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휴우...죽겠네요. 그러나 죽으면 안되겠죠. 



 2.인생이란 건 테트리스 게임과 비슷하거든요. 계속해서...쓰레기 같은 블록들이 쌓여가는 나날이 반복되는 거죠. 그리고 그 블록들의 무게에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와버리는 순간, 게임 오버인 거고요.


 나는 리볼빙이라던가 소액결제라던가 사채 같은 걸로 망하는 인간들을 몇명 봤어요. 거기서 제일 무서운 부분은 바로 이거예요. 그런 것에 걸려들어서 인생이 박살나는 사람들은 의외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거죠. 그들은 그저...어느 순간 블록을 잘못 쌓은 거고, 한번 단추가 잘못 꿰어지니 점점 안좋은 스노우볼링을 겪은 거죠. 진짜 사람 자체가 망할 만 해서 망하는 경우는 거의 못 봤어요.


 테트리스처럼 말이죠. 테트리스를 제법 잘하는 놈도 어쩌다가 한번 컨트롤을 잘못하면, 그 후로는 '어어어?'하다가 블록이 감당할 수 없게 쌓여버리는 경우가 있단 말이죠. 아주 작게 한번 말아먹었을 뿐인데 그게 걸림돌이 되어서 그 다음, 그 다음 블록이 계속 잘못 쌓여버리면 망할 수도 있는거예요.



 3.어쨌든 대부분의 인간들은 그래요. 쓰레기 같은 블록들이 계속해서 내려와도 그걸 참아가며 쌓고 살죠. 언젠가는...언젠가는 저걸 한방에 처리해 줄 긴 블록이 등장해 주기를 바라면서요. 진짜 고수가 아닌 이상에야 다들 긴 블록을 기다리며 테트리스를 하니까요.


 그야...인생에서의 긴 블록은 테트리스의 긴 블록처럼 자주 등장해 주진 않아요. 진짜 어쩌다 한번씩 오고,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그 긴 블록을 놓쳐버리는 일이 다반사죠. 그리고 사실 그 긴 블록이 와봤자 그동안 참으며 쌓아온 블록들을 몽땅 해소해 줄만한 길이의 블록은 안 와요. 그냥 잠깐 숨통 좀 틔이게 해주는 정도의 블록일 뿐이죠.



 4.휴.



 5.나는 어떨까...글쎄요. 나도 긴 블록을 기다리며 살고 있죠. 그리고 그 긴 블록이 왔을 때 그 긴 블록이 확실하게 들어갈 자리를 비워둔 채로 블록을 쌓고 있고요. 테트리스도 그렇잖아요? 긴 블록이 나와줘봤자 그 긴 블록이 안착할 공간을 안 만들어놨으면 말짱 꽝이니까요. 언젠가 긴 블록이 찾아왔을 때 그걸 제대로 맞이할 준비를 해야만 하죠.


 언젠가 썼었죠. 성공하지 못한 놈들은 세상에 대한 복수심을 품고 살아간다고요.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아마 나도 그렇게 될걸요. 



 6.이건 어쩔 수 없어요.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인간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에고만큼은 점점 커진단 말이죠. 가진 거 없어도...그나마 가졌었던 좋은 걸 잃어버리고 더 나이들고 더 못난 놈이 되어버려도 어쩔 수 없어요. 자신의 주제에 맞지 않게 에고만큼은 착실히 커간단 말이죠.


 왜냐면 그동안 고생해온 자신의 인생에는 큰 보상이 있어야만 한다...그래야만 세상이 공평한 거다라는 신앙이 마음속에 늘 있으니까요. 10대였다면 자살이 쉬웠겠죠. 하지만 이 나이엔 그럴 수가 없어요. 왜냐면 지금까지 고생해온 결실을 수확해야만 한다는 집착이 있으니까요. 


 

 7.사실 예전에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지금보다는 좀더 젊을 때는요. 언젠가 보상을 받으면 그 수확물을 누리기 위해 나는 살아가는 거라고 말이죠. 


 하지만 글쎄요. 요즘은 그렇지도 않아요. 지금은 남들에게 우월감을 느끼고 싶다...라거나 비싼 여자를 갖고 싶다...라는 소망보다는 호기심이 더 커요. 나의 인생이 보상받을 때 그게 얼마만한 사이즈인가가 말이죠.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겠어요? 열심히 힘들게 살았다면요. 내가 대체 뭘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산 건가...가 궁금해지게 되잖아요. 그게 뭔지, 얼마만한 스케일인지 말이죠.



 8.엠팍이라던가, 남성들이 자주 오는 커뮤니티를 보면 종종 이런 글이 올라오죠. '야 너희들 이번주 당장 50억 로또가 되면 그걸로 뭐할래?'같은 글이요. 그러면 대개...일단 룸에 가서 천만원쯤 뿌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절대로 안 알리고 그걸로 여행 좀 갔다가 건물을 살 거라는 말이 대부분이죠. 


 그런 걸 보면 그들은 '행복한 하루'를 바라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행복한 하루가 계속 보장될 수 있을만한 안전한 수익원을 원하는 거겠죠. 하긴 나도 그렇긴 하지만요.


 하지만 인간이라는게 그렇거든요. 나이를 먹으면 행복이 아니라 책임을 원한단 말이죠. '누가 내 어깨에 무거운 돌 좀 올려놔줘!'인 상태가 된단 말이죠. 왜냐면 사회인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그가 얼마만한 책임을 지고 있느냐가 그의 가오를 결정하니까요. 


 젊은 남자일 때는 그렇지 않겠죠. 그가 얼마나 책임에서 자유로운가가 그의 가오가 되니까요.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그렇지가 않아요. 그가 얼마나 큰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가...그에게 얼마나 큰 책임이 부과될 수 있는가가 그의 가오가 되는 거죠. 다른 수컷의 수 배...수십 배나 되는 책임을 혼자 짊어지면서도 끄떡조차 안하는 사람이 가오가 있는 사람인 거예요. 



 9.중력 때문에 죽겠네요. 일단은 자봤자 안 좋을 것 같으니 수영장이나 가야겠어요. 지금 가서 씻고 한숨 자면 점심...2시쯤에 밥먹고 해장으로 피냐콜라다나 마시고 싶지만 아무도 안오겠죠. 하지만 의외로 누군가 올 수도 있으니 1~2시쯤에는 쪽지를 확인해 보죠. 점심에 홍대쪽에 놀러올 사람은 오세요. 


 젠장...냉라멘이 먹고싶네요. 하지만 네이버지도를 잘 못봐서, 혼자서는 잘 갈수가 없어요. 열심히 살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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