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적당히 지저분하고 대충 살기 때문에 강박증이나 결벽증 같은 건 없고요.

외출할 때 가스 밸브를 잠갔나, 현관문 도어락이 제대로 작동했나. 이런 것 때문에 나가다가 다시 와서 확인하는 정도.

 

그런데 예전에 고딩 때 친구가 자기 얘길 해줬는데 머리를 감는데 한 시간이 걸린다고.

웃긴 건 우리가 다녔던 학교의 두발 규정이 길이 3센티 스포츠라는 거죠. 

언젠가 그 친구 집에 놀러 갔더니 무슨 남자애 방에 먼지가 하나도 없는 것은 물론이고

몇 개 안되는 화장품이 크기 별로 딱딱 각을 맞춰서 놓여있었습니다. 샘플병도 나란히나란히.

식당에 가면 젓가락 숟가락을 절대 그냥 쓰는 법이 없고 반드시 넵킨으로 닦아서 쓰고 그랬었는데...

이 친구도 군대 갔다와서는 적당히 지저분해지더군요.

 

그리고 아는 여자 한 명은 어렸을 적에 화장실에 갔다 올 때마다 속옷을 갈아입었대요.

하루에도 몇 번씩. 용변을 보는 사이에 자기 몸 속으로 나쁜 균들이 마구 들어왔을 것 같아서 못 견디겠더라는 겁니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밖에서 화장실에 갈 때는 절대 변기에 앉지 않고 엉덩이를 든 채 기마자세로 일을 본다고.

롤러 코스터에서 정가은이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었죠? 저는 그게 과장인 줄 알았어요.

근데 이건 보통 여자들 중에도 그러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냥 화장지로 한 번 닦고 다시 화장지를 깔고 앉는데. 요즘 좋은 화장실에 가면 1회용 변기 커버도 있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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