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착함과 끔찍함)

2019.08.27 06:15

안유미 조회 수:653


 1.니체가 말했죠. '서투르고 겁 많은 사람들이야말로 살인자가 되기 쉽다. 그들은 작은 목적에 부합되는 방어나 복수를 알지 못한다. 재기와 침착함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복수는 절멸시키는 것 이외에 출구를 알지 못한다.'라고요.


 요즘은 흉흉한 사건이 많이 일어났어요. 욱하는 마음에 진상 고객을 죽여버리고 만 사건...욱하는 마음에 전기톱을 휘둘렀다는 사건들을 들으니 니체의 저 말이 떠올랐어요.


 

 2.사실 나야말로 살인자가 되기 쉬운 인간이긴 해요. 요즘은 하지 않지만, 예전에 가끔 자살 이야기를 할때 그런 이야기는 불편하다는 충고를 받곤 했죠.


 하지만 이 점을 생각해 보세요. 나같이 쪼잔한 인간이 얌전히 자살하겠다고 말하는 건 내가 행복한 인간이기 때문이예요. 나같이 쪼잔한 인간이 만약 불행한 삶을 살았더라면? 나는 절대로 얌전히 자살하지는 않을 인간이거든요. 죽기 전에 반드시 이 세상에 검은 구멍을 내고 말겠죠. 가능한 오래 기억될 수 있을 정도로 큰 구멍을 말이죠.  


 왜냐면 똑똑한 사람이 불행하게 산다면 죽기 전에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을테니까요. 그가 불행하게 산 건 똑똑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운이 없어서였다는 거요. 그리고...그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멍청한 놈들이 낸 검은 구멍과는 비교도 안 되는 검은 구멍을 내버리고 말겠죠.



 3.사실 예전에는 이런저런 보복들을 킾해두긴 했어요. 그러나...이제는 누군가를 완벽하게 절멸시켜야겠다는 생각은 거의 안 하게 됐죠. 왜냐면 수사 기법이 발전된 현대 사회에서 누군가를 절멸시키는 건 자신에게 남은 모든 미래를 담보로 삼아야 하는 일이거든요. 그것이 순간적인 폭발에 의한 것이든, 오랫동안 세운 계획에 의한 것이든간에요.


 하지만 이제는 보복을 한번 해보자고 남은 미래를 담보로 걸어보기엔 그 남은 미래가 너무 아까운 것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정 보복을 해야겠으면 상대를 열받도록 만들고 말지 상대를 '절멸시키는' 계획을 짜지는 않아요.



 4.휴.



 5.사실 나는 내가 똑똑하다는 자뻑에 빠져 있는 놈이긴 해요. 그러나 아무리 자뻑에 취해 교만해져도 두가지만은 절대로 손대지 않을거예요. 육아와 살인이요. 


 육아와 살인에는 두가지 공통점이 있거든요. 첫번째는, 실제로 해보기 전엔 아무리 시뮬레이션을 잘 굴려봤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긴다는 거예요. 두번째는, 한번 손대기로 작정하면 그것은 평생에 걸쳐 책임져야 할 짐이 된다는 점이죠. 한번 등에 져버리면 절대로 내려놓을 수 없는 십자가가 되고 마는 일이죠.



 6.빈디체와 처음 만난 날에 그자가 말했어요. '말하는 걸 듣고 있자니까 넌 네가 정말로 착한사람이라고 믿는구나.'라고요. 내가 듀게에 줄창 써대는 '나는 착한 사람'이라는 말이 그냥 주워섬기는 헛소리인 줄 알았는데, 만나보니 아니었다고 말이죠. 실제로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어쨌든 내가 착하다고 믿거든요. 


 무슨 말이냐면, 나는 겁이 많아지면 착한 사람이 되고 분노가 많아지면 끔찍한 사람이 된다는 거죠. 그야 이건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그 양쪽의 폭이 매우 넓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의 경우에 착한 사람의 반대말은 나쁜사람이 아니라 끔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요. 끔찍한 사람이 되는 건 스스로에게도 슬프고 세상에게도 슬픈 일이죠.



 7.들어오다가 빌어먹을 비를 좀 맞았어요. 으슬으슬 춥네요. 하지만 이대로 깨있으려고요. 자버리면 아침에 돈을 못벌거거든요. 늘 말하는 거지만 열심히 살아야 하니까요.


 왜냐면 열심히 살아야 잃을 게 더 많아지고, 잃을 게 더 많아져야 겁이 더 많아지고, 겁이 더 많아져야 더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니까요. 알기 쉬운 논리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9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73
109681 (듀나인) 어른들 쓰기에 좋은 스마트폰 뭐가 있을까요? [5] lonelylune 2011.01.10 2689
109680 (바낭성)방금 서울 생활 중에.. [5] 라인하르트백작 2011.01.10 2006
109679 도움요청 ) 이쁜 귀걸이 추천해주세요^^ [9] 챙피해서 익명 2011.01.10 2060
109678 아래 무릎담요를 못쓰게 한다는 글에 이어... [3] Bizet 2011.01.10 2583
109677 이승환+서태지+신해철 합동 공연 보고 싶은 분? [15] 자본주의의돼지 2011.01.10 3035
109676 만퀴 열풍속 고양이 자랑질 + 재채기 질문 [15] 유음료 2011.01.10 2255
109675 저도 면퀴... 난이도 하 [12] 푸른새벽 2011.01.10 1573
109674 으악 버스 안에서 폰으로 듀게질 ㅠㅠ [9] 할루키게니아 2011.01.10 1565
109673 이제와 뒷북 치는 만화퀴즈 입니다. ㅠㅠ 때리지 말아요~ 여러 개 있습니다. 12시가 되어서 정답 공개합니다) [44] 필수요소 2011.01.10 2151
109672 드림하이 3회 [4] 아이리스 2011.01.10 1929
109671 MB “한국판 주커버그 나올 환경 만들것” [17] niner 2011.01.10 2779
109670 부끄럽게 살짝 만화퀴즈 (외국어 대사 달랑 하나): 멀티태스킹하다가 문제를 잘못냈어요 죄송-_-;;; [16] loving_rabbit 2011.01.10 1458
109669 [황해]보고 왔어요! (스포있어요) [5] sunshine 2011.01.11 2181
109668 저도 매우 간단한 면(麵)퀴. [16] maxi 2011.01.11 2167
109667 놀러와..를 보고 [11] 라인하르트백작 2011.01.11 3917
109666 H&M 세일 갔다 왔어요. [4] 자본주의의돼지 2011.01.11 3863
109665 저도 만퀴 내보고 싶어요. [19] Planetes 2011.01.11 1274
109664 서울아트시네마 시네클럽 : 영화 감독들의 시네레슨 [3] Wolverine 2011.01.11 1487
109663 군 복무에 대한 적절한 대가는 과연 얼마일까? (1/2) [5] 칸막이 2011.01.11 1881
109662 나도 할래요! 나도 만퀴!! [3] 최강검사 2011.01.11 121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