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9 13:21
조국 관련해선, 그 딸과 아내가 뭘 했는지까지 다 알게 됐으니. 나머지 장관들 얘기를 해 보죠.
이번에 7명의 장관과 장관급 인사를 지명했습니다. 농림수산, 과기정통, 법무, 여성가족, 방송통신위원장, 공정위원장, 금융위원장.
김현수 농림수산부 장관은 청문회를 통과하고 지난 8월 말 임명장 받고 업무수행 중입니다.
농림수산부 차관 출신이라서 개인사에서도 정책분야에서도 별 문제가 없었고, 인사청문회도 무난히 통과했습니다.
그나마 세종시 공무원아파트 특별분양을 받아서 실거주를 하지 않고 세제혜택을 받았다거나 하는 건 지적받았습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학계에서 인정받은 반도체 기술, AI 분야 과학자입니다.
배우자인 백은옥 한양대 교수도 마찬가지라고 들었는데, 이번 청문회에서 정대협, 민언련 등에 후원해서 남편을 "마누라 관리 못 한 사람"이라는 질책을 듣게 했습니다.
최기영 장관은 100억대 부자인데 6년간 모친이 1300만원 넘는 기초연금을 수령해서 지적받았습니다.
그리고 보도에서는 가짜학회 논문 발표 얘기가 있었는데, 청문회에선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역시 교수출신입니다.
이정옥 장관은 딸이 고등학교 때 쓴 책에 인도대통령 추천사를 실은 경위를 추궁받았습니다. 이정옥 장관의 딸 역시 어머니 학업 때문에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글로벌전형으로 대학에 갔습니다.
이장관의 딸이 고3 때 책을 출판하게 된 것과 인도대통령 추천사 실은 게 엄마찬스를 쓴 거라고 혼났습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언론개혁에 헌신한 변호사입니다. 조국, 조성욱과 더불어 자한당에서 기필코 낙마시킨다고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박상중 서초구 자한당 위원이 철지난 색깔론을 들이댔습니다. 대학시절 운동권이었냐, 주사파였냐... 뭐 이렇게 물었죠. 변호사 되고도 '좌파 변호사'로 활동을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가짜뉴스에 대한 견해를 가지고 자한당 의원들과 후보자가 설전을 많이 벌였습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교수출신입니다. 제2의 김상조, 김상조 아파타라는 딱지가 지명 직후 쏟아졌습니다.
기업재무, 기업지배구조가 전공인 하바드 경제학박사로 KDI, 고려대, 서울대에서 일했습니다. 논문 표절 한 건 안 나왔고, 부동산 투기도 없었으며, 배우자-아들이 없어서 병역도 깨끗했습니다.
지명 직전인 8월 2일 20억 상당의 50평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걸로, 호화판... 으로 밀려는 보도가 나왔었는데 차곡차곡 모은 예금이 20억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쑥 들어갔습니다.
미혼에다가 외부 활동이 많지 않았던 터라 개인 신상 관련해서는 문제 될 만한 게 거의 없었는데, 형부 회사에서 무보수 비상근 감사를 했던 걸 서울대에 겸직신고를 안 해서 혼났습니다.
그리고, 후보자처럼 훌륭한 이력을 가진 분이 출산만 했으면 100점이었을 거라는 정갑윤 자한당 의원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ㅈㄹ이 ㅍㅈ이었죠.
마지막으로 은성수 금융위원장입니다. 기재부에서 공직생활, 이후 수출입은행장으로 취임해 있는데 금융위원장이 됐습니다.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 때문에 국내 금융 모르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좀 있었고,
후보자 검증인지 조국 사모펀드 검증인지 모를 정도로 청문회 때 사모펀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답변하다가 자한당 의원이 조국 쉴드치려는 거냐,라고 하자 이거 내 문제도 아닌데 내가 뭘 안다고 준비를 하냐라고 했더니 직원들이 모른다고 하면 더 혼난다고 해서 공부했는데 왜 혼내는 거냐고 억울해하기도 했습니다.
금융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는 좀 풀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상 조국 제외 이번 개각에서 입각한 나머지 6명 장관에 대한 간략한 프로필과 청문과정에서의 논란 정리였습니다.
2019.09.09 13:32
2019.09.09 13:39
그런 사연도 있군요. 전 사실 모르던 사람이라서 드문드문 청문회 보다가 박성중 의원 때 워낙 犬소리 폭발하길래 좀 집중했었습니다;;
2019.09.09 14:55
저도 덕분에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았네요.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실지 기대됩니다.
2019.09.09 13:35
"딸이 고3 때 책을 출판하게 된 것과 인도대통령 추천사 실은 게 엄마찬스를 쓴 거라고 혼났습니다."
"직원들이 모른다고 하면 더 혼난다고 해서 공부했는데 왜 혼내는 거냐고 억울해하기도 했습니다."
킥킥 웃으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ㅋㅋㅋ
2019.09.09 13:40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찬스라는 표현은 자한당 의원님이 직접 발언하신 거에요.
엄마찬스가 뭐가 문제냐,라고 한다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발언이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입니다;;
2019.09.09 13:40
모두가 훌륭한 분들인 것 같은데, 그럼에도 조국에게 고맙다고 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잘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2019.09.09 13:46
농림수산부장관 말고는 조국 여파에 청문보고서 채택이 안 된 상태로 임명됐으니, 그 문제에 대해선 고마울런지 모르겠네요.
조국이 없었다면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이렇게 쉽게(?) 어영부영 넘어가긴 힘들었을 거 같구요.
조성욱 공정위원장도 7시 께에 청문회가 끝나버리는 상황은 안 벌어졌을지도요. ㅎㅎ 워낙 그 분 인청에선 자한당이 거대한 자살골을 넣어서 뭐라 하기도 힘들었을 듯 싶습니다.
2019.09.09 13:52
이렇게 훌륭한 요약은 오랜만에 봅니다.
최고입니다.
2019.09.09 14:00
감사합니다. 솔직히 각 장관이 정책적으로 뭘 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인청 관련 보도와 속기록들을 참고한 겁니다만, 아시다시피 보도가 워낙 적어서요.
2019.09.09 13:53
덕분에 이번 개각에 대해 어디가서 좀 아는 척이라도 할 수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09.09 13:59
언론이 조국한테 쏟을 관심의 100분의 1만 좀 더 다른 후보자들한테도 쏟아주지 싶었습니다.
엄마찬스 쓴 건 조국 장관 딸이나 이정옥 장관 딸이나 마찬가지고, 두 딸 모두 해외에서 고등학교 나와서 글로벌전형으로 대학에 갔는데 말이죠. 보도숫자는...
2019.09.09 14:54
저도 요 근래 최고의 요약을 본 것 같습니다. 어지간한 뉴스 기사보다 더 핵심이 담겨있는 것 같은데요.
특히 최기영 과기부 장관님 아내분도 정말 멋지군요. 정대협과 민언련에 후원이라니.. 부창부수는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습니다.
깔끔하고 멋진 요약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2019.09.09 15:43
요약 감사합니다.
2019.09.09 15:52
2019.09.09 18:57
한상혁 위원장은 부친이 노태우정부때 관권선거 내부고발자인 한준수 연기군수죠.
한준수 군수가 내부고발이후 구속 및 보복을 당하면서 정치생명이 끝나는 걸 보면서
다니던 보험회사를 때려치고 사법시험 공부를 하여 변호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되게 드라마적인 재미가 많은 스토리더군요. 앞으로도 어떻게 커리어가 쌓여질지 궁금한 사람 중 한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