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라;

놀란감독의 <인셉션> 보고 놀란빠(정확히는 메멘토빠)로서 빠심이 식는걸 느끼면서(감독이 잘못된 길을 가는 느낌에ㅎ)

디워파동 때 메멘토를 좋아한다고 콕 집어말했던 진중권이 생각나서, 진선생은 이 영화를 어찌 생각할까 궁금했었는데..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62085

 

* 지루함을 덜어준 것은 영화의 중층적 구조(꿈속의 꿈속의 꿈). 그것이 그나마 관객에게 서사를 재구성하는 지적 재미를 안겨준다. 몇 가지 세부가 끝내 이해되지 않고 남는다는 점을 빼면(진중권도 그랬다니 안심되네요!;), 서사가 밖에서 들었던 것만큼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았다. <메멘토>의 탁월한 서사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서사가 그 외견상의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외려 매우 단순하다고 느낄 것이다. 한마디로, <인셉션>은 꽤 잘 짜인 영화이긴 하지만, 미학적 혹은 철학적으로 그리 인상적인 작품이라 할 수는 없다.

 

* 어지러움은 세계에 대한 이 두 대립되는 관념- 합리주의적 독단론과 경험주의적 회의론 -이 영화 속에 뒤섞여 있는 데서 온다.

 

* 이 어색함 외에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뒤섞어놓은 것도 영화의 철학적 설득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사실 의식의 세계와 무의식의 세계는 급진적으로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는 프로이트를 통해 응축과 전이라는 꿈의 원리를 알고 있다. 꿈의 세계는 비논리적이다. 하지만 의식, 혹은 현실을 지배하는 것은 인과관계. 서사는 결국 인과의 사슬이다. <인셉션>에 나오는 꿈의 세계는 너무나 논리적이다. 서사를 무의식의 세계로 연장하려다 보니 꿈의 세계마저 거의 현실과 같은 논리로 구축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영화를 어정쩡하게 만든다.

: 맞아요 맞아. 영화 보면서 놀란감독의 머리의 비상함에 감탄했지만, 뭔가 꿈의 세계를 통해 사유 or 정서의 새로운 지점을 보여주기엔(애초에 이런 야심이 있었는지도 의문이지만), 이 감독은 데이빗린치,큐브릭 등과 달리 덜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ㅎ 이 감독은 너무나 이성적이고 정상적이에요. 아귀가 그럭저럭 딱딱 맞는걸로 끝나버릴수 있는, 즉 조금은 텅 빈 영화처럼 느끼면서 영화관을 나오게 될 가능성있는? (이 비문 봐라;)

 

* 남의 생각을 빼내고(extraction) 내 생각을 남의 무의식에 집어넣는다(inception)는 유치한 발상에 집착하기보다는 차라리 영원한 꿈의 연옥(limbus)을 탐험하는 영화를 만들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영화에서 유일하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이 바로 그 부분이기 때문이다.

: 맞아요 맞아. 유일하게 마음을 흔드는(울컥하게 만드는ㅋ) 부분이 '림보를 영원히 맴돈다'는 개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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