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 잡담.

2024.01.12 22:39

thoma 조회 수:295

1.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봤어요.

93년도 영화에 이어 이번 영화도 좋았습니다.  

화질이 좋아서인지 저번 영화에 비해 건조한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드라마틱하게 느껴졌네요. 군데군데 대사도 좋아서 감정을 고무시키기도 했어요. 과함을 피하면서도 이 대사들로 인간애를 표현하며 잘 살렸던 거 같습니다. 사건 자체가 극적이고 자극적으로 치우칠 여지도 있으며 과거 만들어진 영화도 있어서 이걸로 한번 더 영화를 만든다면 어떤 방향의 영화를 만들 것인지 계획을 잘 세워야 했을 거 같은데, 생존자와 희생자 양쪽을 다 최대한 위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내용을 잘 이끌었다는 게 눈에 확 들어왔어요. 특히 내레이션을 어떤 인물에게 맡겼는가 영화 후반을 보면서 깨닫고 교묘한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위무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재난영화의 휴머니즘적 호소력도 있었고, 암튼 LadyBird 님 추천으로 잘 봤습니다. 

이번에도 '난도'라는 인물이 조금 영웅스럽게 그려지네요. 구조에 큰 역할을 하였으니 그렇겠지만, 부상당한 친구의 표현을 빌리면 '어떤 일이 있어도 앞으로 전진하는 난도'에 절로 호감이 가도록 매력적으로 그려졌습니다. 혹시 이 사건의 수기를 페르난도라는 이 인물이 쓴 걸까 라는 의문을 가져 보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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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넥플릭스에서 '더 웨일'도 봤습니다.

보면서 연극이 원작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맞더군요. 

주인공의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대부분 장면이 거실에서 진행된다는 점 뿐만이 아니라 인물들 등퇴장으로 엮어가는 이야기 짜임새가 그렇고요, 인물들 성격 형상화도 뭔가 극적인, 연극스러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 작품은 영화보다 연극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다 보고 나니 좋은 점도 있었지만(연기자들이 주어진 역할에서 연기는 잘 합니다. 방문 선교 오는 청년은 너무 기능적 인물 아닌가 싶었으나..) 썩 다가오지 않는다는 소감이 남습니다. 굳이 그런 선택을 해놓고선 비극성을 강요한달까요. 딸을 그렇게 걱정하면, 딸에게도 그게 좋은 일일까요...다른 선택지도 있지 않나 싶은 것입니다. 듀나 님 후기를 보니 호평 쪽이네요. 음, 저는 그랬습니다. 넷플릭스 이용하시면 시간 낭비 영화는 절대 아니니 보시고 판단하시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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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시작했습니다. 

어릴 때 읽은 적이 있는데 책의 내용은 거의 잊었고 마틴 스코(이하생략) 감독님의 영화는 몇 년 전에 보았지요.

왜 갑자기 이 책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사 둔 책이고 그냥 읽고 싶어졌습니다. 이유 모름.ㅎㅎ

오늘 1월 12일이라 생각난 김에 일 년 동안 글을 몇 개 올렸나 또 헤아려 봤습니다. 이 글까지 120개네요. 이 년 연속 108개였는데 늘었습니다. 때로 심드렁해지기도 하고 가끔은 막 써 올리고 싶어서 집이니 음식이니 영양가 없는 글을 시리즈로 올리기도 했네요.ㅎ 

'더 베어'도 봐야 되고 넷플릭스 영화도 볼 게 쌓였어요. 가진 건 시간 밖에 없는데도 계획없이 사니 할 게 쌓입니다. 그래도 돈 안 되고 좋아하는 일들이라 좋아, 합니다. 올해도 돈 안 되는 일에 더 매진하도록.

주말 뭐 맛있는 거 먹으면 좋을까요. 편안하고 즐겁게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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