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가정에 대한 이야기

2010.11.21 14:02

Luka 조회 수:5564

 

자주 만나는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그 아이가 친척 하나가 오기만 하면 본인의 취업 여부를 캐물어서 짜증나게 한다- 는 이야기를 했어요.

 

뭐 거기까지는 "응응- 그거 짜증나겠네...."하고 넘겼지만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말이란게

 

"그러게 말이야. 자기는 이혼한 주제에- 그 집 애들은 뭐 제대로 자라겠어?!"

 

....더군요-_-;;

참고로 저도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이혼 하셔서 외할머니 손에 자란 사람입니다만, 이 친구는 그 사실을 모르죠.

 

쨌거나 순간 피가 거꾸로 차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그 냔(....)의 발언을 마구 씹어 줬습니다. 너 세상에 이혼 가정 자녀가 얼마나 많은데 그 딴 소리를 그렇게 태연하게 내뱉냐!!!고.

 

그러자 이 냔(....)은 매우 태평한 얼굴로 "쨌거나 이혼한 집은 좀 그렇지 않아? 그런 집이랑 사돈 맺고 싶어할 사람이 어딨냐..."라고-_-

평소 그 냔(.....)의 성실한 태도와 가볍지 않은 행동을 좋아하던 저는 그 날 이후로 이 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전 이 딴 질 낮은 발언은 어르신들의 뿌리깊은 편견에서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예를 들어 우리 할머니는 옆집 할머니 딸이 이혼했다고 씹으십니다.)

의외로 어린애들 중에서도 저렇게 뇌가 청순하거나 배려심을 쌈 싸먹은 인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지금도 동생과 놀러나갔을 때 친구들을 만나면 진땀이 삐질삐질 납니다.

아직 동생이 어려서 "이름이 뭐야?"라고 물어보면 너무도 당당히 본인의 성을 붙여서 말하거든요.

 

뭐 제가 새아버지 성으로 바꾸면 되긴 하지만 난 내 성이 좋은데 말이에요.

새아버지 성은 제 이름과 심각하게 안 어울리거든요(...아니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게 아닌데?!)

 

그리고 가끔 답답한게- 나중에 제 동생들이 시집장가 가게되면 상대방 집에 저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요;

설마 그 아이들 결혼식에도 못간다거나......"언니는 그냥...집에 있어..." 뭐 이런 소리 들으면 참 속상할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저는 이혼가정의 자녀지만 제 동생들은 아니거든요-_-

언니 때문에 괜한 고민에 빠질 동생들을 생각하면 괜시리 미안해지기도 하고...(....그러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게 아닌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80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10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516
122639 프레임드 #369 [6] Lunagazer 2023.03.15 118
122638 오늘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마지막으로 상영되는 자크 타티의 위대한 걸작 <플레이타임> 초강추! ^^ [8] crumley 2023.03.15 473
122637 펜데믹이 사실상 종결되었습니다. [3] soboo 2023.03.15 1190
122636 물이 너무 차다, 우리 봄에 죽자 [5] Kaffesaurus 2023.03.15 1077
122635 네이버 블로그 [1] DJUNA 2023.03.15 641
122634 3월 15일 [3] DJUNA 2023.03.15 466
122633 서부 전선 이상 없다 [2] DJUNA 2023.03.15 624
122632 여기는 감옥입니다 감옥! [15] Lunagazer 2023.03.14 910
122631 프레임드 #368 [2] Lunagazer 2023.03.14 118
122630 라즈베리 상은 블론드가 받았네요 [2] 쥬디 2023.03.14 468
122629 닌자거북이 (1990) catgotmy 2023.03.14 168
122628 키보드 이야기한 김에 마우스 잡담도... 돌도끼 2023.03.14 211
122627 그냥 키보드 잡담 [4] 돌도끼 2023.03.14 298
122626 룸 이스라엘 버전 돌도끼 2023.03.14 172
122625 왜 자꾸 남의 이름을 베낄까 [1] 예상수 2023.03.14 410
122624 더 글로리 몇 회 남겨 놓고 쓰는 감상.. [3] 딸기와플 2023.03.14 738
122623 홍차우, 키호이콴 [5] DJUNA 2023.03.14 963
122622 [티빙바낭] 헝가리산 코믹 드라마 '어쩌다 암살 클럽'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3.03.14 293
122621 3월 14일 [3] DJUNA 2023.03.14 483
122620 양자경, 말레이시아 [2] DJUNA 2023.03.13 81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