는 그 분들께
편지를 보내지도 다정하지도 않았는데요.
교회 친구들, 학교 친구들, 그 이후에도 동호회, 테솔에서
직장에서도 받은 롤링페이퍼며 엽서들. 그 수많은 사람들의
애정으로 가득한 글귀들.
“아, 내 인생에서 소중한 많은 인연들을 무심히도 스쳐갔네”
왜 이 수많은 인연들을 무심히 놓치고 앞만 보고 미친 듯이
달려왔을까? 아니, 빈둥빈둥거리면서 게임이나 하면서도
사람들한테 왜 연락하지 않았을까?
2022년은 뼈가 저리게 외로웠는데 내 팔자에 인덕이 없어서라고
여겼어요. 외로움이 팔자려니. 그런데 사실은 내가 냉담하고
무심해서 연락을 하지 않았던 거였더군요.
이 카드와 엽서를 읽고 친척과 오랜 지인들에게 연락을 쭉~~~
돌리고 15장이 넘는 카드를 쓰고 경기도에 있던 20년 전의
친한 언니도 만나고, 네, 20년, 10년만에도 모두 다 연락하니
진심으로 반가워하더군요. 의외로 지하철로 30분도 안되는 거리에
살면서 20년을 연락을 안했다니 기가 막혔어요. 저한테요.
물론 제 에너지는 한정되고 아주~~~가까운 사람들한테는 늘
먼저 연락해서 모임 주선한게 저였지만,
남은 인생 가장 행복하게 의미있게 살고 싶다면
외롭다고 느낀다면 부지런히 만날 수 있을 때
(이제 점점 늙어가고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못만나겠죠)
한 명이라도 더 만나면서 살려는 마음이 들더군요.
그래서 만나자는 약속도 엄청 많이 해서 1년치 스케줄을
달력에 표시했는데 다~~만나지는 못해도 반이라도 만난다면
얼마나 서로 그 시간이 소중하겠어요.
먹고사느라 잠잘 시간도 없이 달리면서 사시겠지만
문득 기억이 나면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보세요.
저야 남아도는게 시간이었는데도 그렇게 무심했네요.
혼자 쉬는 시간도 중요하지만(사람들 만나는거 보통 에너지아니죠)
연락오기 기다리지 말고 먼저 연락하면 다들 같은 마음으로
서로 만나지 못했음을 느끼면서 반가워하게 될거라 믿어요.
2023.02.07 20:04
2023.02.09 03:38
한글로도 일기는 쓸 수 있지만, 남들에게 글을 써서 보내지는않죠.
사느라 바쁜데 편한 대체 수단이 생겼다 생각하고 말이죠.
2023.02.07 21:25
직업 관계상 편지랑 카드 받아 놓은 게 좀 많아서 자주는 못 보지만 그래도 매년 깨작깨작 조금씩 읽어 보곤 합니다. 그리고 의외로 제가 학생 때 친구들이랑 주고 받은 편지들이 좀 있더라구요. 생각해보면 친구에게 쓸 편지지 고르러 문방구 가서 이것저것 들춰보던 추억도 있구요. 유치환의 '행복'이 적힌 편지지가 맘에 들어서 사놓고 편지 쓰면서 시를 암기했던 기억도 나네요. 국딩이 뭘 안다고. ㅋㅋㅋ
...적다 보니 뻘플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암튼 그런 옛 편지들 들춰보는 것 좋죠. 정서적으로 환기도 되고, 힘도 나고, 와 참 내가 진짜 늙었구나 하는 기분도... (쿨럭;)
2023.02.09 03:43
과거를 들여다보면 이제는 생사 여부도 모르고 연락처도 알 길이 없건만
그당시에는 그토록 정들었던 사람들이 떠올라 인생 참 허망하다, 회환에 잠기게 되기에
일부러 더 안들여다보면서 살았는데 문득 다 읽게 보게 되고, 최대한 그 옛날 기억 속의
사람들에게 연락하게 되더군요.
학생때 주고받은 편지는 감성 폭발이죠. 정말 국딩때도 얼마나 애절했는지, 그 때는 나름
완전 진심이었죠. 유치환의 "행복"의 구절 지금도 마음에 와닿아요.
이제는 먼먼 과거가 되었지만 "사랑하였음으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특정한 남자가
아니라 그 시절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을 정말 사랑했는데, 네, 늙었죠. 살아보지도 않은 것같은데
세월의 무게를 실감하게 되죠.
2023.02.07 21:40
“홀로서기” 이게 얼마만에 듣는 말인지
2023.02.09 04:06
그 시절의 엽서에 그려진 청순(?)한 소녀 사진들, 이젠 꽤 오글거리지만
그 시절 소녀감성이었죠^^
2023.02.08 13:38
스무살 이전의 기록은 여러번 이사를 하면서 다 사라졌어요. 그 뒤의 기록들은 어딘가 상자에 들어있기는 할텐데 ㅎㅎ
저는 고등학교 3년 내내 당시 유행하던 교환일기를 쓰던 친구가 있었는데 사실 그 친구랑은 중학교 때 친했지 고등학교 때는 그렇게 친한 건 아니었거든요. 서로 어울리는 그룹이 달랐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내내 일주일에 한번씩 일기장을 주고받았던 게 이상하죠. 그 때에는 그냥 어떤 이야기든지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공간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그 친구도 저도. 졸업 후에 연락이 끊긴 친구라 지금은 어디서 뭘 하고 사는지도 알 수 없지만요.
고등학교 때는 짝사랑을 하거나 연애를 하거나 하느라 학업보다 관계에 더 열중했던 시절이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랑 사소하게 주고 받은 편지도 많았을 테지만 그런 것들은 지금은 거의 기억도 안 나는데 그 일기장만큼은 남겨두지 않은 게 가끔 후회 됩니다.
그래도 연락을 다시 할 방도가 있는 관계들이라니 어떤 면에서는 부럽네요. 저는 휴대폰 번호가 010이기 전의 인연들이라 지금 생각난다 한들 별 수가 없거든요.
2023.02.09 04:15
교환일기라 정말 낭만적이었네요. 그런 친구들 꽤 있죠. 그 시절에는 서로
꽤나 순수하게 애정을 가지고 있던 친구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나서는 전혀 연락처도 모르는 사람들.
그 교환일기 지금도 가지고 계시면 좋았을테지만 우린 그렇게 과거의 흔적을 놓쳐버리기도 하니까요.
전 저의 처치곤란 오글오글 일기장(중학교 이후에는 특히) 버릴 수도 없고, 자주 읽는건 아닌데
내가 죽은 후에 누군가 읽는건 정말 싫어서, 처치곤란이죠.
제가 지금 연락을 할 수 있는건 20대 후반 정도되서 만난 사람들이에요.
그 이전인데도 연락이 되는건 오직 베프 한 명뿐이네요. 꽤나 고등학교 점심멤버들이
친했는데 누군가는 미국으로, 일본으로, 여기저기 흩어지고 연락처조차 없다는게 너무 아쉬워요.
대학교 시절 연합동아리에 있던 사람들도~~~ 나는 영 진로조차 못정하던 때 다들 사회에서 한 몫을
하고 있었고, 가지고 있던 연락처도 다 버렸죠. 지금와서 어떤 식으로든 찾아보자 싶지만 1명이라도
만날 가능성이 있을지 매우 미지수네요. 어제 대학시절 연극했던 사진들을 붙이면서 그 때 갔던 MT들,
함께 했던 행사들,,,,술로 달리던 밤들,,,, 다 그립지만, "난 저 사람들과 분야가 다르잖아"란 이유만으로
멀어진 나의 냉담함이 원망스립기도 하고 그렇네요.
2023.02.08 13:43
초등학생 시절에 100장에 1000원 하는 편지지가 유행했었거든요 ㅋㅋ 그땐 거의 예쁜 편지지를 쪽지 쓰듯이 휘리릭 써서 수업 시간에 돌리는게 유행이었던지라... 초등학교 때만 편지를 80장 넘게 가지고 있었는데 분실해 버렸어요..ㅠ 그리고 나서 중딩시절부터 주고 받았던 편지와 엽서를 수십통 가지고 있는데 지금도 종종 봅니다. **이랑은 할머니 될 때까지 친구로 지내고 싶어부터 시작해서 온갖 간질거리는 친구들의 고백?이 많은데... 저는 그 때도 '사람일은 나중 되어 보아야 안다...'라고 답장을 보내는 무심한 사람이었기에... ㅎㅎ 그래도 살아 있다면 언젠간 만날 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그래도 산호초님 글 보니까 마음이 따땃해지고 좋네요. 아직 저는 그렇게 연락을 돌릴 용기와 에너지가 나지 않는 것 같지만요. ㅎㅎ
2023.02.09 04:20
그 때는 정말 예쁘고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이나 그림이 있는 편지지가 많았어요.
네, 수업시간에도 그런 글들을 적어서 돌리기도 했죠. 슬펐던것, 의아한 것은 그 애절한
글의 주인공들의 이름이나 얼굴이 떠오르지 않을 때더군요.
그런 인연의 소중함을 깨달으면서 지켜나가기에는,,,,너무 바빠서가 아니라
걍 현재 친한 사람들 챙기는 것도 바쁜데라는 현실논리가 컸어요,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지인의 전부가 되어가더군요. 자연스럽겠지만.
하지만~~~
멍때리는 프리한 시간이 남보다 훨씬 많았는데 왜 그리 많은 인간관계를 조용히
차단시켰는지 이제사,,,늙어가면서 때늦은 후회가 되네요. 그래도 최대한
20년 이내에 알던 연락처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연락을 돌려봤고, 다행히도
만날 수 있게되면 기적같이 느껴지더군요. 한번 그래도 그 중 몇 명이라도
연락을 해보세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살고, 말할 수 없이 반가워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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