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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마가렛 퀄리가 앤디 맥도웰의 딸이라는 수식어를 아직 달고 다니는 편이지만 그냥 반대로 제목을 써봤습니다 ㅎ 마가렛의 언니인 레이니도 역시 훌륭한 유전자를 물려 받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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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여배우와 함께 출연할 때마다 자동으로 '미녀와 야수'를 만들어버리시는...



연말이고 하니 워킹타이틀표 롬콤이 땡겨서 '네 번의 결혼식...'을 보다가 새삼스레 앤디 맥도웰 여사님의 화사한 미소에 감탄하며 뭔가 놓친 출연작이 있나 찾아보다가 눈에 걸렸습니다. 사실 예전에도 이런 작품이 있다는 걸 봐두긴 했었지만 일부러 감상을 피해왔는데요. 그 이유는 남주를 맡은 제라르 드빠르디유가 연기력 끝판왕 대배우이신 건 아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자벨 아자니 등의 세기의 미녀들과 상대역을 할 때마다 비주얼 밸런스가 너무 심각해서 그걸 봐야하는 제 자신을 용납(?)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앤디 맥도웰이 나름 주연급으로 나온 유명 출연작들 중에서 아직 감상 못한 작품이 이것 하나 뿐이었기에 이번에 시도해볼까나하고 정보를 좀 더 보니 놀랍게도 연출은 무려 피터 위어(트루먼 쇼, 죽은 시인의 사회, 행잉록에서의 소풍) 감독님이 맡으셨고 심지어 음악은 그 한스 짐머(!)님께서 작곡을 해주셨습니다. 평은 그렇게까지 좋은 편은 아닌데 흥행은 적당히 성공했고 골든 글로브 뮤지컬/코메디 작품상 수상, 그리고 오스카 각본상 노미네이트까지 됐었더군요. 갑자기 팍팍 치솟는 관심때문에 결국 감상했습니다.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에는 안보이는 것 같고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5,500원에 구매.



주요 스토리는 영주권을 얻기 위해 위장결혼을 한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요즘은 못본 것 같은데 예전에 롬콤 소재로 간간히 쓰였었죠. 당연히 프랑스 배우가 맡은 남주가 프랑스 출신 외국인 설정인데 앤디 맥도웰이 연기한 여주는 굳이 왜 사랑하지도 않는 생판 타인과 결혼을 해줘서 혼인기록을 남기는가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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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직업이 원예사인데 이렇게 자신이 꿈에 그리던 온실을 갖춘 집을 장만하기 위해서입니다. 집주인에 의하면 예전에 이 집에 혼자살던 사람이 사고치고 떠나서 이젠 부부만 받는다나요? 뭐 그런 아주 확실히 납득은 가지 않지만 최소한의 설득력 정도는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서로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류상의 결혼만 하고 앞으로 다시 볼 일은 없겠네요 등의 말을 하며 헤어집니다. 하지만 정말 다시 볼 일이 없을리가 없겠죠? ㅋ 둘은 우연한 기회에 다시 만나게 되고 그냥 형식상 간단한 조사만 하려고 들렀던 이민국 직원들 앞에서 큰 실수를 하는 바람에 부부가 정말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심층면접을 해야하는 처지가 됩니다. 결국 서로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게 되고요... 뭐 그 이후로 대충 어떤 전개가 나올지는 예상 하시겠죠?



이렇게 뻔하디 뻔한 기본 설정으로 시작하는 로맨스 영화인데 보다보면 아... 이래서 각본상 후보에 올라갔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는 부분들이 계속 눈에 띕니다. 전형적인 캐릭터들로 전형적인 길을 가는 듯 하면서도 이걸 아주 살짝 교묘하게 비틀어가면서 보는 사람들에게 방심할 틈을 별로 주지 않고요. 그 와중에도 롬콤에서 필수적인 재미들을 잊지않고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위에서 미녀와 야수라고 투덜투덜댔지만 제라드 드빠르디유는 왜 그렇게 대단한 명성을 얻었는지를 자신의 영어 연기 데뷔작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더군요. 얼핏 보면 너무 자유분방하고 무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은 매너, 배려심/이해심이 좋고 제대로 알고보면 착한 남자라는 걸 각본에서 영리하게 짜놨고 배우도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 배우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중후반부의 어떤 하이라이트 씬에서는 그냥 어 인정!하게 만드는 매력을 보여주더군요.



그리고 제가 애초에 이 작품을 본 이유였던 앤디 맥도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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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사실 연기력이나 스타일은 사랑의 블랙홀, 네 번의 결혼식... 등의 다른 대표작에서 보여준 것들과 비교해서 거기서 거기입니다만 저 작품들에서는 말이 여주지 사실은 남주의 서브에 가까웠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엔 비중이 남주와 비교해서 5.5:4.5 정도로 많고 사실상 극을 중심에서 이끌어가는 역할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작품의 인지도를 떠나서 좀 더 앤디 맥도웰의 진짜 주연 대표작이라고 하면 이 작품을 꼽아야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제작진도 그녀의 매력을 200% 뽑아먹어야겠다는 의도였는지 겨우 3일 정도의 시간을 다루는 작중에서 수없이 옷을 갈아입히고 머리를 올렸다 내렸다 풀렀다하며 최대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뭐 고마울 따름이지요 ㅋㅋ



아무튼 이런 괜찮은 장점들을 보유했으면서도 후반부 엔딩 직전까지는 그냥 살짝 신선한 맛이 날락말락하는 롬콤이다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이 엔딩이 제가 따로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마지막에 아주 깊은 여운과 산뜻한 뒷맛을 남겨줍니다. 여기서 그냥 무난하게 이쁘게만 마무리했으면 별로 기억에 남지 않았을텐데 이 부분에서도 직접 각본을 혼자 쓴 피터 위어 감독이 머리를 잘 굴렸다고 생각해요. 특히 마지막에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 아카펠라로 삽입되는 노래가 정말 좋습니다. 엔딩씬의 그 부분만 몇번 다시 돌려보게 만들었네요.



그 시절 일명 '아메리칸 스윗하트'라 불린 여배우들이 나오는 로맨스물들을 다 섭렵했어도 혹시 저처럼 이 작품은 놓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꽤 자신있게 추천해드리겠습니다. 두 남녀가 영화 중반 이후까지 서로에게 확 마음을 열지 않기 때문에(좀 더 정확히는 여주가 철벽을 ㅋ) 꽁냥꽁냥하는 씬이 거의 없다시피해서 연말에 저같은 솔로들의 염장을 지르는 스타일도 아니니까요. 물론 커플분들이 보셔도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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