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 버리면서까지 천일의약속 끝까지 본 게 아깝네요.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 보이던 강한 장면-친지들 모인 자리에서 옷에 실례하는거, 남편과의 잠자리에서 옛애인 이름 부르는거..-들 같은거 볼 수 있는 거야? 하는 호기심, 즉)

시청자로서의 자극적 욕구도 충족시켜주지 못했고,

치매앓는 가족을 뒀던 이로서의 무서운 공감도 한 적이 없고,

이것저것 다 떠나 어떤 통찰력의 순간들을 본 것도 아니고..

 

김수현이라면 이 소재를 가지고 촌스럽지 않으면서, 귀기 서리면서도, 섬세하고 통찰력있게 잘 표현할 거라 보고 시청한 건데

이건 뭐 수애 끝까지 고상 떠는 것만 본 셈이네요. 내가 이걸 왜 봐야 ㅋㅋ

회사 사표씬(대본-연출-연기 3박자가 모두 훌륭했던, 천약에서 거의 유일한 씬;) 등은 건지긴 했지만, 20부작에서 임팩트있는 씬 수가 2시간짜리 영화랑 비슷하다는게..

에잇..

ㅡㅡ

브레인이나 볼걸. (지구를지켜라 이후로 대중적으로 하락세를 탔던 신하균이 다시 주목받게 돼서 기뻐요)

 

암튼 김수현씨도 이제 나이들었네요.

젊은 작가들보다도 더 앞서가고 전복적인 구석을 보여주는 작가라며 감탄하고 그랬었는데

이젠 것도 아닌듯.

정말 평범한 작품 하나 봤네요.

아 그리고 김수현 작품이 이렇게 오글거렸었나요? 사랑과야망(한고은버전) 다음의 작품들은 안 봤거든요.

수애씬 만이 아니라 김래원-김해숙 씬 등 오글 천지. 암튼 보면서 힘들었네요.

김수현이 종종 청춘의덫, 사랑과야망 같은 옛작품으로 돌아가서 붙들고 그랬던 이유를 알겠네요. '계속' 새로운 작품으로(특히 젊은남녀 얘기의 경우) 승부걸기엔 감각이..

 

아, 그리고 수애보다 김래원한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드라마 전의 소동으로 낮은 호감도에서 시작했다 할 수 있고 또 드라마 중간에 많이 아팠었다는데)

극의 중심이라기보단 리액션이 많은 등 어찌 보면 튈 수 없는 역인데 캐릭을 '한 흐름'(수애가 부족한 점ㅡㅡ)으로 잘 연기해 줬어요.

 

김수현&소재의 조합만 보고 이 드라마를 봤고, 그 기대감이 전혀 충족되지 않아서 시간 아깝다는 생각에 너무 신경질 부린 감도 드네요 ㅋㅋ

그래도 김수현이 이번 작품은 별로 못썼다는걸 깨달았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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