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과 관련해서 드는 생각들

2010.09.29 23:19

오토리버스 조회 수:3708

뒷 페이지 글을 보다가 생각이 나서요.

 

자살을 하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죠.

상황이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 극한에 달해서인 경우도 있을테고,

그냥 사는게 버거운 사람도 있을테고,

 

그 많은 이유들을 다 알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획일적으로 결론 내리기도 어렵고요.

 

저의 경우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 자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냥 사는게 참 재미없었어요.

경쟁에 대한 두려움도 컸고, 선생님한테 매맞는 것도 싫었고..

그런데 똑같은 상황에서도 참 재미나게, 즐겁게 사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사실 객관적으로 제 상황은 좋은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울하고, 화나고, 무기력하고, 짜증나고 등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때가 많았어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그랬어요.

 

대학교때의 1~2년 정도의 즐거웠던 때를 제외하고는 지금껏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우울증과 삶의 전반에 깔린 무기력함, 우울함, 걱정 등등으로 인해 

30이 넘은 지금까지 사는게 즐겁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어요.

 

가끔은 즐거울때도 있죠.

좋은 영화를 봤을때, 금요일 저녁의 해방감, 섹스할때의 희열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전체적인 삶은 우울한 회색빛이에요.

 

왜 그럴까 생각해본 적이 많은데..

 

첫째는 제가 병이 있어서에요.

환경 때문인지 유전 때문인지.. 이유가 중요한건 아니죠.

여튼 우울증을 자주 쉽게 느끼는 타입이에요.

물론 이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참 많아요.

이건 일종의 병이라고 생각해요.

알레르기처럼 완치되지 않고 계속 안고가는 병이죠.

계속 관리를 해줘야만 해요.

제일 중요한건 자기가 이런 병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을 하는 거죠.

 

둘째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전 늘 자신감이 없고, 자책을 많이하죠.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평가할까 생각을 많이해요.

주변 사람들한테는 다 좋은 소리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좋은 점을 확인받고 싶어하죠.

 

셋째는 겁이 많고 게을리기 때문이에요.

자신에게 즐거운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하는데 중요한 순간에는 늘 망설이게 되죠.

또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노력과 희생도 필요한 법인데 원체 게으르고 에너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그러지를 못해요.

 

 

세상에는 저와 같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알아요.

문제점을 알면 그걸 고쳐야하죠.

그런데 그게 참 잘 안되고..

또 한편으로는 굳이 이렇게 살아야하나란 생각이 들때도 많아요.

 

그렇다고 죽을만큼의 결단력은 없어요.

일단 죽는 순간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크죠.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바닥을 내려다보면 참 아득해져요.

 

 

세상을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도 축복받은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태어날때 능력들을 선택할 수 있다면 전 그런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신감, 스스로를 사랑하는 능력 등을 선택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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