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승 시인

2019.07.24 17:42

가끔영화 조회 수:1271

뭐든 와 데려가게 마련이지만 동료시인 말대로 기일도 알리지 않고 술심으로 지상에서 탈출 명복을 빕니다 그의 시 가려워진 등짝을 보니 좋은사람

오월, 아름답고 좋은 날이다 작년 이맘때는 실연失戀을 했는데 비 내리는 우체국 계단에서 사랑스런 내 강아지 짜부가 위로해주었지 '괜찮아 울지 마 죽을 정도는 아니잖아' 짜부는 넘어지지 않고 계단을 잘도 뛰어내려갔지 나는 골치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짜부야 짜부야 너무 멀리 가지 말라고 엄마가 그랬을 텐데!" 소리치기도 귀찮아서 하늘이 절로 무너져내렸으면 하고 바랐지 작년 이맘때에는 짜부도 나도 기진맥진한 얼굴로 시골집에 불쑥 찾아가 삶은 옥수수를 먹기도 했지 채마밭에 앉아 병색이 짙은 아빠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괜찮아 걱정하지마 아직은 안 죽어' 배시시 웃다가 검은 옥수수 알갱이를 발등에 흘렸었는데 어느덧 오월, 아름답고 좋은 날이 또다시 와서 지나간 날들이 우습고 간지러워서 백내장에 걸린 늙은 짜부를 들쳐업고 짜부가 짜부가 부드러운 앞발로 살 살 살 등짝이나 긁어주었으면 하고 바랐지 1970년 서울 출생 2003년 <파라para21>로 등단 시집 『여장 남자 시코쿠』 『트랙과 들판의 별』
첨부 [1]
댓글 쓰기
목록
로그인...

P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3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3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17
109228 [KBS1 특선 다큐] 프리 솔로 [4] underground 2019.07.27 1001
109227 이런저런 아이돌 잡담 [4] 메피스토 2019.07.27 872
109226 이런저런 주말 일기...(토요일) 안유미 2019.07.27 526
109225 방수 파운데이션과 자외선 차단제 추천 좀 부탁드려요. [2] 산호초2010 2019.07.27 774
109224 박찬욱 감독에 대한 잡담 [30] 어디로갈까 2019.07.27 3573
109223 영화 빨리 찍기의 대가 남기남 감독님 [2] 보들이 2019.07.27 790
109222 사바하를 보았습니다 [2] 노리 2019.07.27 986
109221 [EBS1 영화] 나의 어머니 [1] underground 2019.07.26 460
109220 누구인지 긴가민가 할 경우 [1] 가끔영화 2019.07.26 374
109219 <기생충> 감상 (스포 당연히 있어요...) [6] Sonny 2019.07.26 1287
109218 일산불매운동에 불을 지피는 일베 [6] soboo 2019.07.26 1230
109217 남기남 별세 [6] 사팍 2019.07.26 1152
109216 오늘의 일본 만화잡지(7)(스압) [2]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07.26 366
109215 어벤져스 엔드게임(강력 스포 경고) [2] 왜냐하면 2019.07.26 877
109214 다크맨 [5] 가끔영화 2019.07.26 494
109213 이번 여성영화제에서 상영했으면 하는 3편 [3] McGuffin 2019.07.25 901
109212 최신 집착. [2] 잔인한오후 2019.07.25 849
109211 오늘의 일본 만화잡지(6)(스압)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07.25 314
109210 영화 추천 - 주전장 [4] 먼산 2019.07.25 799
109209 넷플릭스 - 스파이더버스 올라왔습니다.(한국어 더빙 포함) [5] eltee 2019.07.25 831
XE Login