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애 조언 + 바낭글을 이렇게 신성한 불금에 올려서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듀게에는 혜안을 가지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하기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ㅠㅠ


제목 그대로, 지난 연애에서 겪은 연인과 친구의 배신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습니다.


4년 전에 일년 쯤 사귀던, 나름 잘 지내던 연인이 저의 가장 친한 친구와 바람났던 일이 있었습니다. 연인과는 1년 정도 사귄 때였고, 친구는 서로가 감히 소울메이트라 부르던 각별한 사이였죠. 때로는 연인보다 친구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했고, 저희 셋을 아는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말하곤 했구요. 셋이서 종종 함께 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힘든 일이 생겨서 연인에게 좀 징징댔었는데 연인이 그걸 제 친구와 상담하다가 둘이 눈이 맞았더군요. 한 달 정도 그 둘이 서로 데이트도 하고 밀담을 주고 받다가 넘어서는 안 될 선까지 넘었습니다. 저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가 결정적인 물증을 보고 말았습니다. 뭐, 유행가 가사에 나올 법한 일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친구가 저에게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처음 만난 서로 많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친구였다는 점입니다. 저와 그 친구는 함께 어울리는 많은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 다른 친구들은 바람난 연인과 친구의 사이를 인정해주었어요. 그들의 모습에서 저는 다시 한 번 상처를 받아야 했구요. 결국 그 둘은 한 달도 못 가 헤어지고 말았지만요. 그 때의 일로 인해 저는 친구에 대한,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잃어버렸습니다. 


벌써 4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그 동안 상담도 받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다른 새로운 친구들도 생기고 이제 어느 정도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트라우마는 쉽게 극복되는 것이 아니더군요. 지금 일하다가 알게 된 사람과 사귄 지 두달 정도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역시 (다른) 제일 친한 친구와 같은 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친구와 일하는 분야가 비슷해서요...) 문제는 저와 남친의 사이가 매우 안 좋다는 것입니다. 거의 헤어질 각오까지 하고 있어요. 친구가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한 편이라 친구와 지금의 남친은 이제서야 조금 친해졌습니다. 그런데 친해지면서 지금의 남친이 저와의 문제, 그리고 자기 자신의 진로 고민을 친구에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는 무척 순수하고 예쁜 사람이라 그것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있구요. 물론 친구는 저와 남친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조언을 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그 트라우마가 다시 떠올라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자꾸만 친구와 남친의 사이가 의심됩니다. 남친이 저와의 힘든 관계에 지쳐 친구에게 마음이 가 버릴 것만 같고, 그렇게 된다면 저는 또 크게 충격을 받고 아무도 믿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되고 너무 힘이 들어요. 모든 사람이 다 배신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되새기지만, 모든 사람이 자기의 마음과 타인에 대한 신뢰를 확신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런 트라우마를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남친과의 사이가 안 좋은 상황에서, 저는 이런 제 트라우마를 남친에게 말하는 게 관계에 도움이 될지 아닐지 고민이 됩니다. (제가 이 트라우마 때문에 저와 친구, 남친, 그리고 다른 팀원이 있는 자리에서 너무 저기압이었거든요. 그리고 그런 모습에 남친은 이해할 수 없어 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트라우마를 다 알고 있는 친구에게도 앞으로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너무 오지랖인 걸까요.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계속 되는 의심에 미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상담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47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31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518
124719 프리임드 #611 [2] Lunagazer 2023.11.12 76
124718 모처럼 재미있는 일드 [7] thoma 2023.11.12 470
124717 영화 '튤립 피버' [6] 2023.11.12 275
124716 [핵바낭] OTT와 옛날 영화 [4] 로이배티 2023.11.12 307
124715 29년 만에 우승 가즈아!”…‘신바람’ 난 LG, 파격할인 쏜다 [5] daviddain 2023.11.12 290
124714 오랫만에 크루즈 다녀온 짤막 잡담 [4] theforce 2023.11.12 231
124713 [왓챠바낭] 본 영화도 아닌데 추억 돋는 제목. '공포의 수학 열차'!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3.11.11 255
124712 프레임드#610 [6] Lunagazer 2023.11.11 81
124711 챗 gpt 쓰면서 [1] catgotmy 2023.11.11 207
124710 KS 3차전 시청률/2시 4차전 [24] daviddain 2023.11.11 229
124709 그레이트 마징가 주제가 [4] 돌도끼 2023.11.11 159
124708 마징가 제트 주제가 [4] 돌도끼 2023.11.11 178
124707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좀 더 유리한 상황(현장발권없어서 못보시는 어르신들 외) 상수 2023.11.11 153
124706 어떤 해후(질풍가도, 출사표, 잘 있어요) 상수 2023.11.11 156
124705 넷플 계정 공유 잘 아시는 분 계세요?(기가 지니와 크롬캐스트) [4] 쏘맥 2023.11.11 420
124704 우승이 이렇게 힘든 건가요 [4] daviddain 2023.11.11 301
124703 일론 머스크 전기영화 제작소식 [5] LadyBird 2023.11.10 303
124702 드라마의 장점 [2] catgotmy 2023.11.10 177
124701 오겹살 첨 먹어본거 같은데 가끔영화 2023.11.10 131
124700 알고리즘의 폐해/KS 3차전 [37] daviddain 2023.11.10 20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