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8 21:00
오늘 내일 (금) 밤 12시 5분 EBS1 영화는 에밀 쿠스투리차 감독의 <집시의 시간>입니다.
1989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네요.
영화 제목도 그렇고 감독 이름만 봐도 왠지 졸릴 것 같은데 imdb 관객 평점이 8.2점이나 됩니다.
2만 2천 5백명 가량의 관객이 투표했으면 그렇게 적은 수는 아닌데... 이 영화 의외로 재밌나 봐요.
궁금해서 예고편을 찾아보니 예상외로 긴장감 넘치고 흥미진진할 것 같네요. (주인공이 초능력도 있고 ^^)
이거 액션 영환가 하고 장르를 다시 보니 Comedy, Crime, Drama라고 되어 있어요.
영화 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고편이 꽤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것 같으니 1분 30초 정도까지만 보시는 게 좋을 듯...
시간 있으신 분 같이 봐요.
2019.07.18 21:09
2019.07.18 21:29
펑펑 울면서 보셨다니 더 기대됩니다. (저 영화 보면서 우는 거 몹시 좋아하는데... ^^)
오늘 영화 보면서 폭포수 같은 눈물 한 번 흘려봤으면 좋겠네요.
영화 음악도 괜찮은 것 같아요.
No Smoking Orchestra - Efta Purane Ikone (Seven Old Ikons)
Mavroudis and Margaris - Tango
2019.07.18 21:11
2019.07.18 21:36
저는 에밀 쿠스투리차 감독 영화를 한 편도 안 본 것 같아요.
(제 닉네임과 같은 <Underground>조차 안 봐서 반성 중입니다. ^^)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watchlist에 넣어 놓았어요.
집시 노래를 찾아서 듣고 있는데 한 곡~
Sonny Stitt - The Gypsy
2019.07.19 09:22
언더그라운드님이 언더그라운드를 안보셨다니...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영화를 한편도 안보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아직 안보신 걸작이 11편이나 남으셨네요.
2019.07.19 11:13
이번에 한 편 보면 10편 남는군요. ^^
좋은 평가를 받은 감독의 영화는 다 보진 못해도 제목이라도 알아놓는데 왜 이 감독의 경우 영화 제목도 아는 게 없고
(<언더그라운드>만 듀게에서 몇 번 들어서 알고) 영화도 하나도 본 게 없는지 좀 신기하네요.
근데 영화 편수까지 아시는 걸 보니 영화처럼 님 11편 다 보셨나 봐요. ^^
2019.07.18 21:48
금요일 밤 12시 05분, 토요일 새벽 00시 05분 아닙니까??
2019.07.18 22:47
정확히는 토요일 새벽 0시 5분이지만 잠 안 자면 금요일 밤 12시 5분이죠. ^^
TV 편성표에는 금요일 밤 25시 뭐 이런 식으로도 표시하더라고요.
의외로 제 마음에 드는 집시 노래 찾기가 힘드네요.
Joan Baez - A Young Gypsy
2019.07.18 22:24
대단히 재밌겠는데요
2019.07.18 23:21
알고 보니 오늘이 금요일이 아니었지만 내일 할 일을 오늘 한다는 마음으로 집시 노래 한 곡 더~ ^^
내일 영화 같이 봐요.
Sharkey and Co. - A Gypsy without a Song
2019.07.18 22:29
2019.07.18 23:23
제 닉네임은 도스토옙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Notes from Underground)>에서 따온 거예요.
제가 이 소설을 워낙 좋아해서...
Gypsy Caravan
2019.07.18 23:10
제가 정신이 오락가락하는건지....오늘 금요일이 아니라 목요일 아닙니까...
2019.07.18 23:18
수영 님은 정신이 말짱하십니다. 오늘 금요일인 줄 알았는데 엉엉... T.T
영화 보려면 하루를 기다려야겠군요. 듀게분들 헷갈리게 해서 죄송해용...
그래도 알리는 글은 일찍 올릴수록 좋을 거라는 마음으로 노래나 한 곡...
Van Morrison - Gypsy in My Soul
2019.07.20 11:49
어제 영화를 보면서 인간을 괴롭히는 각종 고난의 유형을 다 보여주는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래 내용에는 스포일러 가득합니다.)
아버지 없는 자식으로 태어나 어머니도 죽고 할머니 손에 키워진 주인공, 다리에 장애가 있는 여동생,
도박 중독인 망나니 삼촌, 주인공을 싫어하는 애인의 어머니, 주인공은 여동생의 다리도 고치고 집도 지을
돈을 벌어볼 생각으로 여동생과 함께 부유해 보이는 사업가를 따라나서지만 사기꾼에 범죄자인 사업가의
돈벌이에 이용만 당하고 그러는 동안 주인공의 애인은 아버지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아이를 임신하고
주인공은 애인과 결혼은 하지만 아내는 아이를 낳다가 죽고, 병원에 있는 줄 알았던 여동생은 실종되고
4년 만에 실종된 여동생을 찾고 보니 그 사업가가 자기 아들까지 훔쳐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모든 일에 대한 복수로 사업가와 그 일당을 죽이지만 복수를 당한 사업가의 부인이 주인공을 죽이고
주인공의 아들은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부모가 없는 자식이 되어 할머니 손에 맡겨지고...
영화 초반에 주인공이 할머니와 함께 살 때는 그래도 평온한 삶이었는데 망나니 삼촌이 집을 망가뜨리고
주인공이 할머니를 떠나온 순간부터 참 험난한 인생을 사네요.
망나니 삼촌이 비 오는 날 집을 종이상자처럼 번쩍 들어올리는 순간, 안전하고 행복한 것 같았던 삶이 이렇게
순식간에 누군가의 장난으로 망가질 수도 있는 것이 되더군요.
영화에 종이상자를 뒤집어 쓰고 걸어가는 장면이 몇 번 등장하는데 첫 번째는 칠면조였고 두 번째는 주인공이
종이상자를 뒤집어쓰고 도망가는 장면이었죠. (주인공의 칠면조는 망나니 삼촌에 의해 솥에 삶아지는데
결국 주인공도 칠면조와 비슷한 신세가 될 것을 암시하는 복선이었던가 싶기도 하네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의 아들이 종이상자를 뒤집어 쓰고 뛰어가는 장면은 언제라도 번쩍 들려올려질 수 있는
이런 위태한 빈 껍데기 같은 것을 뒤집어 쓰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그것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보이지도 않는 곳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해요.
2019.07.21 01:25
2019.07.21 03:13
저에겐 종이박스 하나 뒤집어 쓰고 (이거 쓰고 있으면 못 찾겠겠지 하며) 거대한 운명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마치 어린아이의 숨바꼭질처럼 어른의 눈에는 어디 숨었는지 뻔히 보이는데도 못 찾을 거라고 믿고 있는)
인간의 안타까운 혹은 무력한 몸짓처럼 보였는데 어쩌면 이건 저만의 독창적인 해석인지도 모르겠네요. ^^
저에겐 (마치 운명의 거대한 힘을 보여주듯) 집이 통째로 들려올려지는 이미지가 너무나 강렬했고
그것과 종이박스의 이미지가 참 비슷했는데... 운명이 대를 이어 반복됨을 보여주는 것처럼 주인공의 아들이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종이박스를 뒤집어 쓰고 뛰어가는 모습도 그렇고...
에밀 쿠스투리차 감독이 마지막 장면을 별 의미 없이 만들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아니면 할 수 없고요. ^^)
2019.07.21 14:47
2019.07.21 23:51
2019.07.22 11:31
앗, 저는 그냥 (영화 한 번 다시 봐야겠다고) 혼잣말 하신 걸로 생각하고 기분 전혀 안 나빴어요. ^^
저는 영화든 어떤 다른 주제든, 저와 생각이 같든 다르든, 듀게분들 얘기 듣는 거 좋아해요.
GREY 님 닉네임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반가웠어요. (어, 지금 찾아보니 파에 님이시네요!!!)
한동안 안 보이셔서 어디 가셨나 했어요. 앞으로는 듀게에서 자주 봐요. ^^
펑펑 울면서 본 기억이 나네요
말장난같지만 막막하고 먹먹하게
본거 같아요
지금 보면 다르게 볼 수도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