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과 진보는 ‘울타리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조국 대란’은 한국의 진보 정치 세력에게 어떤 예고편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울타리 게임’을 합법의 이름으로 승인할 것인가, 울타리 밖 사람들의 편이 되겠다고 선언할 것인가.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264



천관율 기자를 참 좋아해요. 이번주에 또 인상적인 기사를 내놨네요. (아직 유료 시기라 회원 아니면 기사는 다 안보입니다. 몇 일 뒤엔 보이겠죠.)

조국 관련해선 그냥 지긋지긋하고 그 누구도 편들거나 말을 보태고 싶지 않았는데 그 피로감이 좀 해소가 되었어요. 


허술히 요약 하자면, 

-좌우 진영 대결은 이번 사건의 본질이 아님. 이번 사건이 한국 정치를 '좌우로 갈린 세계'가 아닌 '울타리 안과 울타리 밖으로 갈린 세계'로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었다는게 핵심. 

-이론상으론(?) 진보정당은 울타리 밖의 가난한 사람들을, 보수정당은 울타리 안의 부자를 대변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 진보정당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닌 울타리 안의 지식인을 대변. 더 이상 좌파와 가난이 한쌍을 이루지 않는 것은 글로벌 정치 대세임. 조국 대란은 한국 정치가 이 트랜드에 합류했음을 얼핏 드러냄.

-지속적 불평등 심화는 이러한 정치 현실이 한 몫 함. 서구권 국가들 통계에 따르면 진보 정당 지지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고학력자로 채워짐. 이들 고학력자들은 불평등,재분배 이슈에는 무관심 하고 주로 인권,환경,정치적 올바름에 관심 많음. 좌파정당들은 저학력 저소독 노동자들과의 연대가 약화됨에 따라 이들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능력을 상실. 결국 현실 정치에서 좌우 막론하고 울타리 밖의 사람을 제대로 대변해주는 정당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번 조국 이슈에 있어서도 마이크 잡고 찬/반 목소리를 낸 사람들은 울타리안의 세계의 사람들 이었음(SKY대생) 울타리 밖은 '대변되지 못하는 주권자'로 목소리를 빼앗김.

-울타리 안의 사람들은 울타리 밖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합법적인 유리바닥을 만들고(좋은 학군,입시 네트워크..) 합법적으로 기회를 사재기함(자녀 논문 제1저자, 인턴쉽..) 

 정부가 조국을 장관으로 만들어주면 이런 불평등을 심화하기 위한 활동들을 합당한 것으로 인정하는 꼴이 됨. 문제삼는 목소리를 받아 안을지 무시할지 몹시 고민될 수 밖에 없음.

-다른 선진국들도 비슷한 갈림길에서 진보정당이 갈팡질팡 했고 그 끝은, 울타리밖 사람들의 분노를 끌어당기는데 성공한 트럼프 같은 인물이 대통령되는 포풀리즘 대잔치였음.

-한국은 어떻게 될까? 


기사에 나온 불평등의 세대라는 책에 따르면 한국의 울타리 안인 상위 20%는 (1)대기업+정규직+노조(6.8%) (2)대기업+정규직+무노조(2.9%) (3) 중소기업+정규직 +노조(11%) 라고 하네요. 

저는 저기에 속해있고 진보정당을 지지합니다. 돌이켜 보면 부의 재분배에는 피상적인 수준의 동의를 하지만 적극적인 관심은 없는게 맞아요. 거리에 선 노동자들을 응원하고 최저임금이나 주 52시간 같은 정책의 방향성에는 동의 하나 이 활동들이 내 회사 업무를 더 피곤하게 만드네?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살았죠. 저는 크게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걸로는 앞으로 한국에서도 트럼프가 뽑힐 판이라는 거잖아요ㅋㅋ (눙물) 저 상위 20%라고 해서 대단히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 진보가 이들을 설득해서 80%를 끌어안는게 가능하기나 할까요? 민주주의 정말 어렵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06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06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368
109701 여론 조사 결과 [35] 칼리토 2019.09.19 1173
109700 [채널A] 국토부와 사전 협의 없이…전·월세 기간 2년→4년 추진 [12] 좋은사람 2019.09.19 658
109699 나경원 원내대표의 꿈은 끝났군요 + 회사바낭 [4] 가라 2019.09.19 942
109698 가엾은 문파들... [13] 가을+방학 2019.09.19 877
109697 웅동학원 연표 정리 [13] 겨자 2019.09.19 1479
109696 [단문바낭] 전설의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 를 보고 있는데 [17] 로이배티 2019.09.18 926
109695 조국 임명으로 대한민국이 얻은 것 [16] Joseph 2019.09.18 1276
109694 기레기의 속마음_오늘 저널리즘 토스쇼 J 라이브에서 [2] 사팍 2019.09.18 540
109693 “검찰 조직 키워놓고 개혁? 집권세력이 그 칼 쓰지 말아야” [6] Joseph 2019.09.18 577
109692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 잡힐 듯 하다네요 [11] 로이배티 2019.09.18 1266
109691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4] Sonny 2019.09.18 542
109690 한국은 정말 문제가 많은 나라인 듯 [3] 가끔영화 2019.09.18 612
109689 익성은 또 뭐죠... [5] 가라 2019.09.18 617
109688 바낭)길에서 본 사람이 [2] 가끔영화 2019.09.18 280
109687 혹시 검찰 개혁을 왜 해야하는지, 그리고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1] 존재론 2019.09.18 450
109686 파생상품 판매한 직원은 승진하고 가입자들에겐 -60%까지 손실 떠넘기고 [4] eltee 2019.09.18 711
109685 바낭) 벌새는 저만 별로였나요 (스포x) [6] gokarts 2019.09.18 1061
109684 오늘의 잡지 화보 (스압) [2]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09.18 371
109683 웹소설 판의 추석 풍경 [4] Journey 2019.09.18 440
109682 [넷플릭스바낭] 장안의 화제작(?)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다 봤습니다 [9] 로이배티 2019.09.18 131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