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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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언저리엔가, 가장 받기 싫은 선물 1위로 꽃이 선정되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충분히 이해는 가는 일이었어요. 졸업 시즌이면 길거리에 널부러져 파는 꽃다발 포장은 별로 예쁘지도 않고, (플라워아트? 이런거 하시는 분들이 만드는 비싼 꽃다발은 예쁘지만, 지나치게 비싸요.)  제 친구들 중에도 '먹지도 못하는거 뭐하러 주냐. 돈 아깝다'며 툴툴대는 녀석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다 여자였음. 여자가 꽃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 저희 집 사람들만 해도 꽃을 받으면 대충 차에 쑤셔박고 집에 와서 무성의하게 화분에 꽂아놓고는 별로 신경 안 쓰곤 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꽃이 좋습니다. 꽃다발 포장이 조금 더 예뻤으면 좋겠지만(음..정확히는 여러 색깔 여러 종류의 꽃을 잡스럽;;;게 섞어서 대강 묶어 팔지 않았으면 ㅠㅠ  색감을 좀 가려서;;) , 그래도 꽃이라면 괜찮아요. 그냥..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화사한 그 색감이. 은은한 자연의 향기가.

 

안타깝게 제가 꽃을 받을 일은 그닥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돈으로 꽃을 사요. 일주일이나 이주일에 한 번 씩은 꽃을 사서 책상에 장식 해 놓곤 하죠. 그러면 방 전체에 꽃향이 가득 찹니다. 제 책상 위에는 작은 관엽식물 화분이 4~5개가 조로록 있어서, 국화나 장미 같은 꽃을 중간에 놓으면 작은 화단이 된 착각이 들곤 해요. 지나가며 슬쩍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죠.

 

 

 초록색을 좋아했고,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색 중 하나에요. 아마 초록 자체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식물의 잎이 주는 안정감이 좋은 걸테죠. 그리고 꽃 보다는 녹색 잎이 그득한 화분이 좋은건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꽃도 좋아졌어요. 저도 몇 년 전까지는 '먹지도 못하는거 왜 사냐...' 했는데 말이죠.

 

다만 꽃다발이 아니라 꽃화환을 보면 많이 아깝다는 느낌은 들어요. 꽃들은 오지게 잡아먹으면서도 전혀 예뻐보이지 않고. 그냥 예쁜 무엇을 위해..라기 보다는 의례 하는 것이니 관례대로 따르는 물건..정도로만 보여서 별로에요.  차라리 국화 꽃꽃이를 하거나 꽃다발로 화려하게 데코를 하거나 살아있는 화분을 가져다 놓거나 그랬으면 예쁠텐데...

 

꽃다발이 좋은 것 이상으로, 살아서 피고 지는 꽃을 보는 것도 좋아요. 다만...전 저를 너무 잘 알거든요. 식물을 참 못 기른다는거. 그냥 관옆식물도 힘들어하는데 꽃을 피우는 식물은...아마 온도나 일조시간을 제대로 못 맞춰서 꽃도 못 피우고 금방 죽일테죠. 정원을 가꾸는 문화가 잘 정착된 나라에서 태어나 자랐으면 정원 홀릭이 되었을텐데.. (제대로 가꾸지는 못하면서 관심은 많아서 돈은 돈대로 쓰는;; 비효율적인;)

 

음. 지금 라벤더 오일을 떨군 가습기가 풍기는 향을 맡으며 느끼는건데, 꽃이 좋은 이유중 상당부분은 향기 때문인 것 같아요. 후각은 무의식적 정서에 가장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감각이니까. 아예 대놓고 향을 풍기는 허브 화분을 잘 키울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허브들이 일조시간이 아주 많이 필요하고 물도 많이 잡아먹는, 기르기 까다로운 녀석들만 아니었다면 담뿍 사다가 조롱조롱 많이도 키웠을 것을. 니들은 사다 놓으면 너무 잘 죽어. 죽음의 손(;;)을 가진 나에게는 너무 벅찬 애들이야...-_ㅠ 

 

나중에 집을 사게 된다면, 그린 인테리어를 하겠어요. 연한 아이보리와 진한 고동색 포인트에 녹색이 줄줄이 깔린...

 

 

 

 

2.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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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너무 바빠서 밥을 먹을 틈이 안나는데, 언젠가부터 편의점에 비치되어있는 보노스프를 신나게 삼키고 있어요. 뜨거운 물만 부어서 휘휘 저으면 그럴듯한 스프가 나오니, 참 편하더군요. 포르치니 버섯맛, 맛있어요. 스트레스 받으니 짠 맛 강한게 좋은가봐요. 콘스프는 너무 달짝지근해서 별로고요. 늘 편의점에 들락거리다, 좀 싸게 먹자 싶어 인터넷 주문을 했어요.

 

그러고보면 펨레에 가면 가장 즐겨먹는 메뉴 중 하나도 스프에요. 야채스프는 거의 대부분 좋아라하며 먹는 편이고, 브로콜리 크림이나 양송이도 좋아하고... 스프류는 싫어하는 것 없이 다 좋아하는 듯.

 

언젠가 집에서 스프를 만들어먹어야지..생각하고 요리책을 뒤져서 그럭저럭 만들긴 했는데, 어후...생각보다 복잡하더라고요. 루를 만들고, 육수도 내야하고...치킨스톡 넣으면 되긴 하지만 인공적인 맛은 별로고...(라면서 보노스프는 왜 먹냣!)  제대로 된 스튜를 먹어본 적이 없는데;; 스튜 같은 음식도 좋아할 것 같아요. 뭔가 제 스타일이에요. 걸쭉한 것이...

 

아, 전 죽도 무진장 좋아해요 ㅎㅎ

 

 

 

 

 

 

3.

 

어깨와 목 부분이 결려요. 제가 하체비만(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상체에 비해 하체에 상대적으로 살이 많은..) 기미가 있어서, 하체가 붓는 일은 종종 있어도 상체가 뻑적지근한 일은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팔자좋은 방콕히키코모리에서 탈출하면서부터, 목이며 어깨며 등이며 허리가 마구 결리기 시작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어깨와 날개쭉지 부분 등이 차가워요. 피가 안 돌아서 먹먹하게 막혀 있는 느낌.

 

손으로 쓱쓱 비벼서 피부를 따스하게 하면 피가 좀 돌긴 하지만, 그것도 그 때 뿐. 아마 제 자세에 일차적 문제가 있을테고 (자는 자세든 서 있는 자세든.. 밤이 되면 얼굴이 붓거든요-_-;; 서 있는 자세가 어딘가 이상한 듯. 어깨랑 등이 꾹 눌린달까;;) 평소에 제가 몸의 근육을 늘 긴장하고 있어서, 제대로 이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게 더 근본적인 문제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였나봐요. 저에게 요가나 명상과 같은 이완 언저리 프로그램이 크나큰 효과를 가져온 것은. (요가보다는 명상쪽이 이완 효과는 더 크더라능.) 명상이 잘 되면 어느 순간 온 몸의 긴장들이 한방에 툭 풀리면서 기분이 확 펴지면서 입꼬리가 자동으로 올라가며 실실 웃게 되지요.  하지만 정말 필요한건...보통의 삶을 살고 있을 때도 지나치게 긴장하지 말고 몸에 긴장을 풀고 유연하게 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인 듯 해요. 순간에 잠깐 이완하고 마는 것 보다, 이완한 상태로 부드럽게 주욱 살아가는게 훨씬 좋을테니까요.

 

그러니까 우선 자세부터 가다듬어야하는데..-ㅅ-;; 등과 허리 쭉 펴고 있는게 왜 그리 힘들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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