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남동이란 곳을 이번에 제대로 갔습니다. 경의선 숲길의 서쪽에 위치한 합정방향으로는 많이 가봤는데...(사실 많이 안 가봄) 동북쪽으로 연남동은 거의 처음이었거든요? 그런데, 여기도 무슨 한남동, 성수동 뺨치는 힙하고도, 아크로바틱한 거리가 되어있는 곳이더군요.... 패션샵에, 카페에, 맛집이 가득한... 그것도 무슨 인스타감성같기도 한 음식의 데코레이션이... 매뉴얼을 만들기 힘들어 보이는 생소한 요리인데, 맛은 있었어요. 그런데 그 가게에만 먹을 수 있는, 그런 오리지널...도 아닌, 뭐랄까, 유일무이한? 그런 요리를 만드는 음식점들이 많은 곳. 뭐랄까, 도쿄의 오모테산도같은 곳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제 서울은 서울이 더 특화되는 중이니... 제가 지역출신이지만, 서울에 정착 가능하다면 저라도 지역을 기피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거 참...


2.

편의점과 편의점 앱. 원래 오피스텔 아래에 있는... 신세계 계열사 편의점을 갔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 스타트업 정보지에서도 CU가 GS25 점포수를 추월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사실 매번 같은 야채햄 샌드위치를 사먹는 게 불만이라, 동트기 전 새벽에 근처 관광호텔 앞에 위치한 CU를 갔습니다. 그랬더니... 와, 매장크기도 크기지만, 종류도 다양하고 신제품도 많아서 뭘 고를지 고민하다가, 대충 건강해보이는 샌드위치 2개 사서 나와버린... 그리고 1+1상품이 재고가 1개밖에 없길래, 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재고가 언제 들어오냐고. 대답은 앱에서 키핑쿠폰을 이용하여 다른 매장에서 나머지 1개를 수령해서 결제하라는 겁니다. ...오? 이젠 편의점앱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편의점 물건 재고도 확인하고, 상품의 예약주문도 미리 걸어두는 시스템이 되어버렸더군요. ...기술을 나날이 발전하고, 편의성이 증대되는 부분도 있네요.


3.

인스타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인스타를 하지않는다는 인터뷰를 봤는데... 깔고 15분동안 한계정의 올린 게시물만 그득히 보다가, 그런 자신을 깨닫고 더이상 쓰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봤어요. 비슷하게 저는, 아직 그 정도로 시도하진 못했지만, 스마트폰에 스크린타임(시간제한)을 다시 걸었습니다. 예전 하루 12시간도 붙잡고 있던걸, 하루 3시간 이하 정도로.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이미 할당량을 채웠군요. 첫날이지만, 일과의  2/3시점에서 평소 1/4 수준인데도, 원래 목표치엔 미치지 못했으니 더 줄여봐야 겠습니다.


얼마 전, 오프라인 모임에 가서, 우리가 늙으면 곁에 누가 있을까 하는 이야기를 어느 분이 했는데, 왠지 공감이 가면서도 섬뜩해지더라는 것이죠.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 정치인들, 인터넷 방송인들... 온라인 상의 사람들은 누군지도 모르고, 만날 길도 없음에도 우리는 그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왠지 그들을 매개체 삼아 세상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나고보니 그냥 저에게만 일방적인 정신적 영향만 끼쳤지, 실질적으로 제 삶에 뭐... 그렇게 많은 생산성이나 삶의 변화를 가져다준 건 없었고, 제 인생에서는 그저 같은 이야기를 제자리걸음하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왠지 모르게 너무 화면 속 일들에 시간을 빼앗기는게, 시간낭비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음 주에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가 개봉하는 김에... 놀란은 컴맹으로 알려져 있지만 얼마 전 인터뷰에서 밝힌 바로는 시나리오는 컴퓨터로 쓴다고 합니다. 다만, 인터넷이 전혀 연결되지 않는 환경에서요. 자녀들은 자신이 일종의 러다이트 주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면, 맞는 말입니다. 얼마 전 산문집을 몇 권 쓰신 정용준 작가의 이야기도 비슷했거든요. 인터넷이 없는 환경에서 더 창작에 집중할 수 있다고. 그렇죠. 우리에겐 시간과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57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44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638
123985 [사진] 진이인이와 함께한 주말 면식수행기 ^^ [16] gilsunza 2010.06.03 6314
123984 남자들이 질투심이 강한가요? [25] 자두맛사탕 2012.10.04 6313
123983 입으로 숨쉬는 아이 걱정입니다.. [15] 크리우즈 2013.08.27 6311
123982 남자 자취생의 현실인식.jpg [12] 텔레만 2011.07.20 6310
123981 응답하라 1997에서 가장 거슬리는 설정 [20] 빠삐용 2012.08.21 6308
123980 김태희와 설리의 공통점 [9] magnolia 2012.03.29 6308
123979 망할 놈의 페이스북 친구 추천 시스템 [6] 산체 2011.12.25 6308
123978 "가정"이란 과목이름을 영어로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요? [10] 카블 2011.01.12 6308
123977 김제동이 완전한 채식주의자군요 [6] 가끔영화 2012.06.02 6307
123976 일본 핵폭발 하는건가요? [22] 사과식초 2011.05.16 6307
123975 와우 신정환 [34] mii 2010.09.07 6307
123974 [펌] 왜 집안사고, 왜 결혼을 안하냐는 외삼촌의 물음에 이렇게 답하다 [17] 01410 2011.04.13 6306
123973 김연아를 까는 사람들의 심리 [58] 코그니션 2010.08.27 6306
123972 여성에게 하는 진심어린 충고가 폭력이 된다는 것 [75] 세멜레 2013.03.25 6305
123971 나꼼수 비키니 관련 삼국카페 공동성명서 발표 [36] 철과와인 2012.02.06 6305
123970 남자의 재능이 여성들에게 미치는 영향 [50] 툴루즈로트렉 2012.09.29 6304
123969 신동엽, 또다른 섹드립 [12] 화려한해리포터™ 2012.08.12 6304
123968 결혼식에서의 '처제쇼' [14] 자본주의의돼지 2011.06.25 6304
123967 아니, 잔스포츠 가방이 다시 유행인가요?? [15] 아.도.나이 2010.08.29 6304
123966 세상에서 젤 능청스러운 광경 [13] Bigcat 2016.03.17 630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