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8 14:45
제가 장르적 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편이고 또 대중과 평론가의 괴리가 크다는 얘기가 있어서 평론 싸이트들을 찾아봤습니다.
앞에도 언급했던 메타크리틱과 로튼 토마토입니다.
일단 로튼 토마토의 경우 평론가들의 평점이 일반 유저 평점보다 높습니다.
비판이 나오는 건 오히려 모두 유저들 쪽이고요.
로튼 토마토의 전문가 평점은 94점, 유저 평점은 85점입니다. 전문가도 top critics로 범위를 좀 더 전문가로 좁히면 100점이 나옵니다.
https://www.rottentomatoes.com/tv/squid_game/s01/reviews?type=top_critics
메타크리틱은 유저 스코어가 조금 더 높긴 한데 전문가 평점에서는 부정적 평가가 전혀 없어요.
https://www.metacritic.com/tv/squid-game
내용을 읽어봤는데 우선 거의 대부분의 평론에서 배틀 로얄과 헝거 게임을 언급하며 비교를 합니다.
평론가들도 이 드라마를 같은 서바이벌 게임 범주에 넣고 있고요. 이야기의 큰 줄기가 그러니까 아무래도 언급을 빼기는 힘들겠죠.
재미있는 건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The Most Dangerous Game (1932)', 'The Running Man (1987)' 까지도 언급하는데 듀게에서 많은 분들이 공통점이 더 크다고 지적하신 '카이지:도박묵시록' 이나 '신이 말하는대로'를 예로 든 평론가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마이너이거나 평론가들에게 알려지지 않아서였을까요?
국내 장르팬들이 단점으로 지적하는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지나친 이입은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드라마가 훌륭한 이유로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또 상당수가 영화 기생충과의 공통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들은 서바이벌 게임 자체보다는 그 배경, 인물 하나 하나의 사연등에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또 그것들이 시사하는 바와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을 비교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평론은 모두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듀게분들도 그렇고 많은 미디어에서 오징어 게임의 전 지구적 인기에 대해 '한국적 게임들이 신기해서 호기심을 자극했던 게 아닐까?'라고 추측하셨는데 오히려 전문가적 평론엔 그런 지적은 없었습니다. 영어판 번역을 봐도 알겠지만 'Red Light, Green Light' 이라거나 'T** of W** (혹시나 스포가 될까봐 글자를 가렸습니다)'등 으로 번역되는 놀이들은 한국에만 있는 것도 아니죠. 외국인들이 긍정적으로 본 이유는 그 보다는 사회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 판데믹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더 커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데쓰게임을 해야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 인물들에 자신을 이입하며 드라마를 봤기 때문입니다. 판타지인데 너무 리얼이다...이런 느낌? 공정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지구적 화두입니다.
두 평론 싸이트에서 유일하게 부정적 평가를 한 두 사람의 평론을 좀 더 자세히 읽어봤습니다.
하나는 한씨네마 싸이트고요. 그런데 이 분은 전체평이 없고 에피소드별로 일일이 리뷰를 해서 1화와 9화 리뷰만 읽어봤습니다.
이 분은 장르의 규범과 효율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대신 스토리의 허술함, 이해 안 가는 캐릭터들의 행동, 너무 뻔히 예측가능한 이야기 진행등을 묘사합니다.
그러나 인물들의 행동과 게임진행등에 있어서 '게임 이론이 약하다'고 계속 언급한 걸 보면 실제로 주인공들이 멋진 게임을 진행했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어느정도 장르적 클리셰에 따라오는 드라마였길 바랬나봅니다. 재미있는 건 마지막 에피소드 리뷰를 쓴 날짜가 9월25일인데, 너무 뻔한 이야기고 인상적이지도 못해서 '시간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썼는데, 아직도 인기가 식지 않고 있어요. 오징어 게임에서 유일하게 예측 불가능한 게 이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https://www.hancinema.net/korean_drama_Squid_Game-reviews.html
나머지 하나는 5점 만점에 1점을 준 평론가로 아주 평가가 화끈하십니다. 일단 제목을 보면
'오징어 게임: 지루하고 과장되었고 피칠갑을 한 허접한 D급 싸구려에 거만한 헛소리와 형편없는 연기로 완성된 작품'
크하하, 더 이상 적나라 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읽어 본 해외 리뷰중에는 이 분 리뷰가 Sonny님의 기대치에 가장 근접한 게 아닐까 싶어요.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자면 기대치는 '장르물로서의 작품에 대한 기대치'입니다. 이런 평가의 리뷰를 기대하셨다는 게 아니라요)
내용은 제목의 자세한 설명인데 저렇게 심하게 실망한 이유는 이런 장르의 영화는 이런식으로 전개되면 안 되기 때문이겠죠. 이 분도 1932년작 '가장 위험한 게임'에서부터 비슷한 계보의 영화를 줄줄이 읊으시며 '감독은 Saw 시리즈도 안 봤냐? 어떻게 이렇게 허접하게 만들었지?'라고 퍼붓습니다. 그걸 9개의 에피소드로 만들어놓으니 시간낭비도 이만저만이 아니죠.
https://www.jimschembri.com/squid-game-a-boring-bloated-bloodthirsty-serving-of-craptacular-d-grade-schlock-complete-with-pretentious-twaddle-really-awful-acting/
국내 평론은 이 분
"오징어 게임이 중간에도 못 미친 이유: 더 지니어스를 바랬더니 명수는 12살"
그러니까 장르적 클리셰와 규범안에서 뭔가 창조적인 작품을 바랬다면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아요. 게임은 예측불가능하게 진행되고 주인공은 머리를 기발하게 써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게임에서 이기고 승리를 멋지게 쟁취하는 그런 스토리를 바랬는데 막상 열어보니 주인공은 도박중독자 인간 쓰레기에다가 자기 가족도 돌보지 못하면서 착한 척은 혼자 다하고 그랬던 거죠. 거기다가 이야기는 다 한 번씩 여기 저기서 본 짤방을 주워서 짜집기를 한 수준인데 이게 왜 인기가 있지?
http://apnews.kr/View.aspx?No=2044742
혹시 제가 찾아보지 못한 다른 평론들도 있으면 알려주세요. 읽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오징어 게임을 2번째 시청중인데, K드라마라면 질색팔색하는 남친님이 주변에서 자꾸 영업당하고 신문에 나오는 뉴스와 인터넷 밈에 소외되기 시작하자 '1,2화 정도만 같이 볼까?' 제안해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남친님을 위하여 1,2화는 영어 더빙판을 봤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3,4화는 한국어에 영어자막으로 봤어요. 영어 더빙이 너무 일본 애니 스타일로 되어 있어서 배우들의 감정 연기를 다 망치고 있어요. 저 위에 싸구려 D급에 배우들 연기도 엉망이라고 혹평하신 분은 영어더빙판을 봐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 따위 목소리 연기를 하고도 IMDB에서 주연 크레딧 자리를 꿰차고 있다니 또 부아가 치미는군요.
* 덧붙이자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휩쓸었을 때 여기 저기서 너무 화제가 되니까 저도 '그렇게까지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 않나?' 했습니다. 봉 스타일에 익숙한 탓도 있고 예술적 완성도로는 다른 영화들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랬다가 주변에서 '무슨 소리야? '기생충'은 위대한 작품이다. 앞으로 내 앞에서 다시는 그 따위로 얘기하지 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2021.10.08 15:06
2021.10.08 15:32
한국 영화, 드라마에서는 사회적 메시지가 빠지지 않는데 서구 드라마는 상당히 개인적이죠. 스케일이 크고 정치적인 사건, 범죄등도 결국 줄기를 따라가면 뿌리는 개인적 범죄로 종결됩니다. 계속 보다가 보니까 이런 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렇다고 서구 사회가 한국인이 갖고 있는 편견처럼 그렇게 개인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사생활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공동체의 문제, 아이들의 미래에 굉장히 공을 들이고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인권 감수성도 상당히 높습니다. 그런 문제의식 공동체 의식이 미디어 영상물에는 거의 반영이 안되니 한국 영상물이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에 반응이 많이 뜨거운 것 같습니다. 이것도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는 시들해지겠죠.
요즘 시간의 시험은 겁나 짧습니다. 미드나잇 매스가 2위로 랭킹된 걸 봤는데 사흘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2021.10.08 15:37
(한국)매체들의 평가는 대체로 국내/해외 평가가 갈린다는 분위기이고,
개중에 '박한 평가'는 장르팬들을 중심으로 나온다던 것 같더군요.
https://m.khan.co.kr/view.html?art_id=202109261514001#c2b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92312054976905&VN
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12261
K-신파가 외국에서 오히려 먹힌것 같다고 하는데..
뭐 같은 K-신파라 해도 항상 외국에서 먹힌 건 아니었으니 이 작품에서 영리하게 사용한 거겠죠.
근데 전 오히려 캐릭터나 감정선 묘사가 너무 얄팍하고 일관성이 없다는 느낌이었는데,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면 느끼게 되는 감정선도 다르고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도박묵시록 카이지나 신이말하는대로 같은 작품은, 평론가들이라 하더라도 다들 알만한 작품은 아니고.. 사실 장르팬들 외에는 관심가지기 어려운 작품들이죠.
이번의 표절..내지는 아류 논란으로 그쪽 사람들 인터뷰를 했을 때 한 이야기처럼 오히려 홍보해주는 효과가 있으니 당사자들 입장에선 좋을 것 같아요
소프트한 장르영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덕후들이 "에이 그건 순한맛이야 진짜배기를 보려면 이걸 봐야지!"라는 훈수를 통해 유명해진 장르물들은 그간 꽤 있었죠
물론 오징어게임을 즐겼던 많은 사람들의 감상 포인트가 "데스게임" 자체에 한정된 게 아니었던 만큼 그렇게 훈수를 통해 알게된 원조급 작품들이 재평가 받고 오징어게임의 평가가 깎이고 그렇진 않겠지만요ㅎ
2021.10.08 15:51
더빙판에서 감정이 전혀 안 느껴졌습니다. 제 모국어가 아닌 이유도 있겠죠.
저는 오히려 오징어 게임에서 신파가 덜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른 K 드라마에 비하면 감정이 많이 절제되어 있고 신파라고 지적받는 6화도 이야기 구조상 필연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 뿐이지 억지로 쥐어 짜거나 질질 끌지도 않았어요. 여주인공들도 짧은 시간동안 교감하고 굉장히 담백하게 처리되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히트했었던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사랑의 불시착에 나오는 신파와 비교해보면 더욱 잘 드러나죠. 인물의 행동이 일관성이 없기는 한데 그런 상황에 처해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꼭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고, 저만 해도 당장 주변에 기훈 비슷한 성격의 인물을 (그렇게 극단적 상황에 있진 않습니다 ^^) 한 명 알기도 하고 그래요.
2021.10.08 17:26
윗 댓글 쓰면서 빼먹었는데, 더빙!!... 비교한 걸 잠깐 들어보니 할아버지 더빙이 너무 젊고, 그 특유의 발성이 하나도 안 살아있어서 눈물이가 납니다.
2021.10.08 16:12
본문 잘 읽었습니다. 요즘 틈나는 대로 오겜 관련 해외 평들 듣고 있는데 모두 찬양 일색들이어서 뭔가 다른 얘기들도 듣고 싶었는데 이런 얘기들도 있군요. 오징어 게임의 해외 평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평은 "문명이 구축한 틀 안에서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는 것이었죠.
기존의 데스 게임 작품들이 가상의 공간이나 야생의 공간에서 강제로 끌려온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분투했다면, 오겜에서 게임 참가자들은 분명히 현실감 있는 물리적 공간에서 자발적으로 게임에 참가하죠. 물론 이 '자발적' 이라는 것이 진짜로 자발적인 것인지는 - 거기다 게임 주최측이 강조하는 게임의 '공정성' 같은 것이 진짜 공정한 것인지는 - 논쟁의 여지도 없는 반어법적인 표현이지만, 그런 구성을 통해서 이 드라마가 실제로는 무자비한 자본주의의 경쟁에 처한 한국사회를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라는 지적이 제일 기억에 남는군요.
2021.10.08 18:21
사실은 찬양 일색이 맞습니다. 특히 전문 평론가측이 더 찬양쪽으로 몰려 있고요 실제 구도는 평론가 대 대중이 아니라 대중 대 평론가 혹은 대중 대 대중입니다. 그것도 호평쪽으로 많이 치우친. 드라마에 대해 비판적 시각의 리뷰는 유저 리뷰쪽을 찾아보시는 게 더 빠를 것 같고요. 대충 살펴본 유저들의 기대이하 평가의 이유는 '너무 뻔하고 예측가능한 스토리 전개', '결말이 이상함', '잘 보다가 VIP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산으로 감' 이 공통적으로 지적됩니다.
아 그리고 이건 순전히 제 생각일 뿐인데, 드라마의 성공 이유는 제목도 한 몫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퀴드 게임'이라니 '클릭 베이트'보다 더 클릭 베이트 제목 같지 않습니까? 스트리밍 1위는 드라마를 좋게 봤든 나쁘게 봤든 일단 많이들 봤다는 건데 내용이나 장르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어도 뭔가 궁금해서 보게 만드는 절묘한 제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영어 제목은 소리조차도 입에 착 달라붙어 유행을 부르는 제목이기도 합니다.
2021.10.08 18:46
해외에서의 호응이 '한국의 놀이에 대한 호기심'이었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그건 부수적이었고, 한국 특유의 가차없이 죽여버림이나 가차없는 표현이나 표정, 이런 한국적 와일드함에 매력을 느끼는 거 같았어요. 거기에 전지구적 공감을 한 게 언급하신대로 빈부격차, 자본주의 문제구요. 어느정돈 공감해요. 결국 걔가 살아남는 걸 보기 위해 8화까지 봐야되나는 싶죠. 근데 지루하다뇨. 최소 지루하진 않은데...
2021.10.08 21:49
영화는 배틀로얄이 유명하고, 카이지는 만화가 유명하지 영화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죠. 신이 말한대로도 그닥 유명하지는 않은 듯 하고. 근데 배틀로얄과 유사성은 별로 없고 카이지는 거의 모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징어게임 감독 나이대는 거의 레전드 고전 만화니 영향을 안받을 수 없죠. 그리고 카이지가 배틀로얄보다 10년 이상 일찍 나왔습니다.
2021.10.08 22:49
오늘로써 사흘째 오징어 게임 2차 시청을 하고 있는데 6화까지 봤고요,
남친님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시도해봤습니다. 본문에서 말씀드렸듯이 K드라마라면 질색팔색 하는데 친구들과 직장동료들에게 영업당해서 보고 있다고요. 1,2 화 보고나서 안 볼 줄 알았는데 일과 끝나고 저녁마다 오징어게임 보자고 찾아 옵니다. 드라마의 완성도나 작품성 등을 떠나서 놀라운 흡입력이 있다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대중에게 인기 있으려면 일단은 재미가 있어야죠. 웃겼던 건 6화를 보고 있는데 '이 나쁜 놈아, 그러면 안 된다고.....'라고 코멘트까지 달아가며 완전 몰입을 하고 있었습니다. 유튭 리액션 하는 사람들처럼요. 제가 '너, K 드라마 보면서 막 감정이입했다고 봤다고 친구들에게 얘기한다? (신파 드라마 보면서 몰입했다고 하는 걸 가장 쪽팔리는 일로 여기는 마초남)'고 했더니 자기 친구들도 다 그러면서 봤대요. 또 6화의 신파에 대해서도 물어봤는데 '저건 신파가 아니고 이번 화는 소프트한 에피소드같지만 사실은 가장 잔혹한 에피소드다. 작가가 새디스트라서 관객을 고문하려고 스토리를 쓴거다.'라고 합니다. (다른 K드라마들은 신파입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데쓰게임류의 시각으로 보면 잘못 만든 거 같지 않냐고도 물어봤는데 '그런 영화는 헐리우드에서도 수백편씩 만드는데 굳이 하나를 더 보태줄 이유가 없다.' 고 딱 잘라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제 남자친구가 외국인 시청자 대표는 아니지만, 왜 해외에서 인기있는가? 에 대한 대답 일부는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참, 그리고 자기도 어릴 때 구슬치기 놀이 똑같은 거 했대요. 규칙도 똑같더라고요.
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한국의 골목 놀이들은 변별성보다는 보편성을 가져가고, 신파와 사회비판적 이야기가 변별성을 띄었나보군요. 저도 잠깐 보니 세계적으로 오락적인 요소 내에서 사회비판적인 이야기가 흔치 않더라구요. 한국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이 빠지는게 이상한 느낌이 들 정도구요.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 같은 것도 아닌 중학생의 세계인 [벌새]에도 삽입될 정도니. 최신 한국 영화 하나를 대고 거기서 사회비판요소가 완전히 표백되는 것을 상상해보는 게임을 해도 될 정도에요.) 개인적으론 이렇게까지 이야기될 정도인가 싶지만, 세계가 이런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느낌조차 듭니다.
그리고 뭐 이쯤 되니, 요즘은 파편화 되서 모두가 같이 보고 원전 공유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누구나 한 마디씩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준다는 의미에서도 지분을 넓혀가겠네요. 이런 다공성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으니 다들 물고 뜯고 씹고 즐기고 다 하겠습니다. '시간의 시험'은 적어도 5년 정도 봐야 되는거 아닐까요 ㅋㅋ. 저는 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게 시작이니까, 아류도 많이 나오고 시즌 2도 나오고 지긋지긋해질수록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위험한 게임(1932)은 주인장 리뷰도 있네요. ( http://www.djuna.kr/movies/the_most_dangerous_game.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