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3 18:30
1. 요즘 jtbc뉴스 라이브 많이 봅니다. 근데 대학 동기, 선배 합쳐서 셋이나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이름 보고 프로필 확인할 때까진 긴가민가 했습니다만.
2. 최근 우리나라의 지인들이 물어봐요. 우리나라 정치뉴스 연일 보도되는 거 부끄럽지 않냐고. 그럼 전 그럽니다. "아니 내가 무슨 짐이 곧 국가인 루이14세도 아니고 내가 곧 한국도 아닌데 뭐가 부끄럽니. 하나도 안 부끄럽다." 이 포인트에 대해선 대학원시절 동기가 그랬습니다. 제가 "우리 한국에선 블라블라" 이러자 코웃음을 치면서 "설마 넌 네가 내가 처음만나는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때부터 혹시 외국에서 사는 내가 한국 대표인가, 하는 생각은 많이 없어졌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기 나라 정치 부끄러워하고 또 침울해하는 미국 사람이 주변에 워낙 많아서-_-;;
3. 반대로 이런 시각도 있어요. 최근 2-3주 사이에 두 번 서울 출장이 있었는데 촛불시위라는 게 제가 봐도 멋있고 그렇지만 외국사람들이 보면 더 그런가봅니다. 심지어 회사 높은 분 중 한분은 토요일에 근처 호텔에서 숙박했는데 시위 구경 나가서 셀피 찍으셨다고...
2016.11.23 18:42
2016.11.23 18:46
최근 일때문에 캐나다 분들 둘을 만났는데 첫 대화가 "오오 최근 지구상에 드물게 정상적인 정치 지도자가 존재하는 캐나다에서 오셨군요 반가워요" 이랬습니다. *_* 그러자 캐나다분 둘: 에헤헤 'ㅅ'*
2016.11.23 20:02
2016.11.23 20:05
저도 오랜만이어요! 외국에서 한걸음 떨어져 소식을 접하는 것, 그 현실을 직접 체험하는 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여기 뉴스에서 "늘품이 근데 무슨 뜻이지요?" 이러는 데에는 적응이 잘 안되더라고요. 우리 지치지 말아요.
2016.11.23 23:36
옛날에도 지금도 어떤 사람들이 피땀으로 이뤄놓은 바탕 위에서 살면서 부끄럽다고만 되뇌이는 건 좀 너무한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도 뭐..아무튼 우리는 mb를 10년 전에 뽑았고.......미국은 트럼프를 지금 뽑았고.....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좀 부끄럽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요새는 좀 들긴 합니다.
2016.11.24 11:19
애국심따위 한톨도 없고 한국대표라는 생각은 꿈에도 해본적 없으며 주변인 누구도 이 이야기를 꺼내는이 없지만 저는 부끄럽습니다.
트럼프 뽑았다고 미국인 개개인을 조롬할 마음이 들지는 않는것처럼 그들도 한국인을 멍청하다 욕하진 않습니다. 사실 그만큼의 관심도 없지요.
아침프로그램 고정코너가 되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어이없이 웃으며 한류 드라마보듯 신기해하고 재밌어해서가 아니라, 설명하기도 애매한 찌질한 행태들이 넘쳐나서가 아니라…
네, 개인적으론 비아그라 구입하는 청와대보다 빈박스 무거운척 들고나오는 검찰의 모습이 제일 챙피합니다ㅡ ㅡ;;
평화시위, 깨끗한 시위가 깨진다고 챙피할건 없습니다.
이런일을 겪고도 사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부끄러워해야할 일입니다.
2016.11.24 16:04
제 주변에선 여기에 꽤 관심도 있고, 전반적으로 한국 정치뿐 아니라 정치 얘기들을 많이 하는 시기입니다. 비웃는 사람은 없습니다만;
제가 부끄럽지 않다고 하는 건, 제가 이 일련의 사태에서 이득 본 것도 없고, 게다가 저는 외국서 구경만 하지만 이런 사태에서 무력감을 느끼고만 있지 않고 뭔가 변화하려는 에너지가 느껴져서이고, 또 주변 외국인 (뭐 제가 외국인이지만)들에게도 그렇게 설명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제도 정치의 변화뿐 아니라 미시적인 정치관계(?)의 변화도 희망하고 있어요. 예컨대 정유라 보도는 선정적이기도 하지만 여기에 감정이입할 여지가 많아요 (정유라씨에게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 아니 우리나라서 살면서 낙하산으로 조직에 들어와 거들먹거리는 사람들 경험 못해본 사람이 있긴 할까요. 매일매일 새로운 아이템이 터져나오는 갑질 아이템들은 또 어떻습니까. 이런 일이 널리 공론화, 처리되는 과정에 저는 조금 희망을 가집니다.
2016.11.25 00:18
겨울이 다가옵니다. 추운 계절이니.. 촛불대신 횃불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두번째 문단 막줄에서 빵 터졌네요.(웃을 때가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