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보고 하는 결혼은 살인죄인가

2013.07.29 19:05

세멜레 조회 수:5164

이 글은 "남편이 매매혼만 안 했어도 살인사건은 없었으니 살인의 책임은 그에게 있다"란 주장의 반론이에요. 그러니까 저 문장에 동의하지 않으시면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판사가 몇억을 받았느니해서 매매혼이라고 하시는데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니에요. 다만 대부분은 기업오너도 아니고 판사도 아닌 거죠. 줄 돈도 없고 받을 능력도 안 되고. 그러다 보니 매우 다른 세계 얘기 같죠. 하지만 별로 그렇지도 않아요. 결혼정보회사에서 외모/소득/부모직책 등등으로 짝짓기 하고 있는 건 현실이에요. 선은 더 말할 것도 없죠. 사랑해서 결혼하는 일은 흔하지만 결혼하고 사랑하는 부류도 있죠.


남녀의 명백한 평균임금 차이 때문에 여성들 스스로는 경제적 능력을 갖추기 어렵죠. 집값 혹은 전세값 정도 마련할 수 있는 남편을 선호하죠. 이런 말 하긴 제 애인이 만약 빚이 수억이라고 하면 선뜻 결혼 못 할 것 같아요. 지금 애인과 결혼할 수도 있다 생각하는 건 그럭저럭 빚이 없는 탓도 있을 거예요. 제가 알기론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는 이런 속물적인 고민을 하는 사람이 더 많아요. 다만 그 재력이 7억이  못 되고 직업이란 조건도 판사같은 대단한 게 못될 뿐이죠. 결혼에서 조건 교환하는 게 드문 일인가요? 자본주의사회에서 교환으로 돈을 사용하는 게 드문 일인가요?


조건을 많이 보고 한 결혼은 비난받을 수 있어요. 당연히 결혼을 안 했으면 장모가 사촌동생을 죽이진 않았겠죠. 하지만 결혼하면서 살인이 일어날 거란 사실을 알았나요? 그렇지만 살인죄는 아니에요. 만일 판사네 엄마가 판사를 낳지 않았으면 이런 일이 없었겠죠. 그런데 아들을 낳았어요. 하지만 살인죄는 아니죠.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