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0 00:57
제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쁜 사람이라고 할 만한 이들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사람들이 많죠.
저 자신이 친문은 아니지만 제 주변엔 이른바 "친문"들이 많습니다. 친구들 중에서 좀 더 가깝다 싶은 사람들, 일가 친척들 중 더 가깝다 싶은 사람들을 떠올리면 친문들이 많습니다.
언젠가부터 이들을 아래 두 카테고리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1) 순수한? 또는 순진한 사람들
제 친구들 중에 특히 많은데, 서울 또는 강남에 굳이 살려고 하지 않고, 투기 목적으로 집을 살 생각 안 하고, 애들에게 중요한 건 학원 보내고 선행교육 하는 게 아니라 많이, 잘 놀게 하는 거라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죠.
꼼수 쓰는 거 싫어하고, 다들 살짝 아웃사이더이면서 (굳이 구분하자면 사회 기득권층에 가까움에도) 다소간의 피해 의식과 주변부의 정서를 가진 이들.
2) 강남 좌파
제 일가 친척들 중 많은데, 특목고/자사고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대치동 학원 보내며 어마어마한 선행 교육을 시키고 (역시나 조국 씨처럼 남자들은 입 바른 소리하고 여자분들이 주로 교육을 챙기는데, 남자분들은 입 바른 소리하면서도 따라가죠..) 부모님 도움을 상당히 얻어서 강남에 집 한채를 어떻게든 구해서 살고, 저에게도 강남에 집 사라고 진심으로 권해주는 이들 (물론 정말 생각해서 그러는 줄 아니까 고맙긴 한데, 불편함이 마음 한 구석에서 밀려옵니다). 둥글 둥글 사회생활도 참 잘 하시고, 적응력이 뛰어나지만 왠지 정치적으로는 유연하지 않은 분들.
1번 카테고리의 이들이 친문인 것은 이해할만 합니다.
그런데, 2번 카테고리의 이들의 심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제게는 잘 이해되지 않는 신념과 삶의 discrepancy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좀 더 일반화하자면 강남좌파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특히 요새 조국 씨 사태를 보면서 궁금증이 더해가네요..
물론, 그냥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다.. 위선자다..라고 이해하는 것도 하나의 해석이겠으나, 가까운 사람들이어서 이들을 잘 알기에 저는 이들이 실제 그런 말이 어울리지 않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이런 해석이 크게 맞지는 않는다고 여기거든요 (물론 반대로 이게 제가 조국 씨를 긍정한다는 얘기 역시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2019.09.10 01:43
2019.09.10 02:27
제가 순수하고 피해의식이 있다고 욕했나요?
2019.09.10 02:23
자기가 바라고 추구하는 이상적인 세상이 있다고 해서, 당장 살아야하는 현실세계를 무시하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죠.
자기 인생도 아닌 자식 인생이 걸린 거라면 더욱 그럴 거고, 남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문제가 아니라면 가는 거죠.
비트코인이 폰지사기라고 생각해도, 앞으로 3년 정도는 계속 오른단 확신이 있다면 투자하는 게 보통이겠죠.
아주 깊게 보면 그것도 누군가의 돈을 뺏앗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거기까지 들어가면 끝도 없고요.
2019.09.10 02:40
말씀대로 해석하자면, 자기가 바라고 추구하는 이상적인 세상이 있다고는 하지만, 거기 완전한 믿음이 있지는 않은 것 같네요.
2019.09.10 15:37
어떻게 그게 그렇게 해석이 되나요. 돈 없어도 행복한 세상을 꿈꾸고 믿는다고 해서, 현실 세계에서 돈을 안 벌 수는 없는 거죠.
2019.09.10 18:27
평등한 교육을 받는 것이 학생들의 outcome을 향상시킨다는 믿음으로 평준화 교육에 찬성한다면, 본인의 자식들도 평준화된 고등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그것을 원치는 않고 가능하다면 자사고/특목고에 보내려고 한다면 앞의 믿음이 완전하지는 않다고 보는 거죠. 반면, 제가 아는 몇몇 분은 자녀분들이 매우 공부를 잘 함에도 불구하고 평준화된 고교에서 보다 평균에 가까운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long-term하게 좋을 거라는 믿음에서 일반고 보내는 분들을 봤습니다. 그 분들은 그러한 믿음이 크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요?
2019.09.10 07:40
2019.09.10 10:02
아마 님 주변은 그럴지도 모르죠
2019.09.10 10:18
2019.09.10 09:32
2019.09.10 19:55
2019.09.10 10:28
2019.09.10 10:36
2019.09.10 10:50
그렇군요. 저도 공부를 좀 해보겠습니다..
제가 미국 리버럴이라든가 이런 개념에 잘 익숙치 않은데, 오바마는 (이분도 리버럴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오히려 교육에서의 경쟁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고 미국 민주당에서 (제가 잘 몰라서인지 모르겠으나) 수월성 교육을 반대한다는 얘기는 못 들은 것 같습니다. 왜 우리나라 강남좌파라고 할만한 분들은 오히려 수월성 교육을 반대하는 쪽인지 궁금합니다. 어쨌든 공부를 더 해보겠습니다.
2019.09.10 11:04
2019.09.10 11:22
2019.09.10 11:24
2019.09.10 12:08
2019.09.10 13:04
한국이 계층이동 사다리가 실제로 부러졌는지 여부는 아직 논의의 대상입니다. 일반적인 인식과 다르게 생각보다 한국에서 세대 간 계층이동이 활발하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이들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문제는 계층이동 가능성의 축소가 아니라, 승자와 패자 간에 지나친 격차라는 거죠. 이긴 놈이 다 가지고, 패자는 굴러 떨어지는. 한국의 지나친 교육열을 설명하는데는 이 쪽이 더 설득력 있다고 보여요.
2019.09.10 13:27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31860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50850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61144 |
109759 | 참치를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지않다? [12] | 전기양 | 2011.11.19 | 3749 |
109758 | 듀9] 강아지 무료 분양 사이트 [20] | 가끔평화 | 2011.07.31 | 3749 |
109757 | 여러 가지... [13] | DJUNA | 2012.07.23 | 3749 |
109756 | [펌] 문재인. 노무현. 그리고 웨스트 윙 [6] | 마르세리안 | 2010.12.20 | 3749 |
109755 | 그 옛날 외국인 선교사들은 얼마나 짜증났을까요? [5] | 자본주의의돼지 | 2010.10.26 | 3749 |
109754 | 시라노 연애조작단 간단 감상평 [8] | 마르세리안 | 2010.09.10 | 3749 |
109753 | 이사람이 그사람이라니... [2] | 바다참치 | 2010.08.08 | 3749 |
109752 | 김연아 아이스쇼 흥할것같네요. [3] | dong | 2010.09.09 | 3749 |
109751 | 듀숲] 너는 인간 말종이다 [8] | N氏 | 2014.08.24 | 3748 |
109750 | 디저트 붐을 이어 저는 토로로 푸딩 [9] | 쥬디 | 2013.10.30 | 3748 |
109749 | 고령화 가족 티저 포스터 [17] | nixon | 2013.03.28 | 3748 |
109748 | 박근혜 부산대 특강, 학생들 반발로 무산 [9] | 잠수광 | 2012.09.26 | 3748 |
109747 | 자존심과 자신감 사이. [14] | 찻잔속의태풍 | 2012.09.05 | 3748 |
109746 | <야매요리> 작가가 악플때문에 병원을 다닌다고 합니다. [13] | 말하는작은개 | 2015.06.15 | 3748 |
109745 | '돈의 맛' 보신 분들.... [6] | N.D. | 2012.05.17 | 3748 |
109744 | 진보신당 해산보다 더 짜증나는 건. [16] | 별들의고향의맛다시다 | 2012.04.11 | 3748 |
109743 | 언제부터 비둘기가 공포의 대상이 되었죠? [24] | wonderyears | 2011.06.10 | 3748 |
109742 | 현관 비번을 바꿨습니다ㄷㄷㄷ [11] | 메피스토 | 2011.06.08 | 3748 |
109741 | 차두리를 쫓는 소녀팬들 [6] | 01410 | 2011.02.01 | 3748 |
109740 | 박주영 골 멋있게 넣었네요!! [34] | 허기 | 2012.07.30 | 3748 |
미국에서도 문화적 코드에 의한 정치적 양극화는 상류층에서 더 큽니다. 저분들을 강남좌파라고 해서 이상한거지, 좀 더 정확한 명칭인 강남리버럴이라고 하면 그닥 이상할게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