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3 04:00
90분 가까이 올림머리와 화장을 했다는 것으로 그 '세월호 7시간'의 일부가 처음 봉인해제 됐을 때, 이건 참 너무나 상징적인 사건이구나 싶더군요.
오직 부모의 이미지만을 입고 여기까지 온 정치인 박근혜에게, 육영수의 올림머리는 그가 할 줄 아는 정치 행위의 거의 전부나 마찬가지니까요.
하기 어렵고 불편해서 보통 사람들은 한복 입을때나 하는 그런 머리를 수십년간 거의 매일 해댔으니, 어찌보면 참을성이 대단하다 싶기도 한데, 그 특유의 폐쇄적인 생활 패턴에 이 머리 스타일도 조금쯤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래 링크된 기사 내용 중 선거 유세 기간에는 잠이 부족한데 머리 때문에 차 안에서도 못잤다는 대목이 있는데, 그 정도로 불편하니 본인도 아마 그 머리가 징글징글 할거에요.
외부행사가 없어서 사진 찍힐 일이 없는 날에는 웬만하면 안하고 싶겠죠.
근데 그 머리를 안하는 날에는 미용사가 없고, 미용사가 없으니 머리도 화장도 안됐고, 조금이라도 혼자 할 줄은 모를거고, 그러니 사람들을 못만나고, 올림머리를 안하면 박근혜가 아니니 더더욱 못만나고, 혼자 집에만 있고.. 그런 패턴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3년 반동안 대통령 밥을 해준 조리장이 퇴사하는 날에도 메이크업이 안됐다는 이유로 인사조차 못했다는 인터뷰 기사가 있더군요.
다른 대통령이라면 기념사진을 찍어주거나 얼굴 보고 덕담이라도 해준다는데 말이죠.
그의 심히 부족한 사회성을 탓하기 전에, 조리장이 퇴사했던 날은 주말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듭니다.
조리장이 그 날 점심까지 챙겨주고 나왔다는데 무슨 요일이었기에 또 점심 때가 지난 시각까지 메이크업을 안하고 있었을까?
하긴 무슨 요일이었든, 그 날 또 세월호 같은 급박한 사건이 터졌었다면, 미용사 부르고 머리를 올리고 나타날 때까지 또 몇 시간은 걸렸겠지요.
우리 대통령은 하늘이 무너져도 지진이 나도 머리를 하고 그걸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순발력 있게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 머리를 하고 사진을 찍는게 본인이 할 수 있는 정치 행위의 전부이고, 그걸로 대통령까지 된 사람이니까요.
90분간 머리 했다는걸 처음 밝혀낸 하어영 기자가 미용사에게 물었던 질문은 딱 하나였다고 하더군요. 그 시각 대통령의 '상태'가 어땠는가.
기자에게는 말 못해도 검찰에서는 얘기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합니다.
어렵겠지만 진실이 꼭 밝혀지길 빕니다.
기사링크: http://v.media.daum.net/v/20161208174302191
12년 전에 예고한 박근혜 '후카시 머리'의 비극
▲ 박근혜 표 '올림머리'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2015년 4월 16일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후 떠나는 가운데, 머리핀 여러 개로 고정한 '박근혜표 올림머리'를 하고 있다. |
ⓒ 이희훈 |
2016.12.13 08:32
2016.12.13 20:01
2016.12.13 23:32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박 대통령은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그게 룰인데 지켜야지요”라고 답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 해프닝은 당시엔 미담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꼬올깝.
2016.12.14 02:31
뿜었네요.ㅎㅎ
2016.12.14 05:54
ㅎㅎㅎㅎㅎ 아 진짜 웃기네요. 자신이 옳다고 굳게 믿고있는 느낌이에요. 오피스의 마이클처럼요.
2016.12.14 05:55
ㅎㅎㅎㅎㅎ 아 진짜 웃기네요. 자신이 옳다고 굳게 믿고있는 느낌이에요. 오피스의 마이클처럼요.
2016.12.14 09:14
2016.12.14 09:48
2016.12.21 22:32
예전에 한번은 단발 머리를 했는데 박근혜 안 같다고 해서 다시 올림 머리로 돌아갔다는 기사 같은 걸 읽은 적이 있어요.
평범한 집에서 태어났더라면, 이라는 자서전 사진을 봐도 단발인데 뭔가 어색하긴 하더라고요.
그 뭐시냐.. 젊어보이는 게... 정확히는 근엄해보이지 않고 평범한 처녀 같더라고요.
박근혜 개인 입장에서 보자면 평생 누구 부탁만 들어주다 인생 다 간 것만 같아요.
파리에서 잘 살았으면 그냥 그런 괜찮은 인생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어머니 죽음 후 불려와서 누군가가 채워주길 바라는 영부인 자리를 <연기>하고.
단발을 하고 싶어도 사람들이 어색해요.. 라며 육영수를 강요하니 다시 올림머리를 하고.
일종의 스톡홀름 신드롬 같달까.
인생을 저당잡히고 살다가 그걸 아예 본인이 즐기게 되어버린.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다를까요?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선은 어딜까요. 내 인생이 이렇게 된 게 다 남 탓이야.
착하게 살려다 이렇게 됐어.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제일 골치 아픈 점은 우리 모두가 인간이란 점입니다.
인간답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때로 저는 미생물이 되고 싶을 때도 있었고요.
몰상식하다거나 진상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실은 인간답기가 어려운지라, 인간이길 포기했다는 거잖아요.
인생은 골치 아프고 무거운 거죠 실은. 아무리 예능 같아지고 싶어도 다큐일 수 밖에 없는.
내 인생은 내 거인지라 남이 저질러놓은 불행도 내가 치워야 하는.
그래서 다들 가볍고 즐거운 드라마 이야기에 홀딱 빠지나봐요.
반대로 전 이제 그런 드라마에 몰입이 좀처럼 안 되어서...
아마 예전보단 덜 무거워졌나? 인생이란 혹독한 배틀필드에 좀 익숙해졌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해요. 박근혜나 최순실 같은 부류는 운도 지지리 없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는 거란 걸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조차 배울 기회를 뺏겼으니 (돈과 권력이 많아서)
무시무시한 인생이란 놈에게 적응할 수 없었고 그래서 지금도 현실 인식을 못하고 헤맨다는 거잖아요.
인생은 원래 잔인하고 비참한 건데 돈과 권력은 그걸 못 알아채게 하죠.
그래서 죽을 때까지 박과 최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를 겁니다.
그걸 알아채기엔 시기적으로 늦어서요.
좀 젊었을 때 이런 일을 겪었더라면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인생 쓴 맛 본다고 모두가 교훈을 얻는 것도 아닌지라 그건 어려울까? 싶기도 하고요.
이에 박 대통령은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올림머리를 고정한 핀을 하나 하나 뺐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친박 의원들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