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란 동물이 얼마나 섬세하고 예민한지 고양이 키우는 지인들에게 익히 들어왔습니다. 
영역동물인 고양이가 자기 영역인 집을 벗어나서 낯선 바깥에서 촬영한다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일지도 걱정이 되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주인공이 남자,여자,고양이지만 고양이는 정작 한 컷도 안 나오는 (정확히는 외화면에서 사운드로만 등장하는 꼼수...) 시나리오를 썼었는데
결국 마지막 장면에 딱 한 컷만 고양이가 나오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고양이느님을 섭외하는 것, 촬영장에 뫼시는 것, 촬영을 하는 것 모두 난관일 거 같아서 다른 결말로 끝내려고도 열심히 머리를 굴려봤는데요. 
결국 이렇게 고양이배우님을 구하는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 부산 명륜동 주택가에서 촬영예정입니다. (고양이 나오는 장면이요!)
- 촬영장까지 오셨다가 촬영후 집까지 가시는 데에 스텝이 자가용으로 호위(?!)하게끔 최대한 배려하겠습니다.
고양이가 실제로 화면에 나오는 장면은 약 20분여의 영화 중 마지막 장면 한 컷입니다. 촬영이 길어지면 고양이도 힘들 거 같아서 딱 한 컷으로 제한했구요. 촬영 소요시간은 길어도 30분 안쪽 일 듯해요. 연기는 그냥 종이상자 안에 폭신한 담요를 깔아놓을 건데 그 안에 폭신하게 들어앉아 계시는 연기입니다. 여자주인공을 바라보며 아련한 듯 몽환적인 눈빛 메소드연기를 해주면야 좋겠지만.... 그런 욕심은 없구요 ☞☜
'이 인간들은 뭐지 난 누구 여긴 어디?' 이런 어리둥절한 연기라도 상관없습니다. 아마 이동장에 타고 와서 -> 상자 안에 들어갔다가 -> 다시 이동장을 타고 가는 과정일 거 같아요. 
- 길냥이라는 설정이구요. 코숏이면 좋을 거 같습니다. 시나리오 쓸 땐 회색털 코숏을 생각했는데 고등어태비, 치즈태비, 카오스냥이 모두 좋아요.
- 1~3년령 정도 혹은 그 이상의 성묘면 좋을 거 같습니다. 새끼고양이는 아무래도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거 같아서요.
- 촬영은 평일 해 떠있는 시간(화요일로 예정되어있는데 비가 오면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ㅠㅠ)이구요. 혹 동행하실 집사님이 주말만 시간이 나신다면 조율해보겠습니다. 조명장비 없습니다. 너무 사람들이 많으면 고양이가 무서워 할 거 같아서 이 장면은 최소한의 스텝만으로 진행할 거구요. (배우랑 저 포함 네 명이요.) 골목길 끝과 끝에 상자로 막아놓을 거고 (혹시나 냥이가 패닉이 돼서 도망가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코자) 상자 뒤에 다른 스텝들을 바리케이트처럼 배치시켜서 만에 하나라도 냥이가 도망쳤을 때 몸을 던져서라도 막으라고;;; 이중으로 지킬 생각입니다. 그렇다해도 혹여 고양이가 점프!! 해서 담벼락을 타고 도망가면 사람이 따라잡긴 역부족일 테니 다른 안전한 장치들을 고안할 생각입니다. 
- 초저예산으로 찍는 영화라 개런티는 5만원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돈 때문에 고양이를 출연시키실 분은 없으실 테지만 냥이 데리고 왔다갔다 고생하시는 거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한 금액임을 알기에 기재하면서도 진짜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ㅠㅠ 대신에 9월쯤에 영화의 전당에서 시사회를 할 텐데 그 날 시사회표와 뒷풀이에서 맛있는 거! 보장하겠습니다! 우리집냥이를 큰 스크린에서 보는 추억, 크레딧에 냥이 실명(ㅎㅎ)올라가는 추억 밖에 드릴 게 없네요. 훗날에 제가 황금종려상을 탄다면 수상소감에서도 꼭 언급을..... 근데... 그런 날은.. 오나요.... ㅠㅠ
- 자세한 시놉시스, 촬영일정 등은 쪽지나 메일로 문의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 메일주소 -> cinefin90@hanmail.net )


+ 저도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콘티를 짜면서도 계속 계속 고양이를 등장시키는 것에 대해 고민해왔고 많은 고심 끝에 꾸짖는 리플이 달릴 수 있단 점 고려하면서 이 글을 올립니다.

+ 한국영화에서 고양이를 불길한 상징 같은 걸로 이용하는 것도 싫고, 무슨 소품이나 소도구처럼 고양이나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을 갖다쓰고서 이용 끝나면 갖다버리듯이 유기하는 것도 정말 싫습니다. 때문에 그런 의도가 아니라 할지라도 이런 글 올리는 자체가 죄송스러운 마음이 큽니다. 아무리 제가 최선을 다한다 할지라도 어쨌거나 고양이를 출연시키기로 한 이상 고양이가 낯선 환경과 위험에 노출되는 건 사실인 상황에서 이런 사족을 붙이는 게 위선일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현장에서 어떤 주연배우보다도 고양이배우느님(!)에 대한 케어나 사전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약속드리구요. 스텝 한 명 꼭 붙어서 동행하실 집사님에 대한 케어도 철저히 하여 불편 끼치는 일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락주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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