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계열 학교의 선배폭력범죄(체벌이 아니라 범죄임) 얘기 나올때마다 군대문화 타령인데...


웃긴건 요즘은 군대에서도 그렇게 못합니다. 뭐 명박이 이후로 모든 문화가 퇴행해왔으니 요즘 부활했어도 이상할게 없을거 같긴 한데, 한 7,8년전에 선진병영문화 어쩌구 하는 캠페인(?) 이후로 문화가 바뀌긴 바뀌었어요. 의경쪽은 모르겠고 적어도 육군은 그러함. 아예 없다는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그게 명백하게 지휘관들에 의해 '정.당.화' 되는 시절은 지났다는 얘기임.


07년 군번인데... 저~어기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군율 엉망진창인 당나라 부대 출신입니다. 구타는 말할것도 없고 여러가지 창의적 방법의 소위 내무부조리가 횡행했고 간부들은 그걸 묵인하거나 심지어 '요즘 애들 관리 안하냐'라면서 조장하기도 했죠. 근데 내가 상병 계급장 다는 08년부터 완전히 바뀌더군요. 물론 새로 온 중대장의 묘한 권위주의(감히 위에서 하지 말라는데 저희들끼리 독자질서를 유지하겠다고?)와 영창폭격, 완전군장뺑뺑이가 효과를 거둔 것도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군대갔다온 친구들 얘길 들어봐도 대놓고 사람 못패는 분위기가 된건 맞는듯


그 답이 없는 군대에서도 바꾸려고 노력을 하는데 어째 이놈의 체대니 뭐니 하는 곳들은... 


단체생활, 단체작업 하는 곳이라면 불가피하다는 드립은 어불성설입니다. 체대생 단체생활이나 연영과 단체작업 따위는 어린애 장난에 불과한,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나 군대조직의 생활같은 '진짜 어른들의 일'들이 주먹질과 방망이 빠따질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선배폭력범죄는 그들이 하는 일의 특수성에서 비롯된게 아니라, 그들 집단의 폐쇄성에서 기인하는 겁니다. 자기들만의 작은 사회이고 독자질서로 운영된다 이거죠. 어차피 우리끼리 죽을때까지 밀어주고 끌어주고 우리들의 리그에서 살 것인데 바깥의 누가 뭐라 한들...


명박이식 화법으로 '내가 해봐서 아는데'를 시전해보자면, 저도 짬 애매한 시절에 슬쩍슬쩍 고참들 안보는데서 후임 때린적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심리와 메커니즘을 압니다. 무슨 사명감때문에 '사랑의 매' '때리는 나도 힘들다' 같은게 아닙니다. 계급과 서열이라는 족쇄에 얽혀 찍소리 못하고 쳐맞는 걸 보면서 내 알량한 권력을 확인하고 싶은것에 불과합니다. 그건 솔직히 대단한 '쾌감'입니다. '오, 오, 흥분돼, 때리니까 흥분돼(-_-)'이런 쾌감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20대 초중반의 남자애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고 (아마도 99%는) 앞으로 경험할 일 없을, '누군가를 내 의지대로 좌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졌다는데서 오는 쾌감이죠. 예체능 수련하는 폐쇄집단 내에서 선배들이 하는 짓거리도 비슷한 심리. 군말없이 쳐맞는 노예들을 거느리고 있다는건 기막힌 경험이죠. 


근데 이런 비슷한 글을 09년에도 썼고 10년에도 쓰고 심지어 듀게에서도 한번 쓴거 같은데... 진짜 해를 거듭해도 아무 변화가 없다는게 섬뜩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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